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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5-08 19: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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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와 전북도에서 어린이집에 주는 누리과정(3~5세) 지원금이 처음으로 중단됐다. 보육대란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한 것은 6개월 전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해 10월 “내년도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 전액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공개 선언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동안 서로 “네가 책임져라”며 책임공방만 되풀이했다. 여야는 지난해 말 누리과정 부족 예산 1조7000억 원 중에서 5064억 원을 예비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돈은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하도록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법은 여야 힘겨루기 탓에 넉 달이 넘도록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혼란의 장본인인 정치권이 공약만 남발해놓고 뒷감당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아이들이 돈이 없어 보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치권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나서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 재정 고갈로 번진 복지정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부산시교육청, 제주도교육청은 내달, 경남도교육청은 이달까지만 예산이 반영됐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시에 긴급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겼으며 인천시교육청도 인천시에 긴급지원을 요청해야할 처지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과 세종은 6월, 충남은 7월까지 예산이 반영돼 타 시·도에 비해 비교적 안전지대로 평가된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추경을 통해 누리과정 관련예산 부족분 전액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타 시·도 교육청들도 추경을 통해 교육부의 목적예비비와 지방채를 발행, 예산을 편성한다는 방침이지만 국회의 여야 대치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자금줄이 막혔다. 지방채 발행은 지방재정법을 개정해야 가능하며 교육부 또한 관련법이 통과돼야 목적예비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만 3~5세 유아들의 학비와 보육료를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누리과정은 부담 능력과 재원 조달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급하게 전면 실시하는 바람에 심각한 재원 부족 사태를 맞고 있다. 올해 필요 예산은 3조9000억 원이지만 1조8000억 원이나 모자란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방채를 발행해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키로 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야의 의견 차이로 아직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여야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진영 논리에 따라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지원에 대한 입장이 갈라지는 것도 문제다. 진보 성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누리과정 지원을 위해 지방채도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상보육은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보수 성향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최근 무상급식 예산을 중단해 경남교육청의 반발을 샀었다. 보육료 지원을 중단하면 그 피해는 저소득층에 집중된다. 돈을 못 내는 가난한 집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면 교육청이 일단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누리과정 예산을 끊어선 안 된다.

지방채로 누리과정을 지원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빚을 내서 돌려 막는 식으로는 불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무상보육이든, 무상급식이든 큰 틀에서 지속 가능한 대안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혜택만 선전할 게 아니라 누군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을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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