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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07 2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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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 우리극연구소의 백하룡 작.연출 ‘길 잃어 헤매던 어느 저녁에 맥베스’를 관람했다.

텅 빈 무대에 1m 높이와 2.5m 길이의 철제 조형물이 주점의 탁자로 사용되고, 18층 높이의 아파트 옥상 난간이나, 실내 탁자, 또는 점술가의 집의 단으로 사용된다, 정면 벽에 옷을 거는 장식이 있고, 남성출연자들이 거기에 옷을 건다. 무대 오른쪽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객석출입구가 등퇴장 로이고, 무대 오른쪽에도 등퇴장 로가 있다.

연극은 도입에 주점장면에서 출발한다. 여주인이 철제 조형물을 깨끗이 닦는 모습이 반복되고, 남성출연자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옷을 벗어 벽에 걸고 여성의 옷으로 갈아입은 후 맥주를 마시기 시작한다.

잠시 후 맥베스가 트렁크를 들고 등장한다. 맥베스는 여성 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자신의 옷차림 그대로 술을 청해 마신다. 옆자리에 있던 한 배우라는 남성의 질문에 맥베스는 전쟁터에서 돌아왔노라고 한다. 그러자 배우는 삶은 전쟁터나 마찬가지라고 떠든다. 맥베스가 실제 전쟁에서 전투를 치르고 돌아왔다고 하니까. 여장남성들은 맥베스 원작의 마녀들처럼 지껄이기 시작한다. 장차 맥베스는 영주가 되고 만인의 왕이 될 거라며. 그 말에 맥베스는 자신은 충성스런 군인이고 쿠데타를 할 의사가 없다며, 떠들던 사람들을 한명한명 쏘아 죽인다. 배우가 그들 중 임산부도 있고 어린이도 있다며 총쏘기를 말리지만 맥베스는 남기지 않고 모두 쏘아 죽인다. 그리고 배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맥베스가 귀가를 하고, 부인이 그를 반긴다. 20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으니, 그 부인의 반가움이 어떠하랴? 그런데 집에서는 전쟁영웅답지 않게 공처가로서의 맥베스의 모습이 드러난다. 부인은 남성복차림을 하고 맥베스는 여장차림으로 남성복의 부인에게 공손히 고분고분하게 대한다. 맥베스를 따라온 배우는 이 집 유모노릇을 하며 역시 부인에게 복종한다.

부인은 맥베스에게 잠자리를 원한다. 그 때 여장차림의 남성들의 망령이 나타나 다시 한 번 맥베스가 권좌에 오르리라는 예언을 한다. 그리고 배우의 아들이 종당에는 왕이 되리라는 예언도 함께 지껄이며 사라진다. 부인은 망령들의 예언을 신뢰하고 맥베스가 권좌에 오르기를 갈망한다. 맥베스 대신 악역을 맡아서 한다. 그런 후 부인은 천기누설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비밀을 알고 있는 배우을 죽이려 든다. 배우는 자신에게 어린 자식이 있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한 후 도망한다.

배우는 어린 자식과 만난다. 그런데 자식이 위해를 당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다가 자식의 두 눈을 뽑아버린다. 앞 못 보는 장님을 설마 죽일까 하는 마음으로... 곧이어 맥베스와 부인이 추격자와 함께 등장해, 배우의 자식을 데리고 간다.

맥베스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중증환자가 된다. 이를 보다 못해 부인은 점쟁이들을 찾아간다. 점쟁이는 겨울나라에 얼음이 녹아 없어지지 않듯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자는 맥베스를 해칠 수 없다는 점괘를 알려준다.

맥베스는 장님인 배우의 아들을 18층 높이의 아파트 난간으로 데리 올라간다. 아들은 맥베스의 살해의사를 알아차리고 젓가락으로 자신의 두 귀를 찔러, 장님에 귀머거리까지 된다. 그리고 장님에 귀머거리가 무엇을 하겠느냐며 살려달라고 애원을 한다. 그러나 맥베스는 아이를 난간에서 밀어버린다.

장면이 바뀌면 첫 장면의 주점이다. 맥베스가 배우와 이야기를 한다. 배우가 세상에 젊은 지도자가 나타났다며, 오랜 압제와 그늘진 세상이 지나가고 새벽이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맥베스는 그말을 듣고 분노로 배우의 목을 부러뜨린다. 맥베스 부인도 자신이 부왕을 죽인 악행을 지워버리려 하지만, 몸의 피비린내가 가시지를 않으니, 반 정신이상자가 되어 18층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민중봉기의 함성과 함께 배우의 아들이 폭약을 손에 들고 등장한다. 맥베스가 등장해 아이를 보고 놀란다. 18층에서 떨어졌는데 어떻게 살아있는가 하고. 아이는 떨어지다 나뭇가지에 걸려 살았노라 대답한다. 그리고 자신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게 아니라, 인큐베이터에서 자라났다는 이야기를 맥베스에게 들려준다. 충격을 받은 맥베스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아 자결을 한다.

배우의 아들이 퇴장을 하면, 눈 못보고 귀 못 듣는 그의 뒤를 민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따라간다. 그 나라의 앞길도 보나마나 빤하구나 하는 예측을 관객이 하는 순간 연극도 끝이 난다.

이동준, 황유진, 배준일, 김아영, 이흔지, 송준형, 김세영, 김신혜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연출력과 어우러져 독특하고 기발한 한편의 맥베스로 창출시켰다.

무대감독 김경수, 움직임디렉터 고재경, 조명디자인 조인곤, 음향디자인 김정훈, 그래픽디자인 김솔 등 제작진의 기량이 잘 드러나, 연희단거리패 우리극연구소의 백하룡 작 연출의 ‘길 잃어 헤매던 어느 저녁에 맥베스’를 창의력이 돋보이는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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