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의 긴 여정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독식했다. 막내 정다소미(현대백화점)는 2관왕에 올랐고, 장혜진(LH)과 이특영(광주시청)은 단체전에서 기쁨을 누렸다.
맏언니 주현정(현대모비스)도 그 순간을 함께 즐겼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월드컵 등 국제대회(60%)에 예선라운드(40%) 성적을 더한 결과에서 단체전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지만 시위를 당기는 오른쪽 어깨가 아파 출전을 포기했다.
주현정 대신 자격을 얻은 이특영은 28일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중국과 결승에 두 번째 주자로 나서 여섯 발 중 세 발을 10점에 맞혀 세트 점수 6-0완승을 이끌었다.
이특영은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주현정에게 달려가 금메달을 걸어줬다. "언니, 고마워." "잘할 줄 알았어. 우리 특영이 예쁘다."
주현정은 경기 뒤풀이에서 목이 잠겼다. “후배들이 부담을 느낄까봐 얘기하지 못했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선택을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양창훈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난겨울부터 아프다고 했는데 국가대표에 보란 듯 선발돼 훈련에서 제외시킬 수 없었다. 아들 계지훈 군을 제대로 안아주지 못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주현정은 양궁선수인 남편 계동현(현대제철)에게 출전을 포기하겠다는 소식을 전할 때는 목이 메었다. “누구보다 고생한 걸 남편이 잘 아니까 포기하지 말라고 할 것 같았다. 오히려 몸을 먼저 생각하라고 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특영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은 7년만의 메이저대회였다. 광주체고 2학년이던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국제대회 활약이 뜸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그는 이번 대회를 선수생활의 전환점으로 여겼으나, 장혜진에게 1점차로 패하면서 단체전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고교 선배이기도한 주현정의 배려 덕에 극적으로 사대에 서게 됐다. 이특영은 언니가 어깨 부상으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출전권을 양보받을 때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부담에도 휩싸였다.
이특영은 “언니가 계속 뛰길 바랐던 게 솔직한 심정"이라면서도 "네 명이 한 팀이라고 생각하니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언니의 몫까지 해낸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유례없는 출전권 양보로 금메달을 얻었으니 기쁘면서도 누구보다 당당하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