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소극장에서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로얄씨어터의 권남희 작, 유준기 연출의 ‘싸움의 정석’을 관람했다.
권남희(1962~)는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국문과 출신으로 배우 겸 작가다. ‘오끼나와에서 온 편지’ ‘파우스트를 만나는 사람들’ ‘종이뱅기’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을 발표 공연했다. 출연작은 ‘현자나탄’ ‘레미제라블’ 그 외 수많은 영화와 연극에 출연한 중견여배우다.
유준기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쟈베르’ ‘슈베르트와 친구들’ ‘어린왕자’를 연출한 앞날이 기대되는 신예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등퇴장 로가 있고, 무대 좌우에 의자가 놓여있다. 조명의 전환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극이 전개된다.
내용은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고, 대부분의 부부가 그렇듯이, 열애를 하던 시절과 결혼을 해서 원만하게 살던 시절, 그리고 사랑이 식어가면서 갈등이 노출되고, 결국은 상대를 미워하거나, 파경에 이르거나, 아니면 별거상태에 들어가 상대를 아예 기억에서조차 지워버리려는 과정을 연극으로 그려냈다.
연극은 도입에 여인의 꿈에 상대 남성이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는 고백을, 남성이 애써 무시하듯 부정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다가 장면이 바뀌면 남성이 여인의 스카프를 주워다 주며 접근해 구애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사실은 여인을 유혹하기 위해 남성이 스카프를 몰래 여인의 몸에서 끌러 바닥에 떨어뜨려놓고, 뒤따라가 건네주며 여인에게 접근한다.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게 되고, 열애 끝에 부부가 되었으나, 처음에는 소홀히 여기거나 모른체하고 지나간 상대의 단점이, 차츰 두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갈등요소로 자라나면서, 그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은 남남으로, 아니면 남남이 아닌 완전히 잊혀 진 존재로 기억에서 조차 지워버리려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연극에서는 둘의 갈등요인을 연극연습장면처럼 재현시키거나, 반복해 보임으로써, 해결 점을 찾으려는 과정이 연출되지만, 그러나 대단원에서도 연극의 도입장면처럼 두 사람은 결국 꿈길에서조차도 잊혀 진 존재처럼 상대를 부정하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작품을 쓴 권남희가 여인으로 출연해 호연을 보이고, 상대남성으로 윤여성이 출연해 역시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투르크 임은주, 무대디자인 유준기, 조명디자인 송훈상, 무대감독 박인환, 진행 김진웅 등 제작진의 노력과 열정이 잘 드러나, 극단 로얄씨어터의 권남희 작, 유준기 연출의 ‘싸움의 정석’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