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5-01-22 08:03:56
기사수정

뮤지컬 ‘파리넬리’는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1994년 영화로 바로크 시대 활약한 카스트라토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지난 6월 강동 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시범공연에서 관객평가단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4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선정되어 무대에 오른 창작 뮤지컬이다.

카를로 브로스키는 형 리카르도와 함께 음악 여행을 다니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이탈리아를 넘어 전 유럽을 흔드는 카스트라토, ‘파리넬리’가 된다. 하지만 늘 비슷한 형의 음악과 화려해 보이지만 더 외로워지는 삶에 회의를 느낀다. 그런 그를 위로하는 건 어릴 때 친구였던 안젤로의 편지. 오페라를 공연하기 위해 가는 곳에 안젤로가 있어 그는 반갑기만 한데.......

카스트라토란 변성기 전의 소년을 거세시켜 아름다운 미성을 유지하게 만든 가수를 말한다. 소프라노와 테너의 목소리를 합성해 만들어냈던 영화와는 달리 뮤지컬에서는 생생한 라이브만이 존재해야한다. 과연 ‘파리넬리’를 재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드는 작품이다.

하지만 형과의 음악여행을 막 시작한 ‘파리넬리’의 첫 곡이 들리는 순간, 모든 호기심이나 의심 따위는 사라진다. 가장 훌륭한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더니 루이스초이가 여실히 증명해준다. 카운트테너인 그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미성, 화려한 테크닉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고 관객을 압도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거스를 수 없는 힘에 의해 원치 않았지만 주어진 길. 그래도 카를로는 꿋꿋이 그 길에 맞선다. 인간이란 그래서 가능성이 있나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또한 자부심을 가진 그의 높은 자존감은 누군가를 이용해 무엇인가를 도모하는 이들은 가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형인 리카르도의 삶은 동생의 목소리 뒤에 숨어 철저히 가려져버린다.

아름다운 동생의 목소리를 살리기 위한 곡을 쓰는 일에 몰두했으나 그는 결국 한 발짝도 제 힘으로 가지 못한다. 사랑하고 소중해서 돌봐주어야 했던 동생이 자신을 따라잡고 훌쩍 커버리는 것을 보면서 그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더 이상 자신이 동생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란 차라리 공포가 아니었을까 싶다.

시대와 운명에 의해 거세당해야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 형제에 대한 의리, 또한 운명에 맞서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 결국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선택 등을 보여줌으로 단지 보이는 삶이 아닌, ‘파리넬리’라고 불린 카를로 브로스키의 이면은 사실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아직 이야기가 다듬어지지 않은 까닭에 다소 산만하다.

형제간의 갈등과 안젤로와 카를로의 은밀한 관계 같은 것이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물들 간의 관계, 이야기의 짜임새가 아쉽다. 하지만 루이스초이의 ‘울게 하소서’ 한 곡만으로도 작품을 보는 의의가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카스트라토의 노래를 이렇게 생생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감동이었다.

록밴드 '플라워' 출신 고유진과 카운터테너 루이스초이가 파리넬리를, 파리넬리의 연인이자 남장 카스트라토 안젤로에 안유진, 파리넬리의 형 리카르도에 이준혁, 헨델 역에 김호섭, 래리펀치 역에 원종환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203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