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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어스’ 2015 Fall 컬렉션 공개...‘반대적 성향의 끌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패션 위크 행사에서 미국 패션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가 2015 Fall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15 Fall 컬렉션의 주제는 ‘반대적 성향의 끌림’(OPPOSITE ATTRACT)이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우아하면서도 심플한, 그리고 로맨틱한 무드 VS 엄격한 무드, 밤 VS 낮의 이중적 대립이 이번 마이클 코어스의 15 FW의 컬렉션에 표현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길고 가늘게 떨어지는 고급스러운 니트 룩, 밀리터리 포인트가 들어간 하버데셔리 케이프, 여성스러운 러플이 나풀거리는 스커트, 세련된 스커트 수트, 트럼펫 모양의 스커트와 드레스들, 편안한 파자마 룩, 세련되고 모던한 이브닝 룩은 이번 컬렉션에서 주목해야 할 룩이다.
다마스크와 벨벳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건 체크(GUN CHECK), 트위드, 폴라드와 페이즐리의 만남, 올리브, 연갈색, 그리고 초콜렛 색은 전체적인 컬렉션의 따뜻한 톤을 담아냈다.
스모키한 짙은 회색과 챠콜색,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네이비 뿐 아니라 톤 다운된 빨간색과 녹 파랑색, 옥색과 황록색 등도 이번 컬렉션의 포인트가 된다. 사첼백부터 긴 숄더 백까지 다양한 구성의 트래블 백이 돋보이며, 남성적인 옥스퍼드화, 몽크 스트랩의 샌달은 실루엣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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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발자국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뮤지컬 ‘런웨이비트’는 2013년 창작산실 대본공모 최우수상 수상, 2014년 창작 뮤지컬 우수 작품에 선정된 작품이다. 약 4년간의 발전 과정을 거쳐 올해 무대에 올랐다. maha(하라다 마하 原田マハ)의 인기 휴대폰 소설 ‘데코토모’를 원작으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패션(Fashion)이라는 소재를 통해 발랄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휴대폰 소설의 완결 이후,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소설, 만화로 재창조 되었으며 작품에 등장한 의상이 실제 어패럴 메이커로부터 브랜드 화 되어 판매됐다.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폭넓은 애정을 폭발적으로 누리고 2011년에는 영화 ‘NANA’ ‘소라닌’ 등으로 유명한 청춘 영화 감독 오오타니 켄타로가 동명의 영화로 제작했다.
폐교 위기에 처한 청산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비트, 교실에서 왕따이자 컴퓨터 오타쿠인 완규, 고등학생이지만 인기 모델인 미니, 비트에게 반한 지수를 중심으로 어리고 서툴지만 청소년기 특유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 꿈을 보여준다.
완규는 비트를 통해 왕따 당하는 찌질이에서 아이돌 급의 멋진 모습으로 변신한다. 마지막 축제에서 패션쇼를 기획해 아이들은 똘똘 뭉쳐 폐교 위기로부터 학교를 구해낸다. 가장 핵심인물이었던 고등학생 모델이었던 미니가 갑자기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는데 자총지종을 알게 된 친구들은 미니를 구하기 위해 다시 패션쇼를 연다.
청소년. 미완의 대기이기에 불안하고 서툴기 짝이 없지만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다.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나이처럼 작품은 줄곧 미소를 짓게 만든다. 신인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고등학교를 재현하다보니 생생하고 싱그럽다.
장면전환을 위해 소품을 직접 나르거나 소품이 되어 군무로 이어지는 등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던 반면 등퇴장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대 한쪽에 숨어있는 어설픔이 눈에 띄어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운 설렘이 가득 느껴지는 유쾌한 작품이다.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로 전학 온 비트를 보고 첫눈에 반하는 지수의 설렘, 왕따에 오타쿠지만 비트의 도움으로 킹카가 되는 완규의 어색한 포즈, 이름 있는 모델에 예쁜 미모로 도도해보이지만 실은 여린 마음을 가진 미니의 아픔 등 여전히 실감나는 그 시절이 반갑다. 패션를 소재로 한 만큼 시각적인 즐거움도 상당하다.
자신들에게 닥친 시련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난다. 심각할 수도 있는 문제들을 밝고 유쾌 발랄한 분위기로 풀어 낸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펑키한 락(rock)음악과 무브먼트로 소위 손발이 오글거리는 사랑스러움이 살아있다.
비트 역에 김수민, 완규 역에 고상호, 지수 역에 강지혜, 미니 역에 박혜미, 비트의 할아버지 역에 최연동, 주인공들의 담임 이나미 선생 역에 이세나 등 신인배우 32명이 함께 했고, 대본과 작사 이희준, 연출에 김운기, 작곡 조이 손, 음악감독 장지영으로 이미 좋은 호흡을 보였던 크리에이티브 팀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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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詩)적인 무대로 잔잔한 긴 여운을 만든다
지난 21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2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창작뮤지컬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공연하는 뮤지컬 봄날이 개막됐다.
뮤지컬 봄날은 포에틱(Poetic) 뮤지컬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적 실험으로 관심을 받았던 작품으로, 공연은 시(詩)와 같은 나레이션으로 극을 설명하는 ‘포엣’이라는 역할을 두어 극을 이끌어 나갔다.
포엣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무대 위 인물들의 감정과 시간의 변화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은 극의 변화를 좀 더 명확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극의 다른 캐릭터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떠도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내 극의 전개를 방해하기도 한다. 시(詩)적인 뮤지컬을 표현하고자 만들어진 캐릭터는 다소 억지스럽게 극에 끼워 맞춰진 느낌이다.
