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연출/각색:송용일)’는 1960~70년대 인천의 성냥공장을 배경으로 여공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시의 성냥공장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기초를 이루며 경제발전을 이끈 곳이자, 우리 어머니들과 누이들의 희생과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이 작품은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인천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인 극단 십년 후가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개발하기위해 기획해 초연한 창작 뮤지컬로 ‘제30회 인천항구연극제’ 최우수 작품상과 ‘제30회 전국연극제’ 인천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던 연극 ‘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성냥 공장에 다니는 인화와 인숙 자매를 중심으로 암담한 시절임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여공들의 모습은 사랑스럽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과 저임금에 시달리던 어린 여공들은 치마 밑에 성냥 한통씩을 훔쳐서 퇴근하곤 한다. 공천에 돈을 쏟아 붓느라 공장 사장은 여공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하던 이들 사이에서 갈등이 심화되어간다.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라는 저속한 유행어가 생길정도로 놀림 받았다는 그녀들은 그 시절을 모르는 이들의 눈에도 꿋꿋하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산업화라는 커다란 시대의 흐름 앞에 개인의 삶이 희생되고 결국 성냥공장에 불이 나고 만다.
화재는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마치 쌓이고 쌓인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불이 된 것처럼. 새로운 삶을 살고 싶었던 인숙과 아버지와 동생을 위해 아픔을 안으로 삭이며 참고 인내하는 삶을 살아가는 인화의 갈등까지 불과 함께 타오른다.
여공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성냥공장은 타버리고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그렇기에 삶이 아닌가.
어려웠던 시절의 심각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재미있는 인물들과 사랑스런 노래들 덕분에 뮤지컬은 아기자기하다. 주변 인물들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에 비해 주인공인 인화와 인숙이 조금은 진부한 설정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모든 것을 감싸 안으려는 인화 역에 서지유, 이고운, 언니를 사랑하지만 못마땅한 인숙 역에 황지영, 김선아, 두 자매의 아버지에 정대홍, 인화를 사랑하는 강반장 역에 김태훈, 김준겸, 악덕 사장 역에 박석용, 공민규, 극의 활력소인 지화자와 김비서는 권혜영, 황태호, 선자 역에 박주연, 미자 역에 황미선, 꽃님 역은 박설희, 앙상블에 오지용, 김경용, 정휘태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