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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11 13: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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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가야십이지곡(연출:육지)’는 지난해 6월 강동 아트센터에서 올린 시범공연으로 관객평가단에게 관심과 호평을 받은 창작 작품으로 2014년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이다. 극본은 박소정, 작곡은 채한울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창작자들로 만들어진 극단 ‘기능재부’의 첫 창작품이다.

가야의 악공인 우륵은 가실 왕으로부터 신탁을 받아 멸망해가는 가야를 살릴 방도로 ‘십이지곡’을 찾아오라는 명을 받아 길을 떠난다. 피폐해진 세상 속에 그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들을 만나 성장하고, 고뇌하면서 결단을 내리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려운 신탁을 수행해내기 위해 애쓰지만 12음은 잡히지 않고 가야국은 점점 쇠퇴해진다. 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의 배고픔은 이미 죽었다지만 가족의 살을 잘라먹기에 이르게 된다. 몸은 살아있으나 자신이 한 짓에 대한 가책으로 괴로워하는 ‘니문’은 이름부터 ‘질문하는 자’라는 뜻으로 우연히 우륵의 소리를 듣고 밥을 먹지 않아도 먹은 것 같다며 자청해 그를 따르게 된다.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되어 목숨조차 의미 없다 여긴 한 여인은 ‘작은 음도 모두 쓸데가 있다’는 의미로 ‘소율’이라는 이름을 우륵에게서 받은 후 그들의 동행이 된다. 그들과의 동행은 다만 신탁으로 인한 고행길마저 따뜻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에겐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그는 괴로웠을까, 현실과 신탁 사이에서.

소년 ‘니문’은 이름답게 우륵에게 수많은 질문을 한다. 시끄러웠겠다 싶지만 어쩌면 마음속의 소음을 잠재우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소년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질문은 신탁을 둘러싼 안개를 걷어내고 ‘선택’을 할 때마다 등을 밀어주었을 것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에겐 단순하고 간단해지는 것처럼 가벼워지는 길은 없으니까.

우륵은 역사 속에 보면 신라로 귀의해 ‘가야금’을 남겼다. 가야를 구하기 위해 어려운 길을 갔지만 그는 결국 가야를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운명처럼 12줄을 가진 ‘가야금’을 남겼다. 가야국을 이루던 12부족의 음을 결국 하나씩 찾아냈던 것일까.

거창한 의미를 찾기보다 다만 가야금이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악기로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12줄 각기 다른 소리와 울림을 가진 가야금. 악기 이름에 그는 염원을 담은 걸까, ‘기억하고 있다면 사라지지 않으니’ 가야금이 있는 곳에 가야국이 여전히 있노라고.

노랫말이 서사적이고 은유를 담고 있어 작품의 고전적인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극의 진행과 이해를 도우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리는 ‘메아리’역이 있는 것도 신선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팩션 뮤지컬답게 크로스 오버된 음악이었다. 국악기와 건반, 기타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야기의 흐름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다만, 커다란 이야기를 억지로 구겨 넣다보니 우륵의 여정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자꾸 늘어지고 지루해지는 아쉬움이 있다. 원래 영화시나리오였던 만큼 소극장에서의 구현이 어려웠던 탓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뮤지컬무대로 돌아온 최재림이 ‘우륵’을 맡았으며, 고은성이 질문하는 자 ‘니문’을 맡아 다소 지루하게 흘러가는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예 안은진은 출중한 연기력과 가창력을 보이며 ‘소율’역을 함께 했으며, 가실왕 역에 나경호, 사다함 역에 김지강, 신비로운 목소리로 극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메아리 역에 김정현, 이기현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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