시적(詩的)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시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처럼'을 의미한다. 무언가, 시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으로, 간결하고 압축돼 아름다움을 전하는 시는 여백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뮤지컬 봄날은 낡은 세 켤레의 신발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가는 하루 동안의 여행이면서 한평생의 여행이기도 한 어느 가족의 이야기는 '신발'이라는 오브제가 무대 위의 시어(詩語)가 되어 시공간을 연결해 나간다. 인생유전과 출생의 비밀이라는 얼핏 신파조로 느껴지는 이야기는 행간에 마련된 사유의 공간으로 인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 된다.
네 명의 배우와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로만 구성된 음악은 규모에 있어 소박하다. 심장을 울리는 저음도 심경을 자극하는 타악기의 리듬도 없다. 웅장한 합창도 눈부신 군무도 없다. 하지만 그 많은 '없음'이 작품을 끌고 가는 주체가 되어 시적인 분위기를 직조해낸다.
음악에 있어서도 이 공연은 다른 접근을 해나간다. 어머니의 노래는 한국적 선율이 주를 이루고, 남매의 사랑 노래는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로 채워 놓았다. 이로 인해 어머니의 캐릭터는 선명해지고 사랑 이야기는 더욱 섬세해 진다. 신발이라는 시어(詩語)를 타고 돌아간 어린 시절은 돌연 인형이 되어버린다. 배우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인형을 직접 조정하며 노래한다. 이는 어색해 질 수 있는 회상을 표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느리게 움직이고, 오랜 시간 멈춰있어야 했기에 어쩌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 명의 배우들은 제 몫을 충분히 해낸다. 의붓남매의 힘겨운 사랑 이야기가 큰 줄기를 형성하지만 주인공은 역시 '어머니'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유려한 몸짓과 구성진 노래로 작품의 중심을 흔들림 없이 지탱해낸다.
뮤지컬 ‘봄날’에는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화려함도, 울리고 웃기는 감정의 기복도 없다. 슬픔의 수위조절은 억지스럽지 않고, 눈물은 목울대에 머물면서 잔잔한 감동은 오래 지속된다. 관객의 눈물을 짜내지 않으려 애쓴 흔적이 오히려 어머니의 뒷모습을 찬찬히 바라보게 한다. 분명 어떤 관객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화려함과 속도, 커다람과 고성에 매몰되어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작품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현정, 박상우, 조선명, 박두수 등이 출연하며, 공연은 오는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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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개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오는 4월 26일까지 특별전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를 개최한다.
한국과 체코 간 외교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아 체코국립박물관.프라하장식미술관과 공동 개최하는 이 전시에서는 체코가 자랑하는 보헤미아 유리를 중심으로 체코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340여 점의 전시품이 선보인다.
체코는 아름다운 수도 프라하를 통해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체코 보헤미아 지역이 유럽의 유리 문화를 주도했던 유리 생산지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보헤미아에서 생산된 다양한 유리 공예품들이 전시돼, 보헤미아 유리가 끊임없는 노력과 기술 개발로 유럽 최고에 이르는 과정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보석처럼 투명하고 반짝이는 크리스털 유리는 보헤미아 유리를 대표하는 품목으로, 당시에 인기 있던 주제인 인물 초상, 사냥 장면 등을 섬세하고 정밀하게 새긴 잔들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보헤미아 유리의 장식 기법은 붉은색의 루비 유리, 금사를 넣은 유리, 금박 그림을 넣은 이중벽 유리 등 다양하다. 19세기에 이르면 이러한 장식 기법은 더욱 다변화된다. 특히 유리에 불투명한 색과 문양을 넣어 마치 준보석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이 유행한다. 또한 유리의 투명하고 반짝이는 성질을 이용해 값비싼 보석의 대체품으로 사용한 유리 장신구 산업도 발달했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은 유리를 이용한 현대미술 작품으로 꾸며진다. 보헤미아 유리의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져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체코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이 유리 학교에 입학해 교육을 받으면서, 예술가들은 유리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다. 유리를 매체로 한 20세기 작품들은 체코의 유리 제작 전통이 지금도 활발히 살아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포인트는 체코의 기독교 관련 유물이다. 체코인들은 기독교 신앙과 유리 제작 기술을 결합해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체코국립박물관 소장의 스테인드글라스 3점이 선보인다. 이들은 체코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 중 하나이다.
그 외에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모습을 미세한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입체적인 자수로 표현한 중세의 제의복, 나무로 조각해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도는 성모자상,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위엄이 느껴지는 아기 예수상 역시 꼭 봐야 할 이번 전시의 백미이다.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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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날아온 역사의 돌, 연극 ‘석전 石戰’
극단 종로예술극장이 또 다른 창작연극 ‘석전’을 선보인다. 연극 ‘석전’은 제 10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2013 대한민국 예술문화인 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을 수상한 뮤지컬 ‘화랑’을 연출하고 2013년 셰익스피어 어워즈에서 젊은 연출가상을 수상한 성천모 연출의 야심작이다.
연극 ‘석전’은 종로예술극장의 창작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으로, 지금까지 종로예술극장만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색깔의 창작극을 2011년부터 이어 오고 있다. 종로예술극장은 2011년 창작 시리즈를 통해 연극 ‘종로예술극장’ ‘콘트라따귀-반격’, 또 지난해에는 시리아를 배경으로 연극이 금지된 사회를 이야기하는 연극 ‘리더스’를 통해 많은 관객들에게 독특함과 창의성, 그리고 작품성까지 인정받았고 벌써부터 종로예술극장의 매니아층은 종로예술극장의 창작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연극 ‘석전’은 사극이라는 장르를 소극장으로 옮겨 놓은 만큼 활동감 넘치면서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이뤄졌다. ‘석전’이라는 전통 놀이에서 이야기 소재를 발견해 대한제국 멸망 이후 석전꾼 패거리들이 우연하게 독립 운동가들을 이끄는 영웅이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극을 꾸몄다.
