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 조사를 일단락했지만 조사의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16일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보고받지 못했거나 안이하게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 장관의 발언은 조사단 6명 가운데 대한항공 출신 2명이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조사단 구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속속들이 드러난 상황으로, 이번 사건의 장본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과 기장 등을 회사를 통해 부른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국토부는 박 사무장 등의 연락처를 알지 못해 회사를 통해 출석을 통보했다는 상식 밖의 해명만 내놨다. 박 사무장은 1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는데 초반 19분간 회사 임원이 옆에 있었던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국토부는 16일 오전 브리핑에서 박 사무장이 혼자 조사받았다고 했지만 뒤늦게 박 사무장과 임원이 19분간 같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언론 보도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취재진의 전화를 일부러 피하는 등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박 사무장은 17일 추가 폭로에서 국토부 조사에 대해 “임원이 브리핑을 한 뒤 '맞잖아, 이거지?'라고 물으면 제가 '예', '아니오'로 답하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박 사무장은 이어 국토부에서 조사받고 나서 진술서를 보완하라는 말을 회사로부터 듣고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진술서를 10여차례 수정하느라 조 전 부사장과 관련된 부분을 거의 다 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진술 내용이 부실해 조사 끝날 때 사무장 본인한테도 진술을 보완해달라고 이야기했다"면서 "회사 쪽에는 사무장이 양식에 맞춰 진술서를 작성할 수 있게 도와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사무장은 앞서 인터뷰에서 회사 측이 국토부 조사에 대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심리적으로 위축시켰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국토부 측은 대한항공을 봐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조사에 허술한 점이 많다는 데는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