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11-20 19:30:16
기사수정

얼마 전 극장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나는 공무원이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극 중 공무원인 배우 윤제문이 공무원이라는 삶의 틀에서 벗어나 ‘락공연’에 뛰어드는 이야기였다. 그 영화를 본 관객들 또한 한 번쯤은 반복적인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또 다른 분야의 상큼한 일탈을 꿈꿔 봤을 성 싶다.

이번 11월 26일~30일 대학로에서도 그러한 신선한 일탈이 벌어진다.

한 대학교의 연극동아리 출신들이 연극에의 열정을 잊지 못해 1988년 결성한 극단 나루는 각기 다른 직업들을 가진 순수 사회인들로 이뤄진 극단으로 올해 25회째 정기 공연을 한다. 기획은 공인회계사, 연출은 토목설계사, 주연은 회사원 등... 각기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모여 공연하는 이번 25번째 작품의 제목은 ‘안녕 피오나’이다.

이번 초연되는 ‘안녕 피오나’는 앨리스 먼로의 단편소설 ‘곰이 산을 넘어오다’를 각색한 작품으로 2006년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먼로의 소설 대부분이 그렇듯 이 작품도 캐나다의 작은 시골 마을이 배경이며, 4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한 부부 ‘그랜트’와 ‘피오나’가 그 주인공이다. 전직 대학교수인 그랜트는 은퇴하고 피오나와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알츠하이머란 병이 아내의 기억을 잠식하고 만다. 피오나는 병이 깊어지기 전에 요양원에 입원하길 원하고 그랜트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결정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한 달 후 그랜트가 찾아갔을 때 그녀는 남편을 감쪽같이 잊고 심지어 그곳에서 오브리라는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의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와 사랑의 기억을 붙잡고 싶은 남편. 아무리 애써도 아내의 기억을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그랜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 아내를 보내주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데.....

원제는 북미지역의 동요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가사를 살펴보면 곰이 산을 넘어올 때는 산의 다른 쪽 면을 본다는 내용이다. 그랜트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평탄했다고 생각했지만, 피오나의 입장에서는 과연 어땠을까? 그랜트의 마지막 결정은 순전히 아내만을 위한 것이었을까? 기억은 각자의 것이고 삶은 언제나 그 이면이 존재한다.

“내가 쓰는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입니다”라는 작가 앨리스 먼로의 이야기처럼 순수한 삶의 일탈을 꿈꾸며 이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배우들에게 이 연극은 연극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 일지도 모른다.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서완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평일은 8시 주말은 3시, 6시 2회 공연된다.(공연문의 010-8598-9724, 010-8174-4445)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1803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