‘석전’은 대한제국 멸망 이후 당시의 시대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15년을 조명해 관객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또한 석전패거리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 시절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과 이야기들, 대한제국 멸망 이후에 우리나라에 머물던 외국인들과 일본인들까지 등장하면서 관객에게 연극의 역사적 정보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 줄 예정이다.
또한 연극 ‘석전’은 무대 중앙에 원형 무대를 설치해 성천모 연출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연출방식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아닌 연극에서 실제로 돌을 던지는 장면을 심도 있게 묘사해 관객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 TV를 통해 많은 사극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로 연극 무대에서 사극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거기다가 기존에 있던 작품이 아닌 창작이라는 소재로 사극이라는 연극을 만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극단 종로예술극장의 연극 ‘석전’은 100년전 우리 조상의 이야기를 통해 현 시대의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고, 종로예술극장 창작시리즈의 그 어떠한 작품보다 더욱 더 특이하고 창의적인 연극을 관객들은 이번 연극 ‘석전’을 만날 수 있다.
연극 ‘석전’은 오는 4월 5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인터파크(www.interpark.com)와 예스24(www.yes24.com)에서 예매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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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불륜인가, 사랑인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의 작품을 사람들은 어렵다 또는 지겹다고 얘기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안톤 체홉의 작품이야 말로 희극적이고, 코미디이다. 세실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부제: 파우치 속의 욕망)(연출 홍현우)’는 러시아 장편소설의 황금시대(1846~1881)에 사실주의적 문학 전통을 계승해 단편소설의 새 시대를 연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의 미발표 단편을 엮어서 만든 작품이다. 안톤 체홉의 단편들 중에서도 특히, 여자들의 사랑과 육체적 욕망, 행복과 불행, 정신적 결핍으로 인한 일탈과 부정 등 불륜이라는 비도덕적인 소재를 안톤 체홉은 19세기 당시 세밀하게 풀어냈다. 수 십여 편에 달하는 그의 에로티시즘 단편들은 체홉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보여준다. 연극이라는 장르는 기본적으로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다. 준비된 관객만이 좋은 감상을 할 수 있다. 자신이 감상할 작품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다면 연극장르의 공연은 좋은 감상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그러한 기초지식 없어도 체홉의 문학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친절한 연극이라 하겠다.||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전혀 다른 내용의 4편의 단편 소설을 액자형으로 구성했다.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누구나 할 것 없이 결혼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면서 일탈을 꿈꾼다. 또한, 4가지 에피소드는 각각 다른 형식으로 진행돼 마치 다른 연극을 보는 것과 같아 흥미롭다. 이처럼 다양한 형식은 보통 관객이 생각하는 정극과 달리 관객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감으로서 더욱 생생하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분명 ‘체홉, 여자를 읽다’라는 연극을 보러 왔음에도, 관객은 각기 다른 에피소드와 형식으로 4편의 연극을 본 것처럼 느끼게한다. 굉장히 흥미롭고 특별한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등장인물이 대사를 할 뿐만 아니라 지문 또한 함께 읊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약사의 아내’는 대화를 나누고 지문을 행동하면서, 독백 형식으로 서로가 서로의 행동을 주시하고 설명한다. 설명만으로는 다소 지루할 것 같은 형식이지만, 오히려 약사를 남편으로 둔 아내와 아름다운 아내에게 추파를 던지는 장교가 서로에게 느끼는 관심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나의 아내들’은 1인 연극과 비슷한 형식을 따르고 있다. 7명의 아내를 독살한 라울 시냐 보르다가 자신을 주인공을 내세운 오페라 편집국에 편지를 보내는 내용으로 아내 역할을 하는 배우가 등장하지만, 그가 관객에게 보여주는 중요한 소품일 뿐이다. ‘아가피아’는 이미 결혼한 몸임에도 남편이 일을 나가자 밤늦게 다른 남자를 찾아가며 외도를 하는 젊은 부인의 이야기이다. 끝으로 ‘불행’은 남편을 사랑해야 하지만 언제나 실함하고 마는 소피아가 변호사 일라인의 구애를 모호하게 거절하며 일탈을 꿈꾼다.4가지 에피소드는 재미있게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기차이다.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엮어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기차이다. 또한, 연출은 이 기차라는 상징으로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기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파우치 속의 욕망을 끌어내거나 혹은 증폭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며, 결국 가정과 결혼을 저버리고야 마는 여성을 보여주는 소재이다.||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에서는 누구도 결혼과 가정을 져버린 캐릭터에 대해 일갈하거나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다. 도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이제껏 억눌렀던 여자의 욕망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소피아는 일라인을 거부할 때마다 반복하여 말한다. “난 결혼한 몸이고,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해요. 딸도 있고요.” 소피아의 대사는 이제껏 사회와 남자가 여성에게 강요한 가치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여성이기 보다는 남편의 아내로서, 자식의 어머니로서 있기를 강요하는 것이다. 라울 샤나 보르다처럼 자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아내를 살해하고 바꿀 수 있다. 남편에게 아내는 사랑하는 동반자가 아닌 물건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사프카는 “계집들은 고양이처럼 장난을 좋아하고, 토끼처럼 겁이 많아요. 결국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벌벌 떨거면서... 왜 장난을 시작할까요?”한편,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19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사실주의 작가인 안톤 체홉의 단편 들이다. 21세기 여성이 대통령이 되고,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중요해진 오늘에 극단 제자백가의 홍현우 연출의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시대와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관객에게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관객에게 친절한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오는 3월 7일부터 연장공연을 한다고 하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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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공연제작센터, 윤광진 연출 ‘황금용’
게릴라극장에서 롤란트 시멜페니(Roland Schimmelpfennig)히 작, 이원양 역, 윤광진 연출의 ‘황금용(黃金龍)’을 관람했다.
