[강병준 기자]보이스피싱을 당했다던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는 사기범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를 키우고 있다는 말에 이 여성의 자녀들 취업에까지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장현 전 시장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에 의하면,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지난해 12월 중순경,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는 사기범 49살 김 모 씨와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기범 김 모 씨는 권 여사라며 윤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를 기르고 있는 위탁모 김 모 씨가 찾아갈 것이라며 부탁을 들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씨는 윤 전 시장을 직접 찾아가 자신을 위탁모라고 소개한뒤 자신의 자녀들을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로 둔갑시켜 취업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내용은 사기범 김 모 씨의 전화기에 남아있는 윤 전 시장과 김 씨와의 문자 내용을 통해 밝혀졌다.
사기범 김 씨는 휴대 전화기 2대를 돌려쓰면서 권 여사와 위탁모 김 씨 행세를 번갈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시장은 사기범과 만난 뒤 광주시장 선거에서 측근이었던 광주시 산하 기관 본부장에게 전화해 사기범 김 씨 자녀의 취업을 직접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방경찰청도 같은 정황을 확인하고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사기범 김 씨의 자녀 2명은 광주지역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와 산하기관 직원으로 취업했다.
또 사기범 김 씨는 지난 9월까지 광주전남 지역 정계 인사 10여 명에게 문자와 전화를 걸어 5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의 한 자치단체장은 “김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사람입니다.’라는 내용으로 문자를 보낸 뒤 다른 휴대전화 번호로 ‘권양숙 여사님이 전화하실 겁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그 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면서 전화를 걸어 5억 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해당 문자를 받은 자치단체장은 사기범 김 씨가 지역 사정에 매우 밝고 지역 정치인들과 친분을 과시해 속아 넘어갈 뻔했다고 전했다.
광주지방검찰청은 앞서 윤 전 시장이 사기범 김 씨에게 전달했던 4억 5천여만 원의 출처를 두고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5일까지 윤 전 시장의 출석을 통보했으나, 윤 전 시장은 지난 달 16일 네팔로 의료봉사를 떠났고, 봉사 단원들이 11월 21일 입국했지만, 본인은 해외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