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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0-22 15: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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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극단 놀땅의 최진아 작 연출의 ‘홍준씨는 파라오다’를 관람했다.

파라오(Pharaoh)는 고대 이집트의 정치적.종교적 최고 통치자로서 ‘두 땅의 주인(Lord of the Two Lands)’이라는 칭호와 ‘모든 사원의 수장(High Priest of Every Temple)’이라는 칭호를 겸하고 있었다. 이 때 ‘두 땅의 주인’이란 파라오가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 전체의 통치자라는 의미로, 파라오는 두 지역의 모든 토지에 대한 소유권, 법률 집행권, 조세의 권리와 함께 두 지역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할 의무를 지니고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파라오는 하늘에서 땅을 지배하는 신들의 후손으로서, 태양신 라(Ra)에 의해 점지되며, 신과 같은 자격으로 지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인 이집트 지역을 보호하는 것이 그의 임무라고 여겼다. 또한 이집트 고대 신화에 따르면, 파라오는 신과 여인의 결합의 산물인 빛과 같은 존재였다.

따라서 파라오는 행정의 책임자인 동시에 성직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으며, 고위 관리들은 파라오가 우주의 조화와 정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는 행정적 위계질서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측면도 내포하고 있었다. 파라오의 주된 종교적 의무는 사원의 건축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들이 지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거처를 필요로 한다고 믿었으므로 왕들은 신전을 지어 숭배와 제식을 치러야 했다.

이 때 신전은 종교적 기관일 뿐만 아니라 국가가 부를 창출하고 관리.배분하는 수단으로서의 경제적 장치이기도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파라오의 권위가 흔들리거나 그 힘이 쇠약해지면, 이는 신들이 돌보아 주지 않아 이집트가 어둠의 시기를 맞아 경제적으로 쇠퇴한다고 여겨졌으며, 따라서 파라오의 강력한 중앙권력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파라오의 죽음은 태양이 사라져 우주의 조화가 흔들리는 사건이었으므로 백성들은 혼란을 끝내줄 후계자를 기다리며 장례를 치르는데, 보통 무정부상태를 피하기 위해 파라오가 생전에 왕좌에 아들이나 후계자를 함께 앉히곤 했다. 죽은 파라오의 육체는 미이라로 만들어지고, 지상에서 머무는 동안 자신이 준비한 영원의 거처인 무덤에 안장된다.

파라오 왕조는 메네스(Menes) 왕이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를 최초로 통일하며 세운 왕조(B.C.3500~3150)에서 시작하여 초기 왕조(초대~2대 왕조), 고왕조, 상왕조, 중왕조, 하왕조, 프톨레미 왕조(B.C.332~30)로 B.C. 30년에 로마의 통치를 받게 되기까지 약 3500년에 걸쳐 이어졌다.

무대는 도시의 대로 양쪽의 수많은 건물과 무수한 간판이 배경에 투사된 검은 구름의 영상 아래 펼쳐져 있다. 무대 상수 쪽에는 24시간 편의점의 대형사진이 실제처럼 세워져 있다. 무대중앙에는 탁자 같은 백색 조형물이 한 개 있고, 그 오른쪽에 등받이가 있는 백색의자와 등받이 없는 의자, 그리고 서랍장이 벽면 같은 가리개 앞에 놓여있다.

장면 변화에따라 천정에서 헬리콥터의 프로펠러가 회전하고, 공사장의 거대한 크레인이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병원수술실의 은색배경철판이 철 줄에 연결되어 내려오고, 환자이동침대, 링거를 매단 철주, 원형탁자와 술잔이 연기자들에 의해 이동 배치된다.

고대 파라오를 떠올리는 장면은 배경 가까이 천정높이의 계단을 만들어 거기에 피라미드에 부각된 문양의 영상을 투사하고, 주인공 홍 준이 오르고 내리도록 만들었다. 파라오의 의상은 남성 3인의 출연자가 금빛 관과 금빛 의상, 그리고 띠를 가져다 홍 준에게 입힌다.

내용은 낙향해 농사를 짓고, 건축현장에서 폭 크레인을 운전하고, 작은 목욕탕을 운영하는 50대의 주인공 홍 준의 이야기다. 부지런히 일을 하지만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설정이고, 게다가 갑상선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해야 할 형편이다. 그래서 홍 준은 수술을 받으러 상경을 한다.

입원 후 홍 준은 오랜만에 서울 구경을 한다. 여인둘이 적갈색 의상을 입고 출연하는 연극을 관람하고, 그리고 고궁을 방문한다. 고궁에서 마침 천년의 비밀전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집트의 파라오 전을 관람한다.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라서 그런지, 그는 고궁에서 홀연, 기원전 2000년대의 고대 이집트인으로부터 파라오 만이 받을 수 있는 예우를 받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일거수일투족 행동거지를 파라오답게 처신한다, 피라미드를 오르내리고, 파라오의 의상과 관을 쓰고, 자신이 제작한 긴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 눕기도 한다.

수술 날 그는 전라의 몸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하체를 객석에 드러내고, 갑상선 수술을 받는다. 파라오인지, 평범한 가장인지, 마취 후 비몽사몽을 헤매다가 수술이 끝나고, 홍 준은 음성을 잃어버린 듯 한동안은 말까지 못 한다.그러나 병실을 찾은 아내와 딸과의 대면에서 다시 현실로 되돌아 온 것을 감지한 듯, 다시 두런두런 말을 꺼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용준이 홍 준, 김성연이 아내, 박윤서가 딸, 남수연, 송치훈, 임병찬이 이집트인과 카페장면에 등장하는 인물 역을 한다. 출연자 모두의 호연과 성격창출이 기억에 남는다.

무대 손호성, 조명 김성구, 의상 강기정, 음악 서트 지미, 영상 윤민철, 안무 고지혜, 케이 파트루, 분장 장경숙, 그래픽디자이너 박재현, 사진 김도웅 나종민, 영상촬영 차지성 송영범, 기획 나희경, 무대감독 이준영, 조연출 이기영, 연출부 박성연 유경훈, 기술감독 김원익 그 외 제작진의 열정이 드러나, 극단 놀땅의 최진아 작 연출의 ‘홍준씨는 파라오다’를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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