‘황금용’을 번역한 이원양 교수는 서울대 독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헨대, 함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과 연극학을 연구했으며 지난 80년부터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 독문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저서로는 '브레히트 연구'(1984), '우리시대의 독일연극'(1998), '독일어기초과정'(1995) 등이 있고, 한국 브레히트학회 회장(93-95), 한국 독일어교육학회 회장(97-99), 한국 독어독문학회 회장(2000)을 역임하면서 국내 및 국제학술대회를 조직하여 학회의 발전을 힘쓰고, 1980년대부터 한.중.일 3국간 학술대회를 정례 화시켜 동아시아 3국간 독어독문학 국제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1년에는 독일연방공화국 1등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롤란트 시멜페니히(Roland Schimmelpfennig 1967~)는 ‘그라이프스발트 가(街)’ ‘아라비안 나이트’ ‘과거의 여인’ ‘동물의 제국’ ‘황금용’을 비롯해 30 편에 이르는 희곡을 집필하고, 뮐하임 페스티발, 테아터 호이테 등에서 극작가상을 수상한 현재 독일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2007년에는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인도의 떠오르는 여성 연출가 줄레이카 차우다리(Zuleikha Chaudhari) 연출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인도참가작으로 공연된바 있다.
2008년에는 연희단거리패의 김경화 작 이윤택· 연출의 ‘산 넘어 개똥이’를 이원양 교수 의 독역으로 ‘베를린 개똥이: 이윤택·알렉시스 부크 공동제작’ 독일공연이 이뤄져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무대는 정면에 ‘황금용’이 그려진 휘장을 늘어뜨리고 무대 왼쪽에 조리대와 조리그릇, 그리고 식칼 등이 준비되어 있다. 무대좌우 벽 가까이에 의자를 나란히 놓아, 출연자들의 대기석으로 사용되고, 무대에 들여와 대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베짱이 한 마리가 깡충 깡충 뛰어 들어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조명이 바뀌면 철제 조리대 주변에 다섯 명의 남녀 요리사가 크고 작은 프라이팬을 들고 요리를 만드는 장면이 보이고, 향후 식당 손님인 항공사 여승무원 역, 개미와 베짱이 역, 노인과 손녀딸 역, 줄무늬 옷을 입은 젊은 남자와 빨간 원피스를 입은 젊은 여자, 웨이트리스, 바비퍼커 등의 역을 다섯 배우가 번갈아 해낸다. 독특한 점은 나이와 상관없이 나이든 남성이 젊은 여성으로 출연하거나, 나이든 여성이 젊은 남성으로 출연해 무대 위에서 의상을 바꿔 입고,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우리나라에 중국음식점이 많듯 독일의 대도시나 중소도시에 진출한 태국-중국-월남인 등 중국계 음식점에서는 ‘황금용’을 그린 간판을 달고 식당업을 한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족 수가 현재 150만에 이르듯 독일에 이주한 중국계 사람들도 100만을 넘어서고 있다. 그들 중에는 불법체류자도 부지기수이고, 이 연극에서는 독일거주 한 불법체류자 남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라비는 요리를 만들다가 치통을 호소하지만,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가려해도 불법체류자임이 드러나 추방을 당하게 되니, 통증이 심해도 치과에 갈 수가 없다.
누이는 언어장벽과 의사불통으로, 한 겨울에 개미집을 찾은 베짱이 신세와 다름이 없다. 베짱이는 음식구걸을 하다가 개미들의 성노리개 감으로 전락한다. 낯선 이국에서 홀로된 여성은 호구지책으로 성노리개 감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식당 위층으로 설정된 조명공간에서는 젊은 남녀의 혼전동거 장면이 펼쳐지고, 혼인의사와 관계없는 동거도 우리나라나 독일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사랑이 식은 여성 쪽에서, 다른 남자와 정분을 나눈 후, 동거남과 헤어지는 장면은 성적 개방과 자유를 누리는 현 세태를 반영한 듯싶고, 지성보다는 관능적이거나 색정적인 몸매와 차림에 치중하는 것도 동서양이 매일반이라는 느낌이다.
이 장면은 극의 말미에, 지옥의 개미굴에서 성노리개로 전락했다가 탈출한 베짱이가, 노인의 회춘의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성적가혹행위를 당하고, 온몸에 선혈이 낭자해 축 늘어진 모습은 서글프고 비참한 풍속화를 대하는 느낌이다. 어쨌건 치과대신에 오라비는 병든 치아를 동료 요리사들에 의해 파이프렌치로 강제 제거하게 되고, 그 뺀 치아가 잘못 프라이팬으로 날아 들어가, 그것이 항공기 여승무원 2인이 주문한 음식물에 들어가 31세 된 여승무원 식기에서 발견된다.
28세의 동료는 자리를 박차고 식당을 뛰쳐나가지만, 31세는 그것을 핸드백에 보관하고 집으로 간다. 치아를 뺀 젊은 요리사는 과다출혈로 사망하고, 동료들은 시체를 문양이 들어간 휘장에 말아 강물에 버린다. 시체가 발견된들 거주등록도 아니 된 불법체류자의 신원을 어찌 밝혀내랴? 죽은 오라비와 죽은 듯 늘어진 누이의 모습은 불법체류자들의 삶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대단원에서 시체를 버리고 떠나는 요리사들과 마주친 31세의 여승무원이 자신의 음식에 들어간 이빨 이야기를 애써 참으며 요리사들에게 잘 가라고 하는 인사는 우리 모두의 잘못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씨와 용서로 받아들이게 되는 감동의 마무리로 느껴진다.
