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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1-09 13: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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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에서 (주)에이콤인터내셔날의 게오르크 뷔히너 원작, 크리스 브로더릭 극본 작사, 롭 셰퍼드 크리스 브로더릭 황규동 공동작곡의 ‘뮤지컬 보이체크’를 관람했다.
 
게오르크 뷔히너 (Georg Büchner)는 24세에 요절한 천재적인 작가다. 그는 독일에서 1813년에 태어나고 1837년에 스위스에서 사망했다.
 
뷔히너는 소시 적부터 글쓰기는 재주가 있었다. 1823년 3월 학교 축제일에 ‘과일을 먹을 때 주의하세요! (Vorsicht bei Genusse des Ebstes!)’라는 라틴어로 글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낭독발표하고, 1830년 9월에는 자신이 다니던 김나지움의 공식 축제에 ‘카토에 관한 연설, 자살 옹호론(Rede über Cato’을 발표했고, 1831년 김나지움의 졸업식에서 ‘메네니우스 아그리파 (Menenius Agrippa)’라는 이름으로 산상에 모인 민중들이 로마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글을 라틴어로 발표했다.
 
다름슈타트에서 김나지움을 마친 그는 1831년부터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의 의학부에서 의학과 자연과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 시절에 그는 자신이 세를 들어 살던 집 주인(목사)의 딸인 빌헬미네 얘글레 Wilhelmine(Minna) Jaegle와 비밀리에 약혼을 했다. 슈트라스부르크에서 2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그는 1833년에는 다시 독일로 돌아와 기센대학에서 의학공부를 계속했는데, 이때 그는 역사와 철학도 아울러 공부했으며, 한편으로 정치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즉 그는 1834년에 인권협회를 창설하고, 헤센의 자유주의자들과 함께 헤센 대공국의 반동적 사회 상황에 저항했다.

1834년 7월에 뷔히너는 부츠바하 출신의 학교장 바이디히 (F. L. Weidig)와 함께 '헤센급전'이라는 독일 최초의 사회주의적 성향을 띤 전단을 작성하여 농민들에게 살포해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 후 그는 기센을 떠나 다름슈타트에 있는 부모의 집에 숨어살면서 체포된 동료들의 구출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이 무렵인 1835년 2월에 그는 첫 희곡 ‘당통의 죽음 (Dantons Tod)’을 썼다. 그러나 같은 해 3월에 경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후 독일에서 프랑스 국경을 넘어 슈트라스부르크로 도망한다.

6월에는 뷔히너에 대한 공개수배로 더 이상 고국 땅을 밟을 수 없게 되지만, 7월말에 출판사의 편집위원으로 일하던 구츠코 Gutzkow의 도움으로 ‘당통의 죽음’이 독일에서 출판된다. 동년 5월에 중편소설 ‘렌츠 (Lenz)’를 집필해 9월에 완성하고, 10월에는 빅톨 유고 Victor Hugo의 드라마 두 편 ‘Lucrèce Borgia’와 ‘Marie Tudor’를 번역한다.

그해 가을과 겨울 사이에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면서, 한편으로 돌 잉어의 신경조직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여, 그 다음해에 이 연구논문을 취리히 대학의 철학부에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다. 1836년에 들어 뷔히너는 세 차례에 걸쳐(4월 13일, 4월 20일, 5월 4일) 슈트라스부르크의 자연역사협회에서 물고기의 신경조직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초여름에는 ‘레옹세와 레나(Leonce und Lena)’를 집필하고 ‘보이첵 (Woyzeck)’의 구상작업에 들어간다. 같은 해 9월에 박사학위논문이 통과되어 취리히 대학에서 학위를 받는다.

10월에는 거처를 취리히로 옮기고, 11월 초에 ‘두개골신경에 관하여’라는 테마로 취리히 대학에서 시험강의를 하고, 겨울에 ‘보이첵’을 완성한다. 1837년 1월말에 그는 치명적인 병에 걸리고, 2월부터는 병석에 눕게 된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나면서부터 그의 의식은 혼미상태에 들어가고, 2월 19일에 뷔히너는 더 이상 깨어나지 못하고 영면한다. 이틀 후 그는 취리히의 크라우트 가르텐이란 공동묘지에 안장된다.
 

