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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5-14 13: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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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금’의 소중함을 깨닫는 건 언제나 ‘뒤늦은 일’이 되고 만다. 좀 더 잘할 걸, 그 때 한번 도전해볼걸, 하지 말걸.......후회하지 말고 당장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우선은 작은 수첩을 준비해서 꼼꼼히 적어보자, 간절한 순서대로.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연출:김현우)>는 사고뭉치에 늘 어긋나있는 삐딱한 소년 강구와 정해진 운명 앞에 스스로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소년 해기의 이야기이다. 작년11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 초연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잔잔히 사랑받았으며 한 달반이라는 다소 짧은 기간임에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찌감치 재연이 확정되었다.

소년원에서 막 출소한 양아치 록커 강구, 버릇처럼 자살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한통의 전화가 온다.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통보! 병원으로 간 강구는 그곳에서 진짜 시한부 환자인 해기를 만난다. 해기는 강구에게 고액의 알바를 제안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버킷리스트 실행에 동행해 달라는 것이다. 이름 하여 플라시보 프로젝트!

해기의 버킷리스트 실행기에 동참한 강구는 툴툴 거리면서도 어느새 리스트의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예상되는 이야기의 끝이 다가올수록 그렇게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 경험이 그 아이에게 있었을까 싶어 짠하다. 더 슬픈 것은 이제 진짜 친구가 되어버린 해기와의 이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내가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사람’이었던 강구에게 해기가 말한다. ‘내가 아는 넌 아무 이유 없이 그럴 리가 없다’고. 정해진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매일 즐거운 일이 늘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주는 강구를 보며 이제 이별을 예감하는 해기의 마음은 감히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사랑스러워 어느새 먹먹하다. 슬프게 하려고 억지 눈물이 나게 하거나 교훈을 강요하지 않고 다만 두 소년의 버킷리스트 실행기에 동행할 뿐인데도 자꾸만 마음이 아프다.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운명, 세월의 길이와는 상관없이 정해진 삶의 끝은 죽음이기에.

하나씩 리스트가 지워질 때마다 연습실에 모이는 기념품은 두 사람의 역사가 된다. 원치 않았던 이별이기에 아프고 슬프지만 이제 해기를 보낸다고 고백하며 그가 남긴 노래를 부르는 강구는 어느새 훌쩍 자라있다. 함께 보낸 시간만이 가슴에 남았지만 소중한 친구를 만나 그저 살아가는 삶이 아닌 한걸음 나아가는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과거의 실수들을 모두 노트에 적어보기/ 그 모든 실수들을 모두 다 용서하기
해기가 남긴 노래에 있는 가사다.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혼자 남겨져 버린 강구도, 강구와 해기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버린 이들도.

거칠어 보이지만 사실은 여리고 따뜻한 양아치 소년 강구 역에는 배우 박유덕, 이지호, 주민진, 강구의 진짜 친구가 되는 시한부 환자 해기 역에는 배우 배두훈, 김성철, 김지휘가 함께한다. 초연에서 활약했던 강구 이규형이 합류한다. 5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꼭두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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