이호성, 남미정, 이동근, 최숙경, 한덕호 등 출연자들의 1인 다 역의 혼성연기가 독특하고 탁월해, 연극의 도입에서부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출중한 연기력과 성격창출로 극적분위기 상승은 물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기획 윤지원 최숙경, 무대미술 박은혜, 조명디자인 조인곤, 의상디자인 김상희, 음향디자인 미스미 시니치, 움직임지도 양승희, 안무 허유미, 분장 신주연, 소품 김정현, 제작감독 정성훈, 시신 이지락, 홍보디자인 신기린 김 솔,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극연구소와 공연제작센터 제작의 롤란트 시멜페니히(Roland Schimmelpfennig) 원작, 이원양 역, 윤광진 연출의 ‘황금용’을 연출력이 감지되고, 출연자들의 호연이 빛을 발한,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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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예군, 성준현 연출 이달형의 모노드라마 ‘술 한 잔 따라주세요’
해오름예술극장에서 극단 예군의 김나영 작, 성준현 연출의 ‘이달형의 모노드라마 술 한 잔 따라주세요’를 관람했다.모노 드라마(monodrama)는 혼자서 하는 일인 극을 말한다. 그리스어 모놀로그(독백, monologue)와 드라마의 합성어로서 시종 혼자서 만들어 가는 연극이다. 주로 배우의 명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소품으로 공연되었고, 독일의 배우 겸 극작가 요한 브란데스가 시작해, 1775-80년경 독일에서 유행했으며, 18세기에 루소의 ‘피그말리온’(1762), 브란데스의 ‘낙서스 섬의 아리아도네’, 체호프의 ‘담배의 해독에 관하여(O Verde tabaka, 1886>’, 그리고 장 콕토의 ‘목소리(La voix humaine, 1930)’등이 가장 유명한 예이다. 특수한 예로는 러시아의 극작가 N.에프레이노프의 작품이 있다. 그는 “희곡은 내적 자아의 투영(投影)이어야 하고, 한 사람의 인간은 여러 가지 실체를 지녔으므로 그것을 등장인물들이 연기함으로써 주관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 객관화되어 저마다 관객과의 결합이 생기는 것이다”라는 독자적인 모노드라마 론을 전개했다. 20세기에는 여배우 루스 드레이퍼가 공연한 것과 같은 1인극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단순한 수준에서 모노드라마는 브라우닝의 의미에서 극적 독백(dramatic Monolocus)이다. 그것은 하나의 연결된 스토리를 말하는 다양한 율격(meter)과 각운(脚韻)이 있는 8행의 시구(stanza) 형식으로 쓰인 극적 독백으로 구성된 경우이다. 한국 현대극에서는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1977), 김동훈의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오뚜기’(1969), 박정자의 ‘위기의 여자’(1986), 김혜자의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손숙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김성녀의 ‘벽속의 요정’ 김지숙의 ‘로젤’, 박리디아의 ‘전화 잘 못 걸렸습니다’, 서주희의 ‘버자이너 모노로그’ 임형택/유순홍/신현종의 ‘염쟁이 유씨’, 백진기의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 윤미란의 ‘이녁’, 최성웅/김필의 ‘술꾼’, 박정순의 ‘네모난 세발 자전거’, 남명렬/지현준의 ‘나는 나의 아내다’ 등이 유명하지만 우리 고유의 완창판소리 ‘춘향가’ ‘적벽가’ ‘흥보가’ 꾼이야 말로 세계의 독보적 모노드라마라 하겠고, 임진택의 판소리 ‘남한산성’은 절창이라 평하겠다.무대는 무지개 색 널판으로 세운 벽에 레코드판이 곽과 함께 잔뜩 붙어있다. 무대 왼쪽 자작나무 가지에도 판이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무대 오른쪽 무지개 색 벽면에도 레코드판과 곽이 액자처럼 붙여놓았다. 무대 중앙에는 드럼세트가 놓여있고, 그 왼쪽에 기타를 세워놓았다. 왼쪽 벽 앞에 소형 피아노도 한 대 놓였다. 정면 중앙 오른쪽에 술병이 가득 들어있는 냉장고가 보이고, 무대 중앙좌우에 탁자 두개와 탁자 주위에 의자들이 놓여있다. 이달형의 모노드라마의 내용은 40대 중반을 살아온 배우 자신의 일대기다.동료 자취방 신세를 지다가, 고시원 단칸방을 빌려, 떼를 쓰듯 한 달 치 월세로 2,3개월을 버티는가 하면, 극단 사무실, 교회 새벽기도실, 병원장례식장 로비, 마로니에 공원, 샘터파랑새 극장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 그였지만, 시시 때때로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인물이 있었고, 그들이 이달형의 음악적 장끼를 알아보고, 음반을 내주는가 하면, 공연기획까지 맡아주어, 드디어 모노드라마 ‘술 한 잔 따라주세요’를 공연하게 된 사연이 극중에 소개가 된다.이달형은 피아노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기타연주로 열창을 하며, 구수한 입담과 익살로 1시간 30분의 공연을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친 대중적 음악극으로 이끌어 가 갈채를 받는다.음악감독 노범수, 음악 강석훈, 음향감독 이창영, 편곡 남기용, 조명디자인 송훈상, 기획 광고디자인 이준석, 조연출 우혜림, 홍보 최 연 이민우, 음향오퍼 엄태준, 조명오퍼 박헌수, 매표 윤선미, 진행 조가비 황성민, 마케팅 (주)WHO+ 등 스텝 진의 열정이 드러나, 극단 예군, (주)후 플러스의 음악이 있는 모노드라마 이달형의 ‘술 한 잔 따라주세요’를 친 대중적이고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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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피오르, 임후성 연출 ‘비극의 일인자’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극단 피오르의 김민성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를 관람했다.김민성은 희곡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술에 취한 두 남자’ ‘안심’ 등을 발표 공연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당선(2004), 신작희곡페스티벌당선(2006), 창작 팩토리 희곡당선(2012)한 미모의 여류 극작가이자 극단 피오르의 대표다.임후성은 희곡 ‘저쪽 풍경’ ‘터널 아래 카페’ ‘단 한 번의 아이’를 발표공연하고, ‘저쪽 풍경’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라르고’ 등을 연출해, 201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되고, 2014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 재공연지원에 선정된 연출가다. 