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07-31 20:37:28
기사수정

열광적인 반응이다. 좌석이 없어 현장판매가 없는 연극. 김수로 프로젝트 9탄, 연극 ‘데스트랩’(연출:김지호)이다. 연극 ‘데스트랩’은 ‘죽음의 키스’ ‘로즈메리의 아기’로 유명한 작가 아이라 레빈의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초연이후 전 세계에서 계속 재 공연되고 있다.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고, 1982년엔 크리스토퍼 리브와 마이클 케인 주연으로 영화화됐다.

한 때 유명한 극작가였던 시드니 브륄은 슬럼프로 인해 아내와 조용히 미국 코네티컷 웨스트포트에 살고 있다. 어느 날, 그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 클리포드 앤더슨의 희곡‘데스트랩’이 도착한다. 시드니는 성공이 그려질 만큼 매력적인 작품에 욕심이 난다. 게다가 아무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자꾸 유혹을 느낀다. 그런 그를 보며 두려워하는 아내 마이라, 말려보지만 결국 시드니는 클리포드 앤더슨을 집으로 초대한다.

굳이 거창하게 ‘살인’ ‘보복’ 따위의 단어를 쓰지 않아도 진짜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걸 갖고 있는 누군가를 보면 부럽기 마련이다. 그 누군가가 그걸 가질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면 부러움을 넘어서서 질투하게 되고, 조금만 무리하면 빼앗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할지라도 손을 뻗는다. 욕망에 삼켜지는 것이다.

연극 ‘데스트랩’은 이 글이라면 반드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고 사회적 명성과 부가 따라올 것이라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추측 때문에 욕심을 부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제목 그대로 죽음의 덫을 놓고 욕망을 이루기 위해 방해가 되는 것을 처치하려는 것이다. 으스스하고 섬뜩한 느낌이 극 전체에 흐르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느닷없는 웃음은 통쾌하고 신선하다.

게다가 연극은 쉽게 예상 가능한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다. 으스스하다가도 박장대소하게 되고 웃다가 잠시 방심하면 충격적인 전개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웃음과 스릴러의 기막힌 타이밍과 예상 밖의 반전은 이 완성도 높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객석은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다가 곧이어 비명소리가 들린다.

묘한 구조의 시드니의 저택은 ‘덫’을 상징하고 균형이 맞지 않는 구조이다 보니 아슬아슬해 어딘가 툭 치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평온해보이지만 어딘가 숨어서 일격을 기다리고 있는 악의처럼. 벽면에 전시해 놓은 무기들이 주는 서늘함과 결국 그것들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하는 묘한 기대심을 충족시켜주는 이야기의 흐름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결국 이 이야기가 말한다. 혹시 이런 욕망을 느껴본 적이 있느냐고. 조심하라고. 어쩌면 숨어있는 누군가가 당신을 ‘덫’으로 유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 욕망으로 인해 당신은 소중한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잠시도 안심할 순간이 없는 연극은 오랜만이라 신선했다. 게다가 배우들의 호연 또한 상당했는데 무대 위의 배우들을 보면서도 다른 캐스트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까 궁금해진다. 김지호 연출은 ‘특별히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작품을 고친 곳은 없지만 배우들에 따라서 색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각자의 특별한 색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은, 욕망에 휘둘려 자신을 잃어버리는 소설가 시드니 브륄 역에 베테랑 배우 박호산, 김도현, 윤경호, 배역 소개부터 ‘훤칠한 키와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작가 지망생'이어서 부담스러웠다는 클리포드 앤더슨 역에 김재범, 윤소호, 전성우, 시드니의 아내 마이라 브륄 역에 오미란과 이수진, 갑자기 나타나 허를 찌르는 영적 능력을 가진 유명 심령술사 헬가 텐 도프 역은 한세라, 정다희, 시드니 브륄의 변호사로 멍하지만 가끔 날카로운 판단력을 보여주는 포터 밀그림 역에 정윤민, 유병조가 함께 한다.

한편 연극 '데스트랩'은 오는 9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된다. 시원한 웃음과 오싹한 공포를 한꺼번에 체험해보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1451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