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yungbok Park, 국립현대무용단
[오윤정 기자]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은 2017년 마지막 시즌 프로그램으로 ‘투오넬라의 백조 Swan of Tuonela’를 오는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현대무용단 2017년 시즌 프로그램은 안성수 예술감독이 연출.안무하는 ‘레퍼토리’ 네 작품과 국내외 외부 안무가들을 초청해 국립현대무용단이 제작하는 ‘픽업스테이지’ 네 작품으로 구분된다.
레퍼토리 작품으로 3월 ‘혼합’, 7월 예술감독 신작 ‘제전악-장미의 잔상’, 올해 12월 ‘댄서 하우스’에 이어 ‘투오넬라의 백조’를 끝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한다. 픽업스테이지 작품으로는 6월 ‘쓰리 볼레로’, 8월 ‘권령은과 정세영’, 10월 ‘맨투맨’, 11월 ‘슈팅스타’를 선보였다.
‘투오넬라의 백조’는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탄생 150주년을 맞아 핀란드의 공연그룹 WHS.베르카테다스(Verkatehdas) 극장과 한국의 안성수 픽업그룹.예술의전당이 4자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시벨리우스의 고향인 핀란드 남부 도시 하멘린나의 베르카테다스 극장에서, 국내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015년 초연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자유소극장으로 옮겨 보다 밀도 있고 촘촘하게 무대를 구성한다. 특유의 서정성을 담고 있는 시벨리우스의 원곡 ‘투오넬라의 백조’를 동시대성을 가진 음악, 서커스와 현대무용 등의 움직임으로 재해석한다.
‘투오넬라의 백조’는 핀란드 민속 신화 ‘칼레발라’ 중에서 레민카이넨 이야기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 핀란드의 전설에서 투오넬라는 황천, 저승, 죽음의 세계를 의미한다.
전설 속 주인공 레민카이넨은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얻기 위해 사슴, 말, 백조를 잡아야 한다. 사슴과 말을 얻고 마지막으로 백조를 얻기 위해 지하세계 투오넬라로 들어가지만, 백조를 잡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는다.
사진제공/©Kyungbok Park, 국립현대무용단
이번 공연에서는 레민카이넨 이야기를 순서대로 전개하지 않고 주요한 장면의 이미지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그렇게 탄생한 ‘투오넬라의 백조’는 음울한 원작 스토리와 달리 동화와 같은 신비한 매력을 보여준다. 백조는 무대 위에서 여러 형태의 오브제들과 함께 표현되면서 무용수들의 독창적인 움직임과 결합함으로써 새 생명력을 얻게 된다.
‘투오넬라의 백조’ 무대에는 배 위의 돛대를 잡고 뱃사공 투오니 티티가 폴 댄스(pole dance)를 춘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배에 대해 연출가 빌레 왈로는 “투오넬라에 도착하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그리는 중요한 소품이다. 지중해를 떠도는 난민 보트에서 착안해 이미지를 만들었다”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바다를 건너는 험난한 과정이 우리 인생과 닮아있다”고 말한다.
시벨리우스는 ‘칼레발라’ 신화를 바탕으로 쓴 교향시집 ‘네 개의 전설’을 작곡하게 된다. ‘레민카이넨과 소녀’ ‘투오넬라의 백조’ ‘투오넬라의 레민카이넨’ ‘레민카이넨의 귀향’으로 구성된다. 그 중 제2곡 ‘투오넬라의 백조’가 이번 공연에서 현대적 편곡을 거치면서 역동적인 리듬의 동시대 음악으로 바뀐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 명의 연주자가 무대 위에 자리해 무용수와 배우들의 움직임과 함께 새로운 시벨리우스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프리페어드 피아노(Prepared Piano : 현에 볼트처럼 딱딱한 것이나 고무지우개 등 이물질을 부착시켜 음질, 가락을 바꾼 피아노), 첼로, 드럼 등이 동원된다.
이번 작품도 세계적인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클래식 명곡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로운 무대와 현대 음악을 재탄생시킨다. 무대 위에선 독창적인 오브제를 활용한 움직임과 영상이 더해져 더 큰 개념에서의 독창적인 음악극을 선보인다.
안무가 안성수는 “이 작품에는 핀란드 특유의 서정성과 순수함이 있다. WHS와 작품을 하다보면 다시 순수로 돌아가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순수성을 가졌다. WHS와의 작업 과정도 순수하게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에는 “초연 당시보다 극장 크기가 작아져서 관객들이 음악과 춤을 더 현장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부채 장면을 포함한 디테일한 요소에 더 신경을 써 안무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