무대는 어두컴컴한 공간과 부분 차단된 중간 벽과 통로, 그리고 백색커튼이 펄럭이는 무대 오른쪽의 통로, 그리고 대여섯 개의 의자와 간간이 들리는 빗소리, 파도소리, 뇌성소리와 총소리 등 효과음과 꽃으로 장식한 여행용 트렁크, 그리고 1인 2역이나 3역으로 등장하는 여자 출연자의 의상변화가 극 전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연극의 시작 전부터 들리는 물 떨어지는 소리와 파도소리가 관객의 마음을 동요시키고, 극의 도입에 초로의 노벨상수상작가와 부인의 등장, 그리고 작가와 인터뷰를 하려는 여기자의 질의와 작가의 귀찮아하는 듯한, 응답에 관객의 관심이 집중된다. 작가는 부인과 20여 년 전에 사별한 것으로 소개가 되지만, 무대에는 부인이 등장해, 작가와 대화를 하고, 계절과 날씨는 물론 주변 해변가의 풍경까지 묘사가 된다. 여기에 작가 자신 같기도 하고, 다른 인물 같기도 한 젊은 작가가 등장한다. 그는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고, 그도 부인이 있지만, 부인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듯싶고, 작가는 외출중 공원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을 한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꽃 모자까지 쓴 미모의 여인과 만난다. 서로 상대에게 호감을 느껴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서지만, 사실 그 여인은 와병중인 남편을 살해해, 그의 시신을 분쇄해 트렁크에 넣어, 바닷물에 버리려고 나타난 것으로 설정이 된다.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와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작가는 서로 마주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두 인물 다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는 듯, 노 작가는 20년 전 사별한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게다가 첫사랑의 소녀까지 대면을 하면서, 그 모습 그대로라느니, 여전히 예쁘다느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는다. 젊은 작가 역시, 부인 이외의 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도록 연출된다. 그리고 과거 첫사랑의 소녀 역시 이미 저 세상으로 간 것으로 소개가 되니, 죽음이 비극의 소재인지, 죽음을 비극의 소재 일위로 삼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단원에서 젊은 작가는 건강해져 보이는 부인과 포옹을 하고, 노벨상 수상자는 부인과 마찬가지로 죽은 인물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극은 끝을 맺는다. 김정호가 노벨상수상작가로 등장해, 가을 반딧불이에서의 호연이래, 또 한 번 명연을 해 보인다. 이자경, 전수아, 임정은, 배수진, 김진복 등 출연자 전원의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이 관객의 시선을 극 속에 몰입시키고, 모두의 호연과 열연은 극적 분위기를 100%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무대디자인 심채선, 조명디자인 유은경, 음악감독 김동욱, 의상디자인 강기정, 분장디자인 김근영, 액팅코치 고재경, 무대감독 이유현, 조연출 이은주, 조명오퍼 김미영, 진행 임서현 임진서, 무대제작 서울무대장치 이정조, 기획 김영래, 사진 그래픽 김 솔, 홍보마케팅 바나나뭄 프로젝트 등 제작진의 열정이 드러나, 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를 오래 생각나도록 만드는 독특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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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애플씨어터, 전훈 번역/연출 ‘잉여인간 이바노프’
성대입구 아트씨어터 문에서 안똔 체홉 원작, 전 훈 번역 연출의 ‘잉여인간 이바노프’를 관람했다.
안똔 파블로비치 체홉(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Anton Pavlovich Chekhov,1860~1904)은 흑해 위에 있는 아조프 해연안의 항구도시 타간로크(Taganrog)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다닌 후, 타간로크 인문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성적 불량으로 3학년 때 유급하고, 3년 뒤 고대 그리스어 시험에 낙제하여 다시 5학년에 유급해 원래 5년이면 졸업하는 학교를 8년 만에 졸업한다.
그런 후 모스크바 대학의 의학과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 때부터 체호프는 의학공부를 하는 한편 타간로크에서 받는 장학금과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의 잡지에 유머 단편을 써서 그 원고료로 부모와 세 동생의 뒷바라지를 한다.
1887년 연극 이바노프의 첫 공연이 있기까지 체호프은 문학잡지 ‘귀뚜라미(Strekoza)’, ‘파편(Oskolski)’, ‘자명종(Budilnik)’, ‘페테르부르크 신문’ 에 단편과 수필을 기고한다. 특히 1883년에는 ‘Oskolski’에 모스크바의 일상을 스케치하는 컬럼을 맡는다. 체호프의 글은 호평을 받았으며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이미 신진 소설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다.
1883년 의과대학을 졸업한다. 그러나 23세 때 걸린 폐결핵이 체호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그 해 11월에 처음 결핵 증세로 요양한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체호프는 시베리아, 사할린 섬 여행을 계획하고 1890년 모스크바를 출발, 사할린에 도착한다. 사할린 섬에 유배된 수인(囚人)들의 비참한 생활은 체호프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새긴다. 그는 1899년,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얄타를 마주보는 크림 반도로 옮겨간다. 1900년에는 러시아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나, 사임하고 1904년에 폐결핵으로 44년의 생애를 마친다.
