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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3-09 19: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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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에서 (재)국립극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종환 역, 이병훈 연출의 ‘맥베스’를 관람했다.

최초의 ‘맥베스’ 영화는 1948년에 명배우 오손 웰즈가 감독한 ‘맥베스’이다.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하고 셰익스피어 원작의 줄거리를 따랐으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로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으나, 상징성과 기법에서 현재는 좋은 영화로 평가를 받는다.

1971년에 제작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맥베스’는 세 명의 마녀가 아니라, 수많은 마녀와 마녀의 나신, 그리고 레이디 맥베스까지 몽유병 상태에서 나체로 출연을 시키는 등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이 많은 영화로 기억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극단 신협이 1950년대 초반 6 25 동란기간에 ‘햄릿’ ‘오셀로’ ‘맥베스’를 공연했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역사에서 취재한 작품이다. 주인공 ‘맥베스’는 국왕 덩컨(Duncan)의 사촌으로 귀족이며, 반란군을 진압하는 등 많은 전투에서 공적을 쌓은 훌륭한 장군이다. 인간성이 풍부하지만 연약한 성격에다 강렬한 시적 감수성을 지닌 그는 어느 날, 장차 스코틀랜드의 왕이 되리라는 마녀들의 예언을 듣고 엉뚱한 야망을 품는다. 그의 아내 역시 그에게 왕이 되라고 부추긴다.

그는 덩컨 왕을 시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점점 많은 사람을 죽이는 폭군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맥베스 부부는 죄의식과 양심의 가책으로 공포와 불면의 나날을 보낸다. 마침내 부인은 몽유병의 발작으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맥베스도 왕자 맬컴(Malcolm)과 함께 잉글랜드 지원군의 도움을 받아 쳐들어 온 맥더프(Macduff)의 칼을 맞고 죽는다. 권력의 욕망이 비극적 종말을 불러온 것이다. 이제 정당한 왕위계승자인 왕자 맬컴이 왕위에 오르고 스코틀랜드는 질서가 회복되어 안정을 되찾는 등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이 바로 잡혀 제자리를 찾게 된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비교적 짧은 작품이며, 사건이 신속하게 집약적으로 전개되는 특성이 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부차적 사건(sub-plot)이 없고 플롯은 오로지 주인공 ‘맥베스’에게 집중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주의는 ‘맥베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극은 주인공 한 사람에 대한 분석 이상의 그 무엇을 제공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맥베스’의 왕위 찬탈 과정에서 보는 것처럼 마녀들의 예언이 곧장 현실로 이루어지는 등 사건이 속도감 있게 집약적으로 전개되어 관객에게 강렬하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조는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극의 갈등을 일으킬 사건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제시부분(Exposition)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짧은 소동과 혼잡이 일어나고 주인공은 화제에만 올라 관객을 긴장시킨다. 제2부는 갈등의 시초.전개.기복을 취급하는데 이것을 갈등부분(Conflict)이라 한다. 여기에서는 사건이 생장하고 절정(Climax)을 지나 전환점에 달한다.

제3부는 갈등의 결말이다. 여기에 이르면 흔히 전쟁이 벌어지고 사건이 자연스런 파국적 결말을 맞게 된다. 이것을 대단원(Catastrophe)이라 한다. ‘맥베스’는 이러한 전형적인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명동예술극장의 무대는 건설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 난 철판을 중간 막과 가리개로 사용을 한다. 안쪽에 철판은 구멍 대신 육각형의 문양이 들어가 있고, 그 두 개의 철판을 무대 좌우로 열고 닫아 장면변화에 대응한다. 철판에 출입문이 달려있어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가 사용된다.

도입에 무대 바닥에서 새빨간 의상의 요염한 마녀 세 명이 뚜껑을 들치며 등장하고, 배경 막 가까이에 있는 무대좌우로 연결되는 긴 교량을 무대 상하로 이동시키거나, 좌우로 경사를 지도록 움직여 극적효과를 높이고, 무대 왼쪽에 레이디 맥베스의 침상을 마련해, 맥베스가 돌아와 레이디 맥베스가 벌이는 사랑장면을 열정적으로 다뤘고, ‘맥베스’가 왕좌에 오르는 장면은 무대 중앙에 삼단높이의 단을 계단식으로 쌓아놓고 그 위에 옥좌를 배치해 존엄성을 높였다.

대관식 직후의 연회장에서의 식탁과 의자의 배치도 무대 중앙에 마련하고, 극의 후반에 버남 숲의 이동장면은 배경 막에 숲의 영상을 투사해 일렬로 늘어선 병사들의 방패에도 숲의 영상이 투사되어 장관은 물론 명장면이 되었다. 맥베스와 맥다프의 칼싸움장면은 텅 빈 무대에서 펼쳐진다. 대단원은 철제 가리개가 닫히고, 무대바닥의 뚜껑이 열리면서 도입에서처럼 요염한 마녀 셋이 구멍에서 기어 나와 “좋은 것은 나쁘고, 나쁜 것은 좋은 것, 안개와 더러운 공기 속을 날아다니자”하며 퇴장하는 장면에서 극이 마무리가 된다.

‘맥베스’로 박해수가 출연해 훤칠한 용모와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레이디 맥베스로 김소희가 출연해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과 관능적인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곽은태, 남기애, 한갑수, 김현웅, 김선화, 한규남, 장재호, 김정환, 송영근, 한동규, 변유정, 이종무, 김수연, 이원희, 장원석, 김정훈, 홍아론, 정현철, 이승헌, 강대진, 허진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단련된 신체는 국립극단의 발전적 장래를 예측케 한다.

미술 신선희, 조명 김형연, 의상 이유숙, 음악 박소연, 음향 엄태훈, 소품 최슬기, 분장 안혜영, 영상 최용석, 움직임연출 유진우, 보이스코치 류미, 신체지도 이상철, 드라마투르기 이은기, 그리고 그 외 스텝진의 노력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종환 번역, 최창근 윤색, 이병훈 연출의 ‘맥베스’를 세계 연극제에 출품해도 좋을 독특하고 탁월한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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