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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3-13 15: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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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플라토는 13일부터 오는 6월 8일까지 정연두의 개인전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전을 개최한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골드스미스 컬리지에서 수학한 정연두는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최연소 ‘올해의 작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 그리고 2012년 미국 아트앤옥션 선정 ‘가장 소장가치 있는 50인의 작가’ 등 국내의 미술계가 가장 주목하는 한국 작가이다.

특유의 온기와 유머, 감동과 재미가 있는 작품을 전개해 온 작가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베니스 비엔날레, 상하이 비엔날레 등 국제무대에서고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국내에서 6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국내에 소개될 기회가 적었던 초기 대표작과 함께 뉴미디어와 퍼포먼스로 확장된 2점의 신작을 소개한다.

특히 신작 2점은 로댕의 ‘지옥의 문’을 재연한 가상 조각을 통해 벌거벗은 인간의 근원적인 내면을 바라보는 무거운 성찰과, 대중문화의 현상을 주제로 스타를 추종하는 인간 군상에 투영된 그들의 욕망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재고하는 가벼운 관점을 제시한다.

# 베르길리우스의 통로

플라토의 글래스 파빌리온에 상설 전시된 ‘지옥의 문’ 앞에서 3D 영상 기기를 통해 바라보는 ‘베르길리우스의 통로’(2014)는 로댕의 역작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상들을 실제 모델로 재현한 가상의 조각 작품이다.

스승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을 경험한 단테의 ‘지옥의 문’은 21세기 디지털을 통해 현대의 ‘지옥의 문’으로 거듭나면서, 관람객들은 가상의 현실 속에서 우리시대 인간의 내면을 새롭게 사유케 된다.

작가가 일본에서 체류하던 중 보지 못하는 현실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한 맹인 안마사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이 작업은 실존 하지 않는 가상의 작품을 경험케 해 ‘보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자문하게 된다.

작가는 촬영과 합성에 긴 시간을 요하는 수공작업인 3D 이미지 실사를 통해 37년 동안 고뇌하면서 19세기 파리인의 생생한 초상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인간상을 담아낸 로댕의 작업을 오마주 하는 한편, 첨단 장비가 보여 주는 가상 조각을 통해 스마트폰 등 일상의 범람하는 이미지에 갇혀 현실을 외면하는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 크레용팝 스페셜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또 다른 신작 ‘크레용팝 스페셜’(2014)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보여 준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얘기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꿈을 실현해 주던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을 팝저씨들을 통해 재발견한다.

이 작품은 걸그룹 크레용팝의 중년 아저씨 팬층 ‘팝저씨’들과 작가가 함께 기획한 퍼포먼스와 설치작업으로, 전시장 안에 크레용팝 만을 위한 공연 무대를 제공한다.

반주에 맞춰 응원구호를 외치는 아저씨들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무대는 크레용팝을 위해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으로, 꺼지지 않는 조명과 음악은 이들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리지만,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팝저씨’들이다.

이들은 크레용팝이 길거리를 전전하면서 무료 공연을 하던 무명시절부터 현재의 스타 자리에 오르기까지 현장에서 크레용팝과 함께 땀 흘리고 응원하며 다져진 부성애와 전우애로 무장한 충성스러운 후원자들이다.

단순히 여자 아이돌에 열광하면서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삼촌팬과는 달리, 팝저씨들은 스스로 안무 영상이나 무대 옆을 장식하는 수많은 의상과 소품을 제작하고 공유하면서 크레용팝을 통해 성공의 열망을 충족시키고 대리만족할 뿐만 아니라, 스타를 매개체로 창의성을 발현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위안과 해방감을 찾는다.

# 초기 사진 작업들과 영상작업들

또 이번에 출품되는 작가의 초기 사진작업들은 ‘꿈’과 ‘소망’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회계층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영웅’(1998)은 현실을 잊고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자유롭게 질주하는 동네 자장면 배달부의 모습을 담아내 작가가 다른 이들의 꿈에 관심을 갖게 된 첫 사진작품이다.

이후 작가는 사람들이 소망하는 미래의 꿈들을 작품으로 실현시키는 ‘내사랑 지니’(2001-), 아이들의 상상으로 그린 드로잉들을 현실로 재현하는 ‘원더랜드’(2003)를 통해 다양한 사회계층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또한 ‘상록타워’(2001)는 서울 동부에 위치한 임대아파트 상록타워 주민 32가구의 가장 이상적이고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 주는 가족사진들로 구성된 연작이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연출하는 이 사진들은 아파트의 이름처럼 ‘항상 푸른’ 삶을 꿈꾸는 이들의 공통된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도쿄의 번화가 긴자의 명품 브랜드샵 점원들을 촬영한 10점의 사진 연작 ‘도쿄 브랜드 시티’(2002)는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춰 연출된 점원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의 표면과 내면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포착하고 한 개인으로서 각 인물들의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작인 ‘식스 포인츠’(2010)는 작가가 디지털 편집기술을 처음으로 시도하면서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탐색했다. 대도시의 삶과 고독과 애환을 주제로 다룬 이 작품은 다양한 민족별 소자들이 거주하는 뉴욕의 6구역을 배경으로 혼잡한 대도시의 일상을 마친 시간이 멈춘듯한 낯선 풍경으로 연출한다.

밝은 스포트라이트의 조명으로 비춘 거리의 모습을 미세한 간격으로 촬영한 수백 장의 사진들을 합성해 완성된 장면과 화면 밖으로 나지막이 들리는 익명의 목소리들은 고국에 대한 회상과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애환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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