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재 기자]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응급의학회·대한병원협회·대한간호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보건의료인 800명은 1일 발생한 익산 응급실 진료 의사 폭행 사건의 엄정한 대처를 촉구하면서 8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규탄대회에서 의료인들은 경찰의 미흡한 초동대처 사과와 사법부의 엄격한 판결, 의료기관 경찰 상주 등 안전지원 조치 강구, 추가적인 의료기관 의료진 폭행 대응 입법 등을 주장했다.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료인단체 대표자들은 ▲보건의료인 폭행에 대한 원칙적인 징역형 처벌 ▲반의사 불벌죄 조항 폐지를 통한 처벌 의무화 ▲미흡한 초동대처 개선을 위한 응급실 폭력 대응 매뉴얼 제정 ▲응급실 무장 경찰관·청원 경찰 배치 ▲의료인이 부당한 폭력에 저항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익산 응급실 의사 폭력사건에 대해 “천인공노할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는 진료 중인 의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감옥에 다녀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는 살해협박까지 했다”면서, “경찰이 가해자를 석방하는 바람에 응급실로 돌아와 2차 범죄, 보복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면서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처를 지적했다.
최 회장은 “2016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지만 실제 폭행 사건에서는 벌금 100만 원, 300만 원이 빈번하다. 강력히 처벌한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한 만큼 응급실을 포함한 의료기관 폭력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초동대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보건의료인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삭제해 징역형을 원칙으로 하고, 반의사 불벌죄 조항도 삭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지만 보건복지부의 이런 태도는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한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국민도 이번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아 5만 명이 넘는 국민이 청와대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의료인에 대한 폭력이 근절되는 날까지 의료계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봉사와 헌신이 필요한 보건 의료인의 특성상 부당한 폭력도 참아왔다”면서 “오늘 규탄대회를 계기로 부당한 폭력에 침묵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사에 이어 ‘전북 익산 응급실 진료의사 폭행 동영상’이 상영 후 안치현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상영된 영상이 우리들의 얼굴이자 후배들의 얼굴이라는 생각에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었다”면서 결의문을 낭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의료기관내 폭력근절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의협은 익산 응급실 진료 의사 폭행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들어보자며 국민청원(‘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 20만 명 청원인 돌파를 위해 팔을 걷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