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예술무대 산의 조현산 작/연출의 ‘그의 하루’를 관람했다.
‘그의 하루’는 팬터마임과 인형극을 합한 연극이다. 이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작품을 쓰고 연출을 한 조현산이 주인공 역까지 맡아서 한다.
주인공은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일반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일에서 얻은 피로를 술로 간단하게 푼다. 그러다 보니 매일 음주를 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코는 색깔이 빨갛게 변해간다. 술을 마시고 자니 늦잠을 자게 되고, 잠을 자면 꿈을 꾼다.
어릴 적,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고 언덕을 넘어갈 때, 뒤에서 밀면서 함께 언덕을 넘어서던 꿈, 같은 또래의 어린이들과 함께 놀며 수영을 하던 꿈도 꾼다. 꿈속에서 예쁜 물고기와 어울려 즐겁게 수영을 한다. 어린시절 장면이나 물속의 물고기는 인형극으로 연출된다.
그러다 보니 늦잠을 자게 되고, 주인공은 허둥지둥 상의를 챙기고, 구두를 든 채로 버스 정거장으로 달려간다. 주인공은 사람 가득 찬 버스를 노치기도 하고, 인파에 떠밀려 승차를 못하기도 하고, 연세든 할머니를 태워드리느라 버스를 노치기도 한다. 그러니 출근시간이 지나서야 회사에 도착을 해, 지각하는 일이 빈번해 진다.
대머리에다 눈이 커다란 사장이 눈을 부라리며 주인공을 질책한다. 야단을 맞은 주인공의 일솜씨가 차분하지를 못하니, 사장은 화를 벌컥 내며, 주인공에게 회사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른다. 거리를 배회하던 주인공은 서커스단의 곡예에 눈길이 간다. 서커스 곡예를 기웃거리는 주인공을 단원들이 끌어들인다. 그리고 우리에 가둔다. 그리고 개를 길들이듯 주인공에게 훈련을 시킨다. 개 목걸이 대신 넥타이가 개 줄처럼 사용된다.
단원은 훈련이 잘 안 되면 주인공에게 채찍질을 하며 다그친다. 주인공은 견디다 못해 서커스단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다시 다니던 회사로 돌아간다. 주인공이 일하던 회사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일 열로 생산되는 제품이 차례로 진열대에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은 제품을 정리하려 하지만 익숙하지 못하다.
다시 대머리 사장이 눈을 부라리고 질책과 함께 아예 주인공을 해고시킨다. 거리로 나선 주인공 불빛 찬란한 고층건물 주위를 힘없이 걷는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상난간에 올라선 주인공은 신을 거기에 벗어놓고 건물 아래로 뛰어내린다. 주인공의 뛰어내리는 모습은 슬로우 비디오로 촬영한 것처럼 느린 동작이다.
주인공이 잠든 이불위로 커다란 천이 펼쳐지고 그 천은 강물로 바뀐다. 물속에서 주인공은 수영을 하고, 거대한 아위같은 물고기가 주인공을 집어삼키려 들지만, 주인공의 수영솜씨는 아귀 따위는 문제도 아니다.
하늘의 둥근 달도 주인공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는다. 달은 주인공할머니의 인자한 얼굴로 바뀌기도 한다. 이런 모든 행동이 주인공의 꿈이다. 주인공은 두꺼운 이불속에 잠들어 있고, 요란한 시계의 째깍 소리에 주인공은 잠을 깨고 시계를 쳐다본다. 벌써 출근시간이 임박했고, 주인공은 시계에 아무 물건이나 던진다. 물건이 시계에 부딪치면, 시계는 멎는다. 주인공은 다시 허둥지둥 상의를 챙기고 구두를 든 채로 출근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조현산, 류지연, 김양희, 최석원 등이 출연해 인형을 가동시키며 연극을 이끌어간다. 인형의 동작 하나하나가 원활하고 유려한 것을 보면, 연습량이 많았음을 실감하게 된다.
프로듀서 오정석, 미술감독 류지연, 음악감독 정재환, 조명감독 카버킴 최재호, 디자인 주지나, 기획팀장 어영미, 홍보 김혜진 신나래 김승우 등 스텝 모두의 노력과 기량이 돋보여, 극단 예술무대 산의 조현산 작/연출의 ‘그의 하루’를 동화같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