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재 기자]결혼으로 체류자격을 얻은 외국인에게 사망한 한국인 남편과 별거했었다는 이유로 체류 연장을 불허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몽골인 A 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낸 체류기간 연장 등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01년 한국인 남편과의 혼인 신고를 통해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얻었다. 2006년 남편이 A 씨에게 별거를 요구하면서 집을 나갔지만, A 씨는 지난해 4월 남편이 사망하기 전까지는 한 달에 두 번 가량 정기적으로 남편을 방문해 돌보는가 하면 가끔씩 생활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A 씨의 체류 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남편이 사망하기 전 장기간 별거를 했고, 사망 사실도 뒤늦게서야 알게 되는 등 ‘혼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재판에서는 이같은 진정성 문제와 함께 두 사람의 별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현행법상 결혼 이민으로 체류자격을 얻은 외국인은 만일 혼인 관계가 끊어질 경우 그 이유가 ‘외국인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에 해당해야만 체류 자격 연장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부부간에 혼인 관계가 유지되는 모습은 다양할 수 있다”면서, A 씨가 별거 기간 중에도 주기적으로 남편을 방문하고 경제적 지원을 준 점을 들어 “남편의 사망 당시까지 진정한 혼인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남편에게 술을 마시면 상대방을 때리는 주벽이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별거 이후 두 사람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더라도 그 주된 귀책사유는 남편에게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체류 연장 불허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