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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29 00: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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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티 예술공간 SM에서 창작집단 혼(魂)의 에밀 졸라(Émile François Zola) 작, 김태훈 예술감독, 이현빈 연출의 ‘테레스 라캥(Thérèse Raquin)’을 관람했다.

에밀 졸라는 1840년 이탈리아인 아버지 프란체스코 졸라와 프랑스인 어머니 에밀리 오베르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졸라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포병대에서 근무했다가 프랑스로 옮겨와 살았다. 아버지는 유능한 토목기사였는데,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에서 운하건설을 맡게 되자 졸라의 가족은 1842년 그곳으로 이사했다.

졸라는 그곳에서 18살까지 살다가 1858년 파리로 옮겨와 생루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라는 1859년 대학입학자격시험에 실패했는데, 곧 시인이 되기 위해 습작을 시작했다. 졸라는 3년 후에 출판사 직원이 되는데, 이 해에 첫 단편집인 ‘나농에게 주는 이야기’도 펴내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더불어 같은 해에 졸라는 프랑스 시민으로 귀화한다. 다시 3년 후 출판사를 그만 둔 졸라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나선다.

에밀 졸라 문학의 핵심이랄 수 있는 ‘루공 마카르’ 총서는 1871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했다. 모두 20권이 출간된 ‘루공 마카르’ 총서 중에서 ‘목로주점’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졸라는 유명 작가로 자리 잡는다. 이어 출간된 ‘나나’ ‘제르미날’ 등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졸라는 당대 최고 인기 작가가 된다.

에밀 졸라는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주자로 평가 받는다. 샤토브리앙, 위고, 발자크, 스탕달, 플로베르 등과 함께 19세기 프랑스 소설 시대를 연 대표적인 소설가 중 한 사람이다. 이른바 ‘소설의 시대’라 불리는 19세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우리가 ‘로망(roman)’ 이라고 부르는 장편소설의 대미를 장식한 인물이기도 하다.

‘테레즈 라캥’은 에밀 졸라가 1867년에 펴낸 첫 자연주의 소설로, 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주었다. 특히 자연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적 사고방식이 본격적으로 표현된 대표작 '루공 마카르 총서'를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은 파리의 퐁네프 파사주를 배경으로, 불륜과 살인이라는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어 발표 당시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1860년대 파리. 어렸을 때 고모인 라캥 부인에게 맡겨진 테레즈는 병약한 사촌 카미유와 함께 자란다. 라캥 부인은 건강한 테레즈가 자신이 죽은 후에 카미유를 돌봐줄 거라고 생각해 둘을 결혼시킨다. 카미유와 라캥 부인은 안정된 생활에 만족하지만 테레즈는 자신 안의 야성과 욕망을 채우지 못해 무료해한다. 그러던 중, 테레즈는 어린 시절 친구 로랑을 만나 서로의 육체적 욕망을 채우는 관계가 된다. 두 사람은 카미유를 센 강에 빠뜨려 살해하고 결혼까지 한다. 하지만 밤마다 카미유의 환영에 시달리던 그들은 결국 서로를 미워하게 되는데….
 

여기서 파리의 퐁네프의 파사주는 등장인물들만큼 중요한 요소로, 인물들의 욕망과 공포를 대변하는 공간이다. 졸라는 섹스, 살인, 하층민 주인공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냉철한 태도로 인간의 광기와 공포를 해부하며 당대 사람들의 위선을 작품에 그려 넣었다.

무대는 삼면 벽을 창으로 설정했다. 배경 가까이 등퇴장 로를 만들고, 무대 왼쪽에 침상, 오른쪽에 식탁과 의자, 그리고 등받이 없는 의자도 비치했다. 식탁 뒤쪽으로 캔버스와 이젤을 놓아, 그림그릴 때 사용된다. 후반부에는 침상과 식탁의 위치가 반대로 바뀐다.

연극은 도입에 테레즈에게 부분조명이 들어가고, 식탁 옆에 카미유가 정지된 모습으로 앉아있는 모습과, 로랑이 캔버스에 카미유의 초상을 그리는 장면에 차례로 부분조명이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초상이 완성되고, 카미유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내용전개에서 그림을 그리던 로랑은 가족은 아니고, 카미유의 친구이지만, 가족과 다름없는 대우와 신뢰를 받고 있음이 객석에 전해진다. 로랑은 예절바르고, 건강한데다가 예술적 재능이 있는 인물임이 강조되고, 카미유는 자주 딸꾹질을 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몸을 웅크리며 낯을 찌푸리는 모습에서 그가 병약한 인물임이 알려진다.
테레즈는 이러한 가족의 일상에 젖은 듯 무심한 표정이고, 남편과 어머니의 말에는 순종하지만, 로랑에게는 무관심하다 못해 냉정하다는 느낌마저 객석에 전해진다. 그림이 완성된 축하로 카미유가 샴페인을 구입하러 외출을 하고, 어머니도 잠시 자리를 비우자, 그때 까지 냉정한 모습으로 앉아있던 테레즈가 벌떡 일어나 로랑에게 눈부신 속도로 달려가 몸을 밀착시킨다.

