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기자]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원에 항소 포기 의사를 밝혔다.
법원에 의하면, 박 전 대통령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에 항소 포기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항소 포기서를 직접 자필로 작성해 서울구치소 측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항소 포기서에 ‘피고인은 항소를 포기합니다. 또한 피고인의 동생 박근령이 제출한 항소장은 본인의 의사에 반한 것임을 명백히 밝힙니다’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항소 기한인 지난 13일까지 법원에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그는 앞서 국선 변호인단에게도 항소 포기 의사를 명확히 밝혀 변호인단이 따로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1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당시 형식상으로는 검찰과 피고인 측이 모두 항소한 모양새가 됐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배우자나 직계친족, 형제자매 또는 1심의 대리인이나 변호인은 피고인을 위해 상소(항소·상고)할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항소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형소법에 상소는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박근령 전 이사장의 항소 효력은 사라졌다.
박 전 대통령은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징역 24년의 중형이 선고된 1심 판결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기보다는 1심에 이어 2심 재판도 거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이는 법원의 재판이 공정한 사법절차라기보다는 정치보복으로 여겨지는 만큼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1심의 일부 무죄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항소했기 때문에 2심 재판은 검찰이 항소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항소 이유를 중심으로 항소심 심리가 진행될 경우 재판이 박 전 대통령에게는 재판이 불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재판부가 직권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는 다른 혐의 부분에 대해서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