체호프의 만년은 연극, 특히 모스크바 예술극단과의 유대가 강했고, 1901년에 결혼한 올리가 크니페르는 예술극단의 여배우다. 체호프는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으며, 19세기 말의 러시아 사회 상태를 배경으로 하여 반항적이지만 능력 없는 인물을 극에 등장시킨다.
1887년에 집필된 ‘이바노프’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기교로도 ‘프라토노프’보다 앞선 작품이었고, 차기작인 ‘숲의 정(精)’에서 실패를 하기는 했으나, 단편 ‘곰’(1888)이나 ‘청혼’(1889) 등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1896년의 ‘갈매기’를 비롯해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을 집필해 새로운 형태의 회화극(會話劇)을 확립한다.
무대는 삼면 벽이 온통 백색으로 되어있다. 무대 오른쪽의 커다란 창문도 백색이다. 바닥도 백색으로 되어있어 무대가 밝고 환하다. 무대 왼쪽 벽에는 커다란 거울이 달린 화장대 겸 탁자가 부착되어있고, 탁자 위에는 촛불을 켜놓은 촛대 두 개가 보인다. 배경 쪽 무대 좌우의 기둥아래에도 초를 켜 놓았다. 장면이 바뀌면 정면에 커다란 창이 있고 창 뒤로 복도가 있어 출연자들의 오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의자와 탁자를 이동해 장면변화에 대처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탁자가 중앙에 배치되고, 그 위에 꽃병이 놓여있다. 이바노프의 아내가 커다란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은 인상적이고, 출연자 전원의 흑색과 백색의상, 연회장에서의 의상이나, 혼례 장에서의 의상, 그리고 승마복 등은 의상에 공을 들인 것을 감지하게 된다.
연극은 첫 장면이 이바노프 집 거실에서 시작된다. 외출을 하려는 이바노프에게 친척형제 보르낀이 장총을 겨누며 등장한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이바노프가 채무변제일이 다가와 고민하는 모습이 보르낀의 낙천적인 모습과 대비되면서, 병색이 완연한 이바노프의 부인 안나가 첼로를 가지고 등장하고, 뒤따라 주치의 올보프가 걱정스런 모습으로 등장해 안나를 침실로 돌아가도록 권한다. 올보프는 이바노프에게 안나를 한시바삐 요양원으로 보내라고 충고를 하지만, 현재 부근 도지사 댁 마님에게 빚을 갚아야 할 기일이 코앞에 닥친 이바노프에게는 주치의의 충고가 당나귀 귀에 코란 읊기나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이바노프.... 어쩌면 체호프 자신일 수도 있지만, 이바노프는 함께 살고 있는 외삼촌인 샤벨스끼 백작까지 부담스럽다. 60이 지난 외삼촌은 어디 놀러갈 장소만 있으면 이바노프에게 데리고 가 달라고 보채는 게 일쑤다. 도지사 부인에게 약속한 날짜에 빚을 갚을 수 없으니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부탁을 하러 갈 때, 이바노프는 함께 가자고 떼를 쓰는 삼촌과 할 수 없이 동행을 한다. 이바노프의 부인 안나는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남편 모르게 뒤따라 도지사의 집으로 향한다. 부인이 자신의 뒤를 따르는 것을 이바노프가 어찌 알랴?
도지사 집은 캬바레 같은 분위기다. 운집한 사람들도 그렇고, 음주와 함께 카드놀이를 하는가 하면, 아라비아 풍의 의상의 남자가 장끼를 드러내고, 여자는 만취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연회장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이때 이바노프와 삼촌이 방문하자, 도지사나, 부인의 환대가 쌀쌀맞은 느낌이다. 물론 이바노프의 빚 연기 이야기가 원인이지만 도지사는 그런 이바노프에게 관대함을 나타낸다.
삼촌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손님으로 와 있는 젊은 미망인에게 눈독을 들인다. 실은 조카 보르낀의 사주로, 돈 많은 이혼녀이자 허영심이 많은 마르파에게, 빈털터리이지만 백작칭호의 삼촌을 소개해, 두 사람을 결혼시켜 마르타를 백작부인으로 만들어 그녀의 허영심을 충족시킨 후, 그녀의 돈을 옭아내려는 일종의 경제적 사업을 이룩하려는 심사다. 어쨌건 모두 어울려 떠들고 즐기면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도지사 집 마당으로 몰려 나가자, 도지사의 아름다운 딸 사샤가 이바노프에게 달려온다.
이바노프야 아내 병수발 하랴, 빚 갚으랴, 다른 여인에게 눈을 돌릴 여유가 없지만, 안톤 체호프처럼 잘생긴 이바노프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여인이 접근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도지사의 딸 사샤가 이바노프에게 “나는 당신 거예요” 하고 대놓고 달려들어 이바노프에게 예쁜 입술을 가져다 대고 냅다 부벼대니, 이바노프는 놀라고 난처한 마음에, 처음에는 거부의사를 나타내지만, 열정적으로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사샤를 밀어내기에는, 부처님이 아닌 바에야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다. 이바노프와 도지사 딸의 입맞춤과 포옹이 절정에 이를 때, 이바노프의 아내가 등장해 이 장면을 보고 주저앉으며 바닥에 쓰러진다.
장면전환이 되면 일 년 뒤로 설정이 된다. 이바노프의 아내 안나는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소개가 되고, 삼촌과 미망인, 그리고 이바노프와 도지사 딸 사샤의 혼례 당일이다. 주치의 올보프는 죽은 안나대신에 이바노프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모두 결혼준비로 떠들썩한데, 이바노프가 등장한다. 자신의 불륜행실로 아내가 죽었으니, 양심의 가책으로 이 결혼을 하지 못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한다.
