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별 씨어터에서 김태수 레퍼토리와 극단 심우의 김태수 작, 이영일 연출의 <기린의 뿔>을 관람했다.
김태수는 대전출생으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 대학원 PR광고학과 출신의 극작가로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다. 대전일보 신춘문예에서 희곡 '파멸'이 당선되면서 극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베아트리체는 순수의 시대로 떠났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칼맨> <홍어> 그 외의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했다. 최근 공연된 작품으로는 2012 연극 <인물실록 봉달수>, 뮤지컬 <울지마 톤즈> 2013 연극 <미스터 옹을 찾아라>, <바리야 청산 가자>,<일지춘심을 두견이 알>, <트라우마 in 인조>, <나의 숲은 푸르렀다> 2013-14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 등 다수다.
이영일은 세종대학교 무용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경기대학교 대학원 공연예술학과 박사출신의 안무가 겸 연출가다.
2001 서울미래춤학회 연기상, 2003 한국무용협회 젊은 안무가전 우수안무자상, 2007 공연과 리뷰 PAF 올해의 연기상, 2009 공연과 리뷰 PAF 안무상, 한국 현대무용 진흥회 올해 최고 무용가상, 2011 한국 평론가협회 특별예술가상, 2013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전 우수안무자상, 2016 한국 평론가협회 특별연출가상 등을 수상했다.
연극은 작가가 김만중(金萬重)의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를 읽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사씨남정기는 중국 명나라 때 양반 사대부인 유 한림의 가정에서 벌어진 처첩 간의 갈등을 그려 축첩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비판한 가정 소설로, 가정 소설이라는 하나의 유형을 제시한 작품이다.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당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 내고 있으며, 후처의 모략으로 고생하던 본처가 고생 끝에 남편의 사랑을 되찾는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준다. 이 작품에서 사씨 부인은 인현 왕후를, 유 한림은 숙종을, 요첩(妖妾) 교씨는 희빈 장씨를 암시한다. 즉, 이 작품은 인현 왕후를 폐출하고 장 희빈을 중전으로 책봉한 숙종의 잘못을 일깨워 주기 위해 쓴 것이다. 또한 사씨가 고행 끝에 행복을 찾게 되는 권선징악적 결말을 보여 줌으로써, 일부다처의 축첩 제도의 불합리성을 비판하고 있다.
김만중(金萬重, 1637년 ~ 1692년)은 조선 문신이자, 소설가이다. 아버지 김익겸이 정축호란 당시 강화도에서 순절한 탓에,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태어났다. 어머니 해평 윤씨에게서 엄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났고, 어머니 윤씨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녀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어머니의 정성과 김만중 본인의 노력으로 1665년에 과거에 급제, 본격적으로 벼슬길에 오르게 된다.
그의 형 김만기는 숙종의 장인으로, 현종 말엽부터 숙종 초엽까지 막강한 권세를 행사했던 인물이었고, 당파적으로 김만기와 김만중은 모두 서인에 속했고, 만기-만중 형제 모두 송시열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1686년에는 장희빈 일가에 대해서 비난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숙종의 분노를 사서 처음으로 선천으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은 선천 유배 시절에 쓴 것이다.
이듬해 귀양에서 풀려났지만 기사환국이 일어나, 서인 세력이 대거 축출되면서 김만중도 다시 탄핵을 받아 남해로 유배된다. 어머니 윤 씨는 아들을 걱정하다가 사망했으며, 김만중은 어머니의 장례에 참석하지 못한 채 유배지인 남해에서 1692년에 끝내 사망했다. 알려지기로는 남해에서 숙종을 참회시키기 위해 사씨남정기를 집필했고, 실제로 숙종은 사씨남정기를 보다가 주인공의 처사에 분노해 책을 집어던졌다고 한다.
이 연극의 제목인 <기린의 뿔>은 최고의 권력을 상징하고, 그 권력에 예속된 희빈 장옥정과 인현왕후 그리고 김만중의 갈등이 극적 구조다.
장희빈(張禧嬪))은 조선의 제19대 왕 숙종의 빈(嬪)으로, 제20대 왕 경종(景宗)의 어머니이다. 본명은 장옥정(張玉貞), 조선 왕조 역사상 유일하게 궁녀 출신으로 왕비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여인이다. 그러나 인현왕후 민 씨의 배경 세력이었던 노론에게 강력한 적으로 규정되고, 1701년 숙빈 최 씨의 발고로 인현왕후의 죽음을 기원하는 저주 굿을 한 혐의를 받고 숙종에게 자진을 명받고, 목을 매어 자결하였다. 이 시기에 집필되어 민간으로 보급된 인현왕후전, 수문 록 등의 언문 소설과 야사 집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역사 서적과 드라마 등에 중요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무대는 촘촘한 섬유처럼 보이는 수천 개의 천을 3면벽에 커튼처럼 늘어뜨린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궁정과 궁정의 1실이 되고, 유배지로도 설정이 된다. 숙종과 장옥정의 밀착과 인현왕후의 질투와 분노, 그리고 왕비폐위에 따른 대신들의 상소로 이어지고, 그중 강렬한 상소로 인해 김만중의 유배가 시작이 된다. 늘어진 촘촘한 커튼을 젖히면 등퇴장 로가 되고, 타악기를 든 광대가 등장해 어두운 극 내용에 웃음을 곁들이는가 하면, 장옥정의 오라비, 김만중의 아우 그리고 대궐의 신하들이 등장해 극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유배지에서의 김만중의 집필경위가 소개가 되고, 대단원에서 장옥정이 희빈으로 강등되고 인현왕후가 복위되지만 김만중은 유배지에서 독성물질 음용으로 목숨을 잃는다, 마지막 장면은 도입에서처럼 작가가 사씨남정기의 책을 덮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정의갑이 김만중, 조춘호가 숙종, 강경헌과 한다연이 장옥정으로 더블캐스팅되어 출연하고, 김기령, 정용술, 김 건, 이석엽, 오승준 등이 출연해 각자 성격설정과 호연은 물론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윤병기, 안무감독 김남용, 의상디자인 이효수, 분장디자인 김종한, 사진작가 옥상훈, 무대미술 조일경, 조명감독 김건영, 연희감독 양보나, 조연출 강준혁, 음악감독 EIEN 임유빈 도유진 임건희, 기획 이준석, 주관 후플러스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김태수 레퍼토리와 극단 심우의 김태수 작, 이영일 연출의 <기린의 뿔>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