‘보이첵’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프레드리히 요한 프란츠 보이첵, 육군 일등병 제 2연대 2대대 4중대 소총수,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인 마리가 있다. 보이첵은 군대에서는 상사의 면도를 해 주며, 의사의 명령에 따라 매일 완두콩만 먹고, 소변 량이나 감정의 상태를 점검 당한다. 가난하기에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삶의 희망도 가질 수 없는 나약한 인간 보이첵을, 의사는 자유의지를 상실한 열등한 존재로 취급하고, 자신의 실험용 집토끼인양 이용하고 학대한다. 이렇듯 계속되는 정신적, 육체적인 착취로 인하여 보이첵은 점점 극심한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친 보이첵과 더불어 마리는 자신의 답답한 현실 속에서 어떠한 탈출구도 찾지 못한 채 정신적 고립감에 지쳐간다. 어느 날, 한 가설무대에서 악대장은 보이첵과 함께 온 마리에게 눈독을 들인다. 악대장은 마리에게 야성적 손길을 뻗친다. 마리는 육체적, 경제적 능력을 지닌 매력남 악대장의 유혹에 이끌려 그와 통정을 하게 된다. 보이첵은 악대장과 마리의 관계를 눈치 챈다. 그러나 보이첵으로서는 어떤 항의나 항변도 못하고 그저 가슴에 묻어둘 뿐이다. 의사와 중대장은 그러한 보이첵을 조롱하고 보이첵에게 야유를 퍼붓는다.
 
견디다 못해 보이첵은 마침내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사랑하는 여인인 마리를 살해한다.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는 같은 사건을 소재로 소설 ‘카르멘’을 썼다. 메리메의 카르멘은 1845년에 발표되었지만, 오랫동안 비평가들에게 묵살당해 온 불운한 작품이었다. 메리메의 사후 비제가 ‘카르멘’을 오페라로 만들어 성공함에 따라 메리메 원작 소설 ‘카르멘’의 진가도 널리 인정받게 되었고. 뷔히너의 희곡 ‘보이체크’도 새롭게 평가받게 되었다.

그러나 비제는 오페라 ‘카르멘’의 초연의 실패로 요절했고, 뷔히너 역시 ‘보이체크’를 완성하지 못하고 요절했다. 모두 19세기에 발생한 일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세태와 생활, 그리고 사람들의 자유분방(自由奔放)한 사고는 ‘보이체크’나 ‘카르멘’을 재평가하게 되었고, 드디어 21세기인 오늘날에는 ‘카르멘’은 세계도처의 극장에서 공연되는 최고의 인기 오페라가 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보이체크’ 역시 마찬가지다.
 
무대는 하수 쪽에 커다란 목선의 바닥이나, 고층나무계단의 안쪽 같은 형태의 가리개를 2중으로 세우고, 상수 쪽에는 대로변 3층 목제 건물이 있고, 1층은 출입구로 보이고, 2층부터 방마다 베란다가 있고, 나무창살 난간이 있다. 장면변화에 따라 목제건물의 중앙부분이 무대중앙으로 돌출되면, 건물 이층의 침실과 어린이 요람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면변화에 따라 3층 건물의 배경 막에 근접한 부분이 돌출되면, 층과 방의 칸칸마다 성매매업소 여인들의 관능적인 모습이 관객의 눈길을 끈다.

3층 건물의 객석 가까운 부분이 돌출되면, 카페풍의 주점이 펼쳐지고, 상수 쪽 객석 가까이에서 한자 높이와 세자 폭 그리고 열두 자 길이의 단이 돌출되면, 군대 내무반의 일실이고, 단 위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장난감이 놓여있다. 이 건물이 어둠에 쌓이면, 호수 가에 골 풀 풍경이 전개되고, 풀숲 사이로 통로가 보이고, 배경 막에 구름과 둥근달의 영상이 투사된다. 그리고 별도로 곡예단, 유랑극단의 이동무대가 등장하기도 한다. 배경의 달이 처음에는 부드러운 주황색이었다가 차츰 핏빛으로 변하고 후반부에는 은빛으로 변해 극의 흐름과 어우러진다. 대단원에는 황량한 골 풀만 보이는 호숫가의 공터로, 손수레에 관을 두 개 싣고 등퇴장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뮤지컬은 1부와 2부로 구성이 되고, 오케스트라 박스 안에 연주자와 연주석이 마련되고, 지휘자의 지휘하는 뒷모습이 보인다. 작중인물의 합창, 이중창, 독창, 그리고 춤이 이국적 정취를 풍기기도 하고 등장인물의 성격창출에 따른 음색과 출연자들의 열창이 제대로 연출된다.
 
