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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4-07 10: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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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아시아 연출가전 헨릭 입센 작, 중화인민공화국 왕충(王翀) 연출의 ‘유령 2.0’을 관람했다.

무대정면에 스크린을 내리고, 안쪽 왼편에 식탁과 의자를 세로 방향으로 놓고, 벽에는 그림 없는 액자를 여러 개 달아놓았다. 의자 위에도 액자를 올려놓았다. 무대 오른편에는 전자건반악기와 기기를 다루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이 극은 시종일관 3인의 촬영담당자가 출연자들의 연기를 촬영해, 곧바로 정면 스크린에 영상이 투사되도록 하고, 출연자들의 중요대사도 문자를 스크린에 투사하는 방법으로 시종일관 공연을 이끌어 간다.연기자들은 무대에서 대사하듯 입과 입술만 움직일 뿐, 무성영화장면에서처럼 대사는 들리지가 않는다. 들리는 것은 음악과 출연자의 병적인 기침소리 뿐이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이 극에서는 원작희곡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알빙 부인의 남편 알빙 대위와 알빙 저택의 하녀였던 레지이네의 어머니, 그리고 알빙 대위의 정부들, 목수 엥스트란드의 정부 등이 유령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모든 출연자들은 창백한 얼굴바탕에 퀭한 눈 분장으로 유령을 연상시킨다. 왕충의 연극 ‘유령 2.0’은 출연자 전원이 유령의 모습으로 ‘유령 2.0’을 연기한다.

연극의 도입에 등장하는 목수 엥스트란드가, 선원의 집을 지을 작정이니, 딸 레지이네더러 알빙 저택을 떠나 자신에게로 와 새 일을 맡아 하라고 권하나, 레지이네는 거절을 한다. 알빙 대위의 유지로 고아원 개원일이 다가오자 그 일을 책임지고 있는 만데르스 목사가 알빙 부인을 찾아온다.

과거 알빙 대위가 여러 여인들과 무질서한 성 접촉을 하고, 부부 금실이 파괴되자, 알빙 부인은 집을 뛰쳐나와 만데르스 목사에게 몸과 마음을 의지하려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만데르스 목사의 거절로 그 일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향후 두 사람의 감정은 평상을 넘어서는 밀착된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

엥스트란드는 만데르스 목사가 자신의 사업에 동조를 하도록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려 한다. 엥스트란드와 만데르스 목사는 고아원 개원에 참석하러 퇴장한다. 그 때 알빙 부인의 아들 오스왈드가 허랑방탕한 생활에서 치명적인 병을 얻고 귀가한다. 알빙 부인은 아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인다.

오스왈드는 하녀 레지이네를 보자마자 사랑과 욕정을 동시에 느끼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레지이네도 마찬가지 심정으로 오스왈드를 대한다. 오스왈드와 레지이네의 밀착을 눈치 챈 알빙 부인은, 과거 알빙 대위와 이집 하녀였던 레이지네의 어머니와의 불륜관계로 해서 레지이네가 태어난 사실을 아들인 오스왈드에게 알리려 한다.

그때 만데르스 목사가 고개를 떨어뜨린 모습으로 등장을 한다. 엥스트란드가 그 뒤를 따라 들어온다. 엥스트란드의 말로는 만데르스 목사가 들고 있던 촛불로 해서 고아원이 전소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엥스트란드는 그러한 사실을 입을 봉하고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노라는 약속으로, 만데르스 목사를 자신의 사업에 동조하도록 묶어둔다. 오스왈드는 레지이네에게 청혼을 하고, 알빙 부인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알빙 부인은 고아원 화재와 아들 오스왈드의 청혼, 그리고 발작적 기침과 함께 알코홀에 몸을 의지하는 오스왈드의 모습, 그리고 의사로부터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해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오스왈드의 병원진단서를 보고충격을 받는다. 대단원에서 레지이네 역시 오스왈드의 치명적인 병을 알고, 알빙 저택을 떠나는 장면과, 죽어가는 오스왈드를 껴안고 괴로워하며 통곡하는 알빙 부인의 모습에서 무언극은 영상과 함께 마무리가 된다.

김현아가 알빙 부인, 목사 이형우, 목수 김재형, 아들 우동헌, 하녀 김민선, 알빙 대위 김영택, 레지이네의 어머니 박미선, 어린시절의 오스왈드 배성민, 의사 김춘식, 정부 김록운 김진아 장 정 등 출연자 전원의 무언극은, 관객을 오히려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영상과 문자영상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는 독특한 연출력을 감지하게 된다.

조연출과 통역 이광복, 통역 이배, 조명 황동규, 의장다자인 김정향, 음악감독 서상완, 편집 김록운 장정, 촬영 김춘식 김진아 김재형, 디지털 피아노 김현아 김민선 김록운 통역 장정 무대 이주은 등 스텝 모두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김성노)의 아시아연출가전, 헨릭입센 작, 중화인민공화국 왕충(王翀) 연출의 ‘유령 2.0’을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영상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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