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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26 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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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시대엔.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두고 결혼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을 정도니까. 애인 한 두 사람 가진 유부남 유부녀는 흔한 시대니까. 그래도 당사자에겐 엄청난 일일까? 격정적인 노래와 분위기로 압도하는 뮤지컬 ‘머더 발라드’의 이야기이다.

뜨겁게 사랑했던 탐과 사라는 어느 새 시들해지고 탐은 사라를 떠난다. 이별에 힘들어하는 사라 곁에 착실하고 다정한 마이클이 나타나고 사랑보다 따뜻함을 원했던 사라는 그와 결혼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결혼생활은 어느새 권태로워지고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탐이 그리워진다. 결국 두 사람은 금지된 사랑에 다시 불타오른다.

대사 없이 진행되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다 보니 전개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락(Rock)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라이브밴드가 무대 위에 자리하고 있어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몰입도가 상당하다. 작은 대사들도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음악의 힘이 크다. 또한, 친절하게 극을 진행하는 나레이터라는 배역이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탐이 운영하는 바(Bar)를 무대 위에 만들어 마치 손님처럼 Bar석에 앉아있는 관객들은 바로 눈앞에서 움직이는 섹시한 배우들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사라와 마이클의 딸 프랭키 석이 있는데 남자관객이 앉으면 더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대와의 거리를 한껏 좁히고 관객들을 ‘편’으로 만드는 재미있는 장치이다.

노래만으로 흘러가지만 강렬한 배우들의 연기는 노래를 타고 가슴을 두드린다. 드럼소리, 베이스기타소리로 노크하는 것 같다. 어떤 여자라도 사로잡는 매력적인 남자 탐과 남편과 아이가 있는데도 굳이 탐을 만나러 간 사라의 마음은 왠지 드라마 속에 들어간 듯한 두근거림을 준다.

이 강렬한 뮤지컬이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식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배우들의 노래와 춤, 격정적인 몸짓은 갈등의 절정에 이르러서는 숨도 쉬기 어려울 만큼 서로를 몰아붙이고 전쟁 같은 갈등은 화려한 조명 속에서 타오르는 듯 보인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인간이 느끼는 권태란 얼마나 무서운가. 소중하다고 입에 담으면서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겹다고’. 그래서 조금은 망설이지만, 어쩌면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끝내 눈을 돌린다.

잠깐 만나보는 것뿐이야, 잘 있는지 보고나면 괜찮을 거야 하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그리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먹어선 안 되는 걸 알면서 선악과를 베어 문 아담과 하와처럼. 그것이 모든 것을 다 잃게 되는 길이라 해도 굳이 들어서고야 마는 것이다.

마침내 변해가는 사라를 보며 자신이 너무 신경써주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던 착한 남자 마이클은 사라의 배신을 알게 되고 세 남녀는 지독한 갈등에 휩싸인다. 세 인물을 설명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나레이터는 때론 예언자처럼 이야기하고 때론 주변인물처럼 곁을 맴돌면서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굉장한 몰입도와 매력이 넘치는 작품의 진짜 재미는 공연 후 이어지는 커튼콜이다. 각 인물들의 솔로 곡들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것 외에도 객석으로 난입하고 바(Bar)석의 관객들에 장난을 치기도 하며 한껏 달아오르게 만드는 그야말로 락(Rock) 라이브 공연이다. 배우와 관객 모두가 소리 지르고 춤을 추며 자신도 모르게 쌓여왔던 것들을 잠시나마 다 토해낸다. 모두가 미쳐가는 시간, 잠시라도 그런 즐거움 쯤 누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2013년 최초의 라이센스 공연을 올려 사랑받았던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초연멤버 전부가 똘똘 뭉쳐 대학로에서 앙코르 공연 중이다. 사라에 집착하는 매력적인 남자 탐 역에 최재웅, 한지상, 성두섭, 강태을, 사랑에 목마른 여자 사라 역에 린아, 임정희, 박은미, 장은아, 사라의 남편 마이클 역에 홍경수, 조순창, 김신의, 극을 진행하는 섹시한 나레이터 역에 홍륜희, 문진아, 소정화 배우가 열연한다. 대명 문화 공장 1관에서 이달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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