서로의 몸과 마음을 거리낌 없이 밀착시키는 모습으로 보아, 두 사람의 관계가 이미 오래전부터 심상치 않았음이 객석에 전해진다. 카미유의 어머니나, 도미노 게임을 하러 이집을 늘 찾아오는 이웃의 친지들도, 테레즈와 로랑의 관계를 전혀 의심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극에 설정이 된다. 그러니 두 사람의 밀착은 더욱 공고해져 짐승이 혀를 내두를 정도가 된다. 테레즈와 로랑 두 사람은 어느날, 카미유에게 뱃놀이를 가자고 권한다. 보트타기를 겁내는 카미유를 부추겨, 두 사람은 카미유를 뱃놀이에 동참시킨다.

막이 바뀌면 어머니와 친지들의 도미노 게임 판에, 카미유 대신 로랑이 끼어서 놀이도박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친지들과의 대화에서 카미유가 뱃놀이 도중 물에 빠져 사망을 한 것으로 전달이 된다. 모두들 카미유의 죽음에 가슴아파하는 모습과, 슬픔에 차있는 어머니에게 친지들은, 테레즈와 로랑을 결혼시켜 새 아들로 맞아들이고, 집안 분위기를 밝게 바꾸라고 적극 권한다.

장면이 바뀌면 두 사람의 혼례식이 치러지고, 신부화환을 머리에 쓴 테레즈가 집에 돌아와 평소 늘 상 앉았던 자리에 앉아있다. 로랑이 집에 들어와 테레즈에게 다가간다. 그런데 테레즈의 반응의 의외로 냉담하다. 로랑이 사랑 운운하며 몸을 밀착시키려 들지만, 테레즈의 반응은 얼음보다 냉랭하다.

그 까닭을 묻는 로랑에게, 테레즈는 저기에서 카미유가 우리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공포에 젖은 모습을 드러낸다. 로랑이 헛것 운운하며 안심을 시키려 들지만 테레즈는 각자 다른 침대를 사용할 것을 주장한다. 어쩌면 테레즈는 자신의 죄악을 참회하려 드는 듯싶은 것으로도 보인다.

새 부부가 된 두 사람의 갈등이 좀처럼 가셔지지가 않고, 밤마다 카미유의 환영에 시달리며, 두 사람 다 자신들도 모르게 카미유를 죽인 후회와 자책감으로 고민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어느 날 어머니가 듣고 있는 줄도 모르고, 두 사람은 카미유를 물에 빠뜨려 죽인 이야기를 한다. 물론 상대에게 서로 범의를 떠 미루며.

장면이 바뀌면 환자이동의자에 몸을 실은 어머니가 전신이 굳어버린 병에 걸려, 말은 물론 수족을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들 카미유의 살해당한 사실에 충격을 받아 전신 응고 증에 걸린 것이다.

친지들이 도미노 게임을 하러 다시 찾아오고, 어머니는 카미유가 살해된 사실을 친지들에게 알리려, 손가락을 움직여 글씨를 쓰는 시늉을 하지만, 전직 경찰관이었던 친지도 그것을 알아볼 리 만무하다.

대단원에서 테레즈와 라켕은 자책감에 결국 독약을 마시고 자살을 하고, 어머니만 환자이동의자에서 홀로 일어선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주저앉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명진, 유지윤, 박찬진, 이은지, 하태훤, 강순건, 양심규, 김연정 등 출연자 전원의 풋풋한 호연과 나름대로의 산뜻한 성격창출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향후 그들의 발전적 연기가 기대가 된다.

예술감독 김태훈, 제작총괄 이종원, 제작감독 차현석, 기획총괄 박인용 안소림, 조연출 차준혁, 무대감독 장호민, 무대팀장 진지한, 음향디자인 임형섭, 조명디자인 유연석, 음향오퍼 김은호, 조명오퍼 이현아, 그 외 제작진의 열의가 하나로 되어, 창작집단 혼(魂)의 에밀 졸라(Émile François Zola) 작, 김태훈 예술감독, 이현빈 연출의 ‘테레스 라캥(Thérèse Raquin)’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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