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은 낯선 이국의 향기와 신선한 오리엔탈리즘을 전할 모차르트의 낭만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를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터키 태수의 여인들이 기거하는 ‘후궁’을 배경으로 한 ‘후궁으로부터의 도주’는 모차르트가 18세기 후반 오스만 제국의 세력이 확장되면서 유럽에서 유행한 오리엔트의 영향을 받았다.
오리엔탈리즘은 신선하면서도 낯설지만 김요나 연출은 앞서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터키라는 장소는 관객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한 부분일 뿐, 자비와 증오, 용기와 절망, 믿음과 불신으로 가득한 상호적 교류가 주요인”이라면서, 이 작품이 200년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은 주요인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 연출은 이어 “이번 오페라에서는 무엇보다 시공간을 초월해 인간이 가지는 감정의 굴곡, 캐릭터 사이의 갈등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가장 모차르트다운 오페라’로 불린 이 작품에는 실제 모차르트의 부인이었고 그가 일생 가장 사랑했던 여인 콘스탄체와 같은 이름의 여주인공이 등장하고, 남자주인공 벨몬테는 모차르트와 비슷한 성격의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에서 소프라노는 고문에 가까운 콜로라투라적 고음을 요구하는 ‘고문의 아리아’ 등 고난도 테크닉을 요구하는 화려한 색체의 음악을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그녀는 스페인 귀족인 콘스탄체가 해적에게 납치돼 터키의 태수 젤림에게 팔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젤림은 콘스탄체에게 반해 그녀를 후궁에 가두고 사랑을 고백하며 청혼을 강요한다. 그러나 콘스탄체는 약혼자 벨몬테와 영원한 사랑을 저버릴 수 없어 이 장면에서 다른 오페라와는 달리 극적 긴장감과 속도감을 높여주는 징슈필(Singpiel)을 콘스탄체 역을 맡은 박은주가 ‘고문의 아리아’로 불리는 ‘어떤 고문이 기다린다’를 부른다.
그녀는 콘스탄체 역할만으로 80회 이상 공연했고,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능가하는 고음 판타지로, 관객들의 귀를 황홀하게 해줄 화려한 성악 기교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벨몬테 역에는 유연한 미성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독일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테너 김기찬이, 깊은 양감의 중후한 성량을 가진 오스민 역은 베이스 양희준이 함께한다. 이 외에도 이현, 서활란, 강혜정, 김동원, 오재석 등이 참여해 화려한 기교의 성악적 테크닉과 재치 넘치는 연기력을 뽐낼 예정이다.
지휘는 독일 마인츠국립극장 수석 지휘자를 거쳐 2012-2013시즌부터 독일 오스나부르크극장 총음악감독으로 낙점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드레아스 호츠가, 연출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연출가이자 대본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요나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