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 정치분야 질의에서 최근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치 분야 전반에 대해 따지는 대정부질문이 아니라 마치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을 보는 듯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현 정부의 핵심 실세들이 대거 거론된 점을 들어 “정권 탄핵감”이라고 공격했고, 여당 의원들은 참여정부 시절 성 전 회장에 대한 특혜의혹을 거론하면서 야권까지 수사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기준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는 열번이고 탄핵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서, “총리와 비서실장 등 정권의 실세가 연루된 이번 사건은 내각이 총사퇴해야 할 사건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성 전 회장의 메모에 이름이 오른 이완구 총리를 상대로 “스스로 직무를 잠시 중지하고 떳떳하게 수사받고 무죄를 입증하고 정정당당하게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배포가 없나”고 따졌다.
정 의원은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만났던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 등에게 15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던 사실을 따지자. 이 총리는 “친분이 있어서 전화했으며, 15번이 아니라 3, 4차례였고 나머지는 엇갈린 통화였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직전 2시간 가량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집 주변에서 배회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면서, “이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시절 충남 지역에 총리 인준을 촉구하는 플래카드 수천장이 걸렸다. 이것이 성 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일이었다고 한다”면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관계를 따졌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의 사망 전 행적이나 플래카드가 걸린 배경에 대해 알지 못하고, 성 전 회장과 총리 인준을 앞두고 통화를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은 1천600여개 해당 플래카드의 제작비 3천만원을 성 전 회장이 조직한 충청포럼이 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자, 이 총리는 “충청포럼 인사 누구도 모른다. 이 문제는 수사를 해서 밝혀야한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 총리가 언급한 ‘성역없는 수사’에 ‘박 대통령도 포함되느냐’고 따지자, 이 총리는 “말씀이 지나치다.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로 받아달라”며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번 기회에 정치권 전반의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뿌리뽑아야 한다”면서, “여야를 가리지말고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이 2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2번 모두 형평성 시비가 불거진 매우 이례적 특사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만큼 내용을 잘 알 것”이라면서 문 대표를 겨냥했다.
도 야당에 대해 “이번 사건을 부풀려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략적 접근은 자제해달라”면서, “가장 신속하고 철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어떤 정치적 외압도 단호히 근절하겠다는 여야 원내지도부의 과감한 정치적 결단과 합의”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검찰의 수사행태에 대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홍영표 의원은 성 전 회장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면서, “검찰이 별건수사로 성 전 회장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권성동 의원은 “부패와의 전쟁 대상에 해외자원개발 관련 비리를 적시하게 되면 국민은 해외자원개발 전체가 부정과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잘못 인식하는 결과가 만들어진다”면서, “성 전 회장의 죽음은 국회, 정부, 검찰,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