도입에 병사들의 행진과 함께 합창이 시작되고, 무대중앙에 집결하면서 뒤처져 들어오는 보이첵의 기운 빠진 모습과 이를 보고 상관이 기합을 주는 장면에 관객의 머리가 갸웃 둥 하면, 보이첵은 의사의 인체시험대상으로 일정한 대가를 받고 완두콩만 먹는다는 설정이고, 그 이유가 사랑하는 여인과의 사이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인체시험대상이 되었다는 노래로 전달이 된다. 의과대학에서 교수노릇을 하는 의학박사, 부대의 상관, 그리고 군악대의 대장이 등장하면서, 보이첵과 미모의 아내 마리가 아기를 데리고 나들이 하는 모습을 본 군악대장이 마리에게 음심을 품는 장면이 연출된다.

아름다운 보석목걸이로 마리의 환심을 사고 통정을 하는 군악대장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의 입소문이 종당에는 보이첵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조롱하는 군상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드디어 보이첵이 복수를 하려 결심하고 군악대장을 찾지만 오히려 두드려 맞고 실신하기에 이른다.

인체실험대상이 되어 의학박사로부터 받은 돈과 군악대장이 폭력의 대가로 던져준 돈으로 보이첵은 상점에서 칼을 한 자루 산다. 그리고 마리를 찾아가 자신을 배반했다며 칼로 찌른다. 마리를 죽인 후 보이첵은 노래를 부른다. 사랑하면 불륜을 저지른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그러나 죽인 뒤에 부르는 그런 노래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
 
대단원은 보이첵과 마리의 시신을 담은 두 개의 관을 수레에 싣고, 보이첵과 친했던 동료 병사가 끌고 들어온다. 마을 여인들이 그 뒤를 따라 들어오고, 다 함께 노래를 부른 후, 다시 관을 끌고 퇴장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김다현과 김수용이 보이첵, 김소향이 마리, 김법래가 군악대장으로 출연해 탁월한 가창력과 호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정의욱이 중대장, 박성환이 의학박사, 박송권이 동료병사, 김영완이 중사로 출연해 역시 열창과 열연으로 박수를 받는다. 임선애가 마을 노인, 김태현이 쇼맨으로 출중한 기량을 드러낸다. 임의재, 주홍균, 홍준기, 이 강, 정은규, 황경석, 이호진, 이종민, 구준모, 김아름, 김순주, 홍광선, 황한나, 김려원, 이아름솔 등 출연자 전원의 가창력과 열창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의 찬탄과 환호를 받는다.
 
공동작곡 작사 황규동, 음악감독 편곡 장소영, 안무 이란영, 각색 한국어가사 안재승, 오케스트라 지휘 염규현, 음악조감독 정혜지 김지영 임진희, 드럼 노용진, 기타 윤행재 박상진, 키보드 윤정로 우종화, 바이올린 김지은 김민희, 첼로 연금영 이영림, 트럼펫 김남철 박도강, 혼 박종석, 트럼본 황교진, 베스 트럼본 조현신 등 연주자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뮤지컬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무대디자인 박동우, 조명디자인 고희선, 음향디자인 권도경, 의상디자인 이은경, 분장 헤어디자인 양희선, 소품디자인 임희정 등 제작진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LG아트센터와 (주)에이콤인터내셔날 제작, 게오르크 뷔히너 (Georg Büchner) 원작, 크리스 브로더릭(Chris Broderick) 극본 작사, 롭 셰퍼드(Rob Shepherd) 크리스 브로더릭(Chris Broderick) 황규동 공동작곡의 ‘뮤지컬 보이체크(Woyzeck)’를 기억에 길이 남을 음악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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