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기자]성폭행을 당했다면서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무죄를 주장하는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안 지사 측 변률대리인 이장주 변호사는 “수일 내로 검찰에 피해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통화 기록 등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전 지사가 제출할 사진은 안 지사와 피해자들이 함께 찍은 다정한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제출될 사진은) 단둘이 있는 사진은 아니고 여러 명이 함께 찍은 사진”이라면서, “사진과 통화기록 등은 성관계가 강압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지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가 현재 유력하게 적용을 검토하는 법은 형법 303조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다.
형법 303조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규정으로, 즉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서 간음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10조는 업무나 고용 관계로 인해 자신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추행한 자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두 법의 차이는 ‘간음’과 ‘추행’으로 다를 뿐 구성 요건은 같다. 그렇다면 이 들 법률의 차이점은 어떻게 다를까 살펴보자.
‘위계(僞計)’'란 속임수로, 즉 속이는 행위를 통해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안 전 지사가 피해 여성들을 속이는 행위가 없었다면 위계로 인한 간음은 적용될 여지가 많지 않다.
법조계 인사들은 안 전 지사에게 해당될 수 있는 것은 ‘위계’보다 오히려 ‘위력(威力)’에 의한 간음으로 보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여기서 위력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형 혹은 무형의 힘을 포괄한다. 따라서 폭력, 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제압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인사권을 가진 충남 도지사로서 위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판례는 형법상 ‘위력’에 대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게 할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 전 지사 측은 “성관계 시에 위력은 없었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이번 사건이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안 전 지사 측은 두 번째 피해자가 소속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에 대해서도 업무상 지시 등을 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안 전 지사와 더연 사이에는 ‘상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안 전 지사가 충남 지사라는 막강한 위치에 있었던 만큼 형법 303조를 적용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는 견해가 많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지난 19일 안 전 지사를 상대로 20시간 넘게 조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대해 법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