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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4-23 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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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태양왕’은 17세기 프랑스의 절대 군주 루이 14세의 사랑과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프랑스의 시민혁명의 시기는 유럽 전체가 변화의 시대였기에 수많은 예술들이 그 시대를 담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화려한 베르사이유 궁전을 짓고 문화와 예술을 끌어 올렸던 왕으로 그는 프랑스의 역대 왕 중 가장 긴 시간을 왕으로 군림했다. 그 자신이 곧 프랑스였던 루이 14세, 태양왕을 무대에서 만났다. 어린 아이 때 이미 왕이 됐지만 너무 어려 어머니인 안느 대비와 마자랭 추기경의 그늘에 묻혀있었던 루이 14세가 대관식과 함께 왕으로서 살아가고자 다짐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청순하고 아름다웠던 마리 만치니, 그의 사랑에 집착하는 여인 몽테스팡 부인, 어린 시절 우연한 만남 이후 늘 그를 위해 기도해 온 프랑소와즈, 세 여인과의 운명적인 사랑이 펼쳐진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루이14세의 동생인 필립 경이 극의 활력소로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프랑스를 위한다면서 루이 14세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마자랭 추기경과의 대립, 사랑하지만 ‘왕’이기 때문에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아름답고 세련된 선율로 다가온다.

특히 ‘왕이 되리라’는 넘버는 태양 같은 왕이 되겠다는 그의 다짐을 선언하는데 마치 관객모두가 프랑스의 시민이라도 된 것 같은 웅장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2막의 이자벨과 보포르 공작의 ‘하늘과 땅 사이’는 마자랭 추기경의 음모로 감옥에 갇히게 된 상황에 맞물려 절절한 두 사람의 사랑과 운명을 노래하는데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적인 느낌이 아름답다.

다른 프랑스 뮤지컬과는 달리 MR(반주 음악)만 사용하지 않고 라이브로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풍성하게 사용했고, 300벌에 달하는 화려한 의상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인 배우와 무용수들을 분리, 20명이 넘는 무용수들이 발레, 현대무용, 아크로바틱, 서커스까지 선보임으로 볼거리도 상당하다.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움직임은 공연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노래와 이야기만 가지 와 드라마는 국내 정서에 맞게 재창작하는 논 레플리카 뮤지컬은 그동안 큰 성과를 거둬왔다. 하지만 뮤지컬 ‘태양왕’은 그 부분에서 조금은 아쉽다.

군데군데 마자랭 추기경을 견제하고, 의식 있는 시민지도자 충신 보포르 공작을 곁에 두는 정치적인 왕으로서의 모습이 너무 축소된 것이 아닌가 한다. 여인들과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인 듯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짐이 곧 국가다”는 말은 오만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력과 힘을 가진 왕의 모습이 궁금했기 때문에 ‘절대군주’라고 알려진 ‘태양왕’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도 결국 사랑하는 여인들 앞에서 “한 남자로 네 앞에 서겠어”라고 말한다. 진짜 권력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어쩌면 절대적인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인 루이14세, 자신만의 자유로운 삶을 꿈꾸고 살았던 필립 경, 자신의 군주를 믿고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과 살아간 보포르 공작, 결국 버려졌으나 뜨겁게 루이 14세를 사랑하고 갈망했던 몽테스팡부인, 가장 순수하게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마리 만치니, 알아주지 않아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며 섬기다 결국 곁에 있게 된 프랑소와즈. 모두가 다르지만 필연적이고 절대적인 사실 하나는 그들이 동시대를 살아냈다는 것이다.

‘삶’이야말로 진짜 권력이 아닐까?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신이 포기하지 않는 한 아무리 흔들리고 넘어지고 깨져도 오직 스스로 버텨 지켜내는 ‘삶’. 화려한 무대와 미술,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뻔하지 않은 넘버, 공연의 질을 높여주는 수준 높은 안무와 영상, 아직 완전히 흐름이 잡히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지만 뮤지컬 <태양왕>은 놓칠 수 없는 선물임에 틀림없다. 오는 6월 1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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