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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1-16 1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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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 누구에게나 있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
하지만 알고 보면 모두가 가지고 있기에 약점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연출 : 차명욱)’는 ‘결핍’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불완전하고 힘겨운 삶을 마음으로 채워가는.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작가 김호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좋은 원작을 가진 만큼 7월과 9월, 두 번의 공연이 좋은 평가를 받아 올 겨울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왔다.

원룸에서 살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20대 고시생 삼동이, 데뷔했지만 불황 때문에 제대로 된 작품을 내지 못하고 있는 30대 만화가 영준, 가족들은 해외에 있고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혼자 돌아온 40대 기러기 아빠 김부장, 잘나가는 스토리작가였지만 별 볼일 없이 되어버리고 결국 황혼 이혼을 당하는 싸부.

망원동 옥탑방,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인데 벌써 300이나 깎이고 위태로운 영준의 자취방으로 보기에는 한 가지씩 결핍을 가진 남자들이 모여들었다. 하나 둘 씩 모여들었지만 차마 내칠 수 없는 그들과 대학시절부터 안 해 본 일이 없는 알바의 여왕 선화의 이야기는 우리 시대 서럽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여준다.

정말이지 한사람도 편한 사람이 없다. 모든 등장인물이 모두 어렵다. 그것만으로도 지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러나 연극<망원동 브라더스>는 과하지 않게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슈퍼 할아버지의 등장과 옥탑방에 얹혀살게 된 이들 간의 밀고 당기기는 코믹하면서도 짠하다. 조그마한 소극장을 깨알같이 활용한 무대전환도 재치 있다.

“살아가면서 큰 거 한방 맞고 쓰러졌을 땐
포기하지 말고 일어서서 다음 라운드 에서 다시 뛰면 된다.“

극 중 싸부가 자신의 작품에서 썼던 대사를 인용한 영준의 말이다. 아파 본 사람만이 누군가 아픈 사람을 위로도 할 수 있는 법이다. 누군가의 상처나 슬픔을 자신의 잣대로 재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그저 아파하는 이의 눈물을 닦아주거나 곁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줄 뿐.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현실의 먹먹함마저 웃음을 승화시키다보니 요샛말로 웃프다. 웃기고 슬프고. 웃픈 현실이 조금은 서러울지라도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다시 힘을 내서 뛰어보자고, 한바탕 웃어보라고 등을 두드려주는 느낌이 좋다. 현실적이지만 희망적인 우리시대의 자화상이기에.

여전히 꿈을 가진 청춘, 만화가 영준 역에 신담수, 김태한, 기러기 아빠 김부장 역에 송요셉, 한 때 잘 나갔던 스토리 작가 싸부 역에 연출 겸 배우까지 차명욱, 고시생 삼동이 역에 허정진, 김기창, 슈퍼할아버지 역에 권재원, 박종태, 알바의 여왕 선화 역에 유지연, 주연/민주/나영희 역에 최문희 배우가 함께 한다.

우울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박한 웃음과 감동으로 풀어낸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는 대학로 예술마당 혜화에서 오는 2월 1일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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