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준 기자]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윤호근)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을 맞아 오페라 역사 속 잊지 못할 최고의 장면을 재현하고 한국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명장면을 엄선해 오는 19일과 20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갈라’를 선보인다.
2018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으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우리가 만든 오페라, 임준희 작곡의 ‘천생연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리골레토’, 1948년 이 땅에 오페라의 불씨를 지핀 대한민국 최초의 오페라 ‘춘희’의 의미를 되새기는 ‘라 트라비아타’, 그리고 1974년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국내 초연된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으로 꾸며진다.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는 일반적인 콘서트형식의 오페라 갈라와는 달리 4편의 미니 오페라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꾸며진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정치용이 지휘하고 섬세한 감성과 독창적 해석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한국의 차세대 오페라연출가 정선영이 연출하는 이번 ‘오페라 갈라’는 ‘천생연분’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라는 개성 있는 4편의 오페라에서 각각의 작품의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엄선, 4개의 단편 오페라를 보는 듯한 무대로 새롭게 연출될 예정이다.
# 하늘이 맺어준 인연∙우리가 만든 오페라, 임준희 작곡 ‘천생연분’
1부 첫 작품으로 선보일 임준희 작곡의 ‘천생연분’은 한국음악 특유의 선율적 굴곡과 낭만적인 서양아리아의 완벽한 조화,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은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한국적 오페라이다.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몰락한 양반 김판서댁 규수 서향과 신분상승의 꿈을 품은 졸부 맹진사댁 자제 몽완이 각자의 몸종 이쁜이와 서동과 각각 신분을 바꿔 서로 속이고 만났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부모의 반대로 갈등을 겪다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내용의 유쾌한 로맨틱 코메디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네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부모의 반대로 파혼의 위기에 직면하자 먼 곳으로 도망치려다 발각되기까지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서향 역은 소프라노 윤상아, 이쁜이 역은 소프라노 박지홍, 몽완 역은 테너 김승직, 서동 역은 바리톤 안대현, 맹진사 역은 베이스 전태현, 김판서 역은 바리톤 이혁이 맡는다.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리골레토’
이어지는 작품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중의 하나인 ‘리골레토’. 호색한 만토바 공작의 하수인으로 그의 악행에 동조하면서 살아가는 광대 리골레토가 만토바 공작에게 하나뿐인 딸 질다가 그에게 농락당한 사실을 알고 복수하려다 결국은 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베르디의 걸작이다.
사회고발의 메시지를 짜임새 있게 담은 스토리와 드라마틱한 극적 전개에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귀에 익숙한 멜로디의 아리아들을 포함하고 있어 국내 오페라 무대에 가장 자주 오르는 오페라 중의 하나이다. 이번 ‘오페라 갈라’에서는 2017년 국립오페라단이 새롭게 제작해 화제를 모았던 알레산드로 탈레비 연출의 ‘리골레토’의 2막 전체를 만날 수 있다.
현대적 감각의 미장센이 돋보이는 철골구조의 무대 위 폭력과 범죄가 난무하는 부패한 사회를 상징하는 나이트클럽이 들어선 가운데 나이트클럽의 오너 만토바 공작 역은 테너 정호윤, 클럽에서 쇼를 하는 코미디언 리골레토 역은 바리톤 김동원, 아버지의 과잉보호에 의해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살아가는 순수의 상징 질다 역은 소프라노 김순영이 맡고 몬테로네 백작 역은 베이스바리톤 이두영, 보르사 역은 테너 민현기, 마룰로 역은 바리톤 서동희가 맡는다.
# 오페라의 영원한 신화,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한국 오페라 70주년 기념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 2부의 첫 작품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로 불리는 성악가 이인선에 의해 창단된 국제오페라단이 ‘춘희’라는 제목으로 1948년 명동 시공관 무대에 올린 한국 최초의 오페라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대한민국 오페라의 효시 ‘라 트라비아타’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이번 ‘오페라 갈라’ 무대에서 연출 정선영의 새로운 해석으로 마지막 3막 전체를 선보인다.
화려한 사교계의 여왕 비올레타역은 소프라노 이명주,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귀족집안의 자제 알프레도 역은 테너 정호윤,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은 바리톤 김동원, 그랑빌 역은 베이스바리톤 이두영, 안니나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맡는다.
# 1974년 번안오페라 ‘방랑하는 화란인’, 2015년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으로 돌아오다!
이번 무대의 화려한 피날레는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장식한다. 이 작품은 1974년 번안오페라 ‘방랑하는 화란인’으로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무대에서 초연했던 한국 최초의 바그너 오페라이다.
작품의 규모가 크고 음악적 난이도가 높은데다 바그너 전문 성악가가 전무했던 1974년 당시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바그너 작품을 공연하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었다.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바그너 싱어로 인정받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성악가들과 함께 2013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 기념 ‘파르지팔’ 국내 초연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국립오페라단은 2015년 국내 프로덕션으로는 처음으로 독일어 원어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공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오페라 갈라’ 무대에서는 작품의 배경을 50여 년 전 남부 해양을 항해하는 산업화된 사회의 고래잡이배로 설정해 기발한 연출을 선보였던 2015년 스티븐 로리스 연출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바탕으로 1막 홀랜더 등장 장면과 3막 2장 젠타가 홀랜더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바다로 뛰어드는 마지막 장면을 재현한다.
17세기와 현대사회를 방황하다 홀연 고래잡이배에 나타난 유령 같은 인물 홀랜더 역은 바리톤 양준모, 그리고 그와 사랑에 빠지는 선장의 딸 젠타 역은 소프라노 정주희, 젠타의 연인 에릭 역은 테너 김석철, 고래잡이배의 선장 달란트 역은 베이스 전태현, 마리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