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선 기자]애플이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극적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배터리 교체를 시작한 것과는 달리 한국 고객에 대해선 이렇다 할 조처를 하지 않고 있고 교체도 할인 가격으로 이뤄져 분노하고 있다. 이 같은 애플의 대응은 2년 전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문제로 생산 중단과 전량 회수 등의 조처를 한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애플이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극적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2일 CNN 등 현지 매체와 업계 등에 의하면, 애플은 애초 예고보다 이른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배터리 할인 교체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애플은 2017년 12월 20일 “배터리 부족에 따른 갑작스러운 전원 꺼짐을 막기 위해 아이폰 속도를 제한했다”면서, “‘아이폰6’ 이후 출시 제품의 배터리를 1월 1일부터 할인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 1000조 원대의 집단소송이 제기되자 계획보다 빠르게 배터리 교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7’, ‘아이폰7 플러스’, ‘아이폰SE’ 사용자에게 기존 10만 원에서 6만 4000원 싼 3만 4000원에 배터리를 교체해주겠다고 공지했을 뿐 그 시기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의 배터리 할인 교체 조처가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6년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출시한 뒤 배터리 발화 사건이 발생하자 공식 사과와 함께 전량 리콜을 결정하고, 해당 제품의 생산 중단과 함께 전량 폐기하는 조처를 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회수한 제품은 300만 대가 넘는다. 당시 제품 배터리만 교체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소비자 안전을 우려해 제품 전량 회수와 폐기를 결정한 것이다.
소비자들에겐 전액 환급 또는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7’으로 교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신제품으로 교체하면 기존 할부금을 50% 면제하는 혜택도 제공했다.
또한, 배터리 결함 원인도 제3의 기관에 의뢰해 분석 결과를 소비자들에게 공개, ‘역시 삼성’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조처에 든 비용만도 7조 원 안팎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손해에도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삼성의 태도 덕분에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 문제는 조기에 해결됐다. 차기작인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반면 애플은 그동안 소비자의 제품 불만에 대한 대응이 ‘갑질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2010년 ‘아이폰4’에서 손으로 쥐는 방식에 따라 안테나 수신 감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데스 그립’ 현상이 발생했지만, 애플은 직원들이 소비자들에게 ‘아무 문제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도록 해 비난을 사기도 했고, 또한, 과도한 A/S 비용 등으로 고객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사태를 막기에만 급급할 경우 차기 출시작 판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처럼 애플도 소비자들을 위한 가장 적절한 조치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