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4-30 01:06:23
기사수정
캐나다의 천재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Robert Lepage)의 대표작 ‘달의 저편(The Far Side of the Moon)’이 15년만에 한국관객을 다시 찾아온다.
 

▲ 사진제공/LG아트센터

 

[강병준 기자]캐나다의 천재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Robert Lepage)의 대표작 ‘달의 저편(The Far Side of the Moon)’이 15년만에 한국관객을 다시 찾아온다. 

 

‘달의 저편’은 지난 2000년 퀘벡에서 초연된 이래 지난 19년간 50여개 도시에서 공연하면서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 준 르빠주의 대표작이다. 

 

로베르 르빠주는 창의적인 스토리 텔링과 독창적인 무대 연출로 연극계의 혁신을 일으킨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로, 이미지와 영상, 첨단 무대 장치를 적극 활용한 그의 작품들은 현대 연극의 경계를 확장시켰다고 평가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르빠주는 2002년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Légion d’honneur)을 수훈하고, 2007년공연예술계최대영예인‘유럽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로베르 르빠주의 작품은 지금까지 세 차례 국내에서 공연됐다. 2003년 ‘달의 저편’을 시작으로, 2007년 ‘안데르센 프로젝트(The Andersen Project)’, 2015년 ‘바늘과 아편(Needles and Opium)’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바 있다. 

 

#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마법 같은 연출력이 빛나는 작품

 

▲ 사진제공/LG아트센터

 

이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다. 필립은 우주개발의 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내성적인 연구생으로, 그의 동생 앙드레는 잘 나가는 TV 기상 캐스터다. 필립은 동생을 세속적이라고 생각하고, 앙드레는 형이 자존심만 강하다고 생각하는 두 형제는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나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언쟁을 벌인다.

 

필립은 러시아의 우주비행사 알레세이 레오노프를 동경하면서, 그를 만나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SETI에서 외계로 보낼 홈 비디오를 공모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외계인에게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삶을 반추한다. 앙드레는 어머니의 집에서 책장을 옮기다가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서 방송국에 가지 못한다. 얼마 후, 필립은 국제회의의 강연자로 초청 받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한다. 앙드레는 우편물을 정리하기 위해 형의 아파트를 찾았다가 어머니가 남긴 금붕어가 죽어 있는 걸 발견한다.

 

‘달의 저편’은 우주개발 경쟁 시기에 유년기를 보냈던 로베르 르빠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필립’과 ‘앙드레’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르빠주는 성격과 가치관이 서로 다른 두형제의 대립을 ‘달 탐사’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의 역사와 중첩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135분에 이르는 러닝타임 동안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는 이브 자끄(Yves Jaches), 단 한 명뿐이다. 캐나다의 명배우 이브 자끄는 주인공 필립과 앙드레를 비롯해 엄마와 의사 등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면서 극을 이끌어나간다.

 

▲ 사진제공/LG아트센터

 

#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달의 반대편, 그 이면에 대한 이야기

 

‘달의 저편’은 다층적인 이야기를 하나의 깊이 있는 메시지로 승화시키는 르빠주의 뛰어난 스토리 텔링과 단순한 무대와 일상적인 소품들을 전혀 색다른 공간과 사물로 탈바꿈시키는 마법 같은 연출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다.

 

빨래가 돌아가던 둥근 세탁기 창문은 어느 순간 ‘달’의 모습으로, 금붕어를 담은 어항으로, 우주선의 입구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평범한 다리미판은 자전거와 벤치 프레스로, 슬라이딩 패널은 강의실 칠판과 문, 엘리베이터로 활용된다. 360도 회전하는 무대 세트에는 거대한 거울이 부착돼 있다.

 

우주선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동시에 객석의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에릭 르블랑(Éric Leblanc)이 조종하는 인형은 무대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미국의 아방가르드 뮤지션 로리 앤더슨(Laurie Anderson)이 만든 음악은 작품에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지구 위에서 서로 갈등과 충돌을 거듭하면서도 우주 너머의 공간과 미지의 존재를 탐색하고자 하는 인간들. 우주개발이 인간의 호기심이 아니라 나르시시즘에서 시작됐다는 화두를 던지면서 시작하는 ‘달의 저편’은 마치 거울처럼 지구를 비춰주는 달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깨우치도록 해준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4038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