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예진흥원 한국문학세상 최라윤 편집국장
“대체 인간은 뭘까? 일생 동안 하느님만을 믿고 섬기고 구원을 받아야만 천국으로 인도되는 거라면 인간으로써 누려야 할 본질적 자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연극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중 대철 대사-
무언가에 이끌려 큰 성공을 하거나 큰 시련과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종종 신을 거론한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하나의 의문, 관연 신은 진짜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의 운명은 신에 의해 이미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우리는 그 답을 명확히 얻을 수 없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형제는 기도 중 성당의 천장이 무너져 돌아가신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엇갈린 견해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신을 믿는 형과 신을 부정하기 시작한 동생. 동생은 결국 집을 떠나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25년 뒤 형을 찾아온다. 지난 25년 동안 동생 대철의 삶은 불명확하고 확신할 수 없지만 그는 돌아온 고향에서 성모 마리아와 같은 테레사를 만나 또 다른 행복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결국 25년 전 신을 부정한 바로 그날의 원죄로 자신에 의해 불행해진 두 사람의 처절한 운명과 그에 얽힌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며 다시 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영원히 그 원죄를 품고 살아야 함을 인정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다만 그들을 존경하고 존중한다. 우리의 세계에는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그만큼 많은 신이 존재하며 많은 삶에 대한, 세상에 대한 그리고 신에 대한 믿음이 존재한다. 때로는 다른 종교를 비판하고 자신의 것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조금 크게 보면 많은 신들이 추구하는 인간의 삶의 모습은 비슷하다. 조금씩의 차이와 언어의 표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남을 해하지 말고 성실해야 하며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종교적인 교리뿐 아니라 현재와 과거의 교육의 내용도 사실 다 마찬가지다. 결국 세상이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은 어느 틀 안에서의 평온함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틀과 규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25년 전 신을 부정하며 당시 성당에서 자신이 짝사랑 했던 너무나 순수했던 한 여인을 강간한 대철은 25년 후 자신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보고도 형 대철은 침묵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 것일까? 이들이 신을 논하고 선과 악을 규정하며 갈등할 때 또 다른 그녀 ‘테레사’는 무슨 원죄로 다시 사랑을 잃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신을 부정했던 대철이 테레사를 통해 신이 다시 한번 자신을 인도함을 느꼈다면 그 당사자인 테레사는 대철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해야 했던 것일까? 신의 존재와 선과 악의 유무는 그저 실제 우리 삶 속의 착각은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연극계의 거장 작가인 김태수 작가의 1999년도의 작품으로 2017년 창단된 극단 ‘이구이구’ 만의 색이 가미되어 2017년도 버전으로 새롭게 올려진 공연이다. 2017년 12월 1일부터 대학로 후암 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 중이며 12월 31일 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인간에 대해, 세상과 신 그리고 선과 악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내용으로 끊이지 않고 멈추지 않을 인간의 의문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