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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11 13: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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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뮤지컬’. 단어만으로도 자동으로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2005년 당시 영미권 쇼 뮤지컬에 익숙했던 우리나라에 유럽의 다양한 뮤지컬이 들어오게 한 결정적인 작품이며 프랑스어로 진행될 때 가장 아름답게 이해되는 거의 유일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이다.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최단기간 최다관객을 기록, 이듬해인 2006년 기록을 갈아치우며 내한 뮤지컬 최초로 매진 신화를 기록했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연출:질 마으)’ 오리지널 팀이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번 내한공연은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월드투어의 시작으로 10년 동안 변함없이 작품을 사랑해 준 한국 팬들을 위한 오리지널 팀의 다정한 선의이다.

‘레미제라블’과 함께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날 때부터 추한 외모로 인해 버림받고 성당의 종지기로 숨어사는 꼽추 콰지모도와 집시처녀 에스메랄다의를 중심으로 15세기말의 사회문제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명작인 만큼 수많은 변주 속에서도 원작소설을 가장 잘 형상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극작가 뤽 플라몽동과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가 의기투합해 완성한 작품으로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됐고, 대사 없이 진행되는 송쓰루 뮤지컬로 배우들은 싱어와 댄서로 철저하게 구분돼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고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인해 프랑스 뮤지컬의 그러한 특징들이 파격적이고 신선하게 관객들에게 사랑받게 되었다.

아름다운 집시처녀 에스메랄다. 아름다운 그녀를 본 남자들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추한 외모의 콰지모도, 군대의 근위대장인 페뷔스, 노틀담 성당의 높은 신부 프롤로. 사랑에 빠진 남자들과 아름다운 한 처녀. 그러나 그녀는 노틀담에서 자란 숙녀가 아니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집시집단에 속한 이방인이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극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왜 저렇게 했어야만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빅토르 위고가 우연히 발견한 낙서 ‘아나키아(ANArKH)’에 영감을 받았다는데, 성당의 벽에 낙서를 했던 사람이 괴로워했던 ‘숙명’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낙서로 인해 이렇게 거대한 명작이 남겨질 것은 몰랐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모든 것은 사소한 것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그렇게 얽히고설킨 것들이 운명이 되고, 마침내 숙명이 되는지도 모른다. 피할 수 없는.

콰지모도와 페뷔스. 너무나 다른 외모에 다른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너무나 추한 외모를 가졌기에 아름다운 영혼마저 외면당한 콰지모도의 이야기는 비단 소설 속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외모지상주의는 만연하며 거기에 더해 스펙마저 쌓아야하는 것이 현실이니까.

그랭구아르가 부르는 넘버들을 듣고 있으면 직접적으로 가사를 이해하기 보다는 마음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적이고 은유적인 표현들로 가득한 넘버들을 통해 명작의 깊이와 울림을 노래 속에 담아내다니, 감탄을 넘어 감동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그의 노래만이 아닌 모든 넘버가 그러하다. 배우들의 안정적이고 훌륭한 가창은 심장마저 뜨겁게 달구는 것 같다.

송쓰루이고 더구나 불어로 공연되지만 무대가 아닌 자막을 볼 시간은 없다. 주옥같은 노래와 함께 보여주는 댄서들의 역동적인 춤은 단 한순간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크로바틱, 브레이크댄스, 발레, 현대무용,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낸다. 춤이 아름다운 것은 테크닉적인 완벽함은 물론이요, 무엇보다 온힘을 다하는 그들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져오기 때문이다.

약혼녀가 있음에도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을 느끼고, 두 여자 사이에서 당황스럽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심정을 노래하는 페뷔스의 ‘괴로워(Déchiré)’는 무대이기에 가능한 형상화로 극적인 노래에 힘을 더하는 명장면이며, 직접 대성당의 종을 울리는 퍼포먼스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면서도 감탄사를 자아낸다. 왜 댄서들이 따로 있어야하는 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2월 안에 1000번째 공연을 하게 될 콰지모도 역의 맷 로랑(Matt Laurent), 이미 700번째 그랭구아르 공연을 축하 받은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 내한 콘서트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로베르 마리엥(Robert Marrien) 프롤로 신부를, 이 역사적인 작품에서 그랭구아르와 페뷔스를 번갈아 서는 존 아이젠(John Eyzen) 등 전설적인 배우들이 환상적인 공연을 보여준다.

이달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으며 이후 광주, 울산, 부산 등 지방공연으로 이어지고, 10주년 기념 세계 투어는 2016년 자국인 프랑스에서 피날레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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