도지사 내외 뿐 아니라, 주위사람들이 결혼날짜를 받아놓고, 바로 혼례 날, 어찌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떠들어 댄다. 이바노프의 삼촌도 미망인과 결혼을 하지 않겠다며 밖으로 나간다. 미망인이 삼촌의 뒤를 헐레벌떡 쫓아간다. 도지사는 이바노프를 사람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 빚도 탕감해주고, 지참금까지 주겠다며 사위될 사람을 달랜다.
사샤가 사람도 달려와 이바노프에게 항의를 하고, 주치의가 등장해 죽은 이바노프의 아내를 위해, 이바노프에게 결투신청을 한다. 그러나 이바노프는 결투를 거절한다. 이바노프의 친척형제가 올보프가 대신 주치의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권총을 꺼내자, 이바노프는 이를 제지하고 권총을 빼앗는다. 그리고 거실 밖으로 나가 복도에서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긴다. 총성과 함께 이바노프가 쓰러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대건, 이동규, 이도우, 주유랑, 김샛별, 안나영, 염순식, 유영진, 황찬호, 김미송, 김기남, 김정현, 서석규, 이상문, 오예슬, 박제아, 한민국, 우소영, 이현지, 오영아, 이주환, 고민정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이 연극을 도입부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무대디자인 드미트리 JH, 음향디자인 니키타 프로젝트, 의상디자인 이수원, 조명디자인 team 3XL, 안무 안드레이 꼬브린, 무대감독 김정현, 조연출 임주희, 하우스매니저 최윤후, 뮤직 콜렉션&오퍼레이터 안선정, 일러스트&그래픽 드미트리 JH, 세트제작 the MOK, 대도구제작 Stage talk, 스틸컷 이영주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애플씨어터의 안똔 체홉 원작, 전훈 번역 연출의 ‘잉여인간 이바노프’를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명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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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후암, 차현석 작/연출 ‘흑백다방’
76소극장에서 극단 후암의 제14회 2인극페스티벌 작품상.연기상 수상작 ‘흑백다방’을 관람했다.
차현석(1974~)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석사, 중앙대예술대학원, 그리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문화학과 박사다. 2003년 동아대학교 주관 동아문학상 ‘시계’ 희곡상 당선작가다.
작품으로는 2001년 극단 후암 창단공연 ‘눈내리는 밤’ 작 연출, 셰익스피어 ‘오셀로’ 제작, 각색 연출, 2002년 산자와 죽은자가 함께 보는 ‘구명시식’ 연출, 2003년 스타시티 1관 개관기념공연 ‘사랑, 영혼, 그리고 춤’ 셰익스피어 ‘리어왕’ 각색 연출, 재공연 셰익스피어 ‘리어왕’, 2004년 서울하이페스티발 참가(퍼포먼스 연출) 서대문 형무소, SK 창립51주년 기념콘서트 ‘미래를 향하여’ 제작 연출, 2006년 한.일 평화콘서트 제작, 2007년 대학로 스타시티2관 개관 및 주식회사 이지 컨텐츠 그룹 설립, ㈜이지컨텐츠그룹 주관 ‘색깔 놀이터 전시’ 제작, 2008년 대학로 스타시티 3관 개관, 스타시티3관 개관기념공연 창작뮤지컬 ‘온리 러브’ 작 연출, 2009년 연극 ‘충주시대’ 각색 연출, 2009년 폭스캄마앙상블제작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무대총감독, 2004년 9.11 테러추모기념 ‘뉴욕진혼제’ 작 연출, 2005, 2007년 일본아사히야마 음악제 참가 한국 측 PD, 2010년 이후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각색 연출, ‘침팬지-인간보고서’ 작 연출, 오페라 ‘현해탄’ 작 연출, 오페라 ‘햄릿’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등을 연출했다.
2011년 오페라 ‘햄릿’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월전문화재단상 , 2013년 ‘맥베스-미디어 콤플렉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 연출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학로 스타시티 대표,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겸임교수다.
무대는 오래된 다방의 내부다. 벽에는 팝 가수와 관련된 사진과 인쇄물이 잔뜩 부착되어 있고, 정면에 오래된 축음기와 원형 레코드판이 진열되어 있다.
왼쪽 낮은 탁자에는 낡은 전화기가 보이고, 정면 벽에는 장식장이 있어 여러 개의 카메라, 원서로 된 장서. 장식이 달린 작은 상자, 그리고 레코드판과 판을 넣어두는 사각의 곽 그리고 각종 장식물이 전시되듯 올려 있고, 중앙에는 턴테이블도 놓여있다. 왼쪽 구석에 세워둔 옷걸이에는 수갑을 걸어놓았다. 무대 중앙에는 원형의 탁자와 의자가 있고, 그 위에 찻잔 두 개가 놓였다. 무대 오른편 배경 가까이에는 이젤 위에 유화그림 캔버스 한 개가 얹혀있고, 적색 천으로 그림 윗부분을 덮어놓았다. 그림 옆으로 낮은 의자에 팔레트가 붓과 함께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중년의 남성이 혼자 차를 마시다가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얹어놓고 작동을 하지만, 음악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중년남성은 이젤에 놓인, 청색바탕에 노란색 원형이 들어간 추상화 그림에 덧칠을 한다. 그 때 전화벨이 울리고, 남성은 그림 그리기를 중단하고, 무대 왼쪽의 탁자로 가 전화를 받는다. 내용은 상담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통화다.
무대 오른쪽으로 가 창문을 열면, 폭우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무대 오른편 객석방향의 등퇴장 로에서 젊은 남성 한 사람이 비옷에 배낭을 메고 등장한다. 그러면서 상담하는 곳이 맞느냐며 중년남성에게 확인하듯 묻는다. 중년남성이 긍정을 하면서 커피포트가 놓인 쪽으로 간다. 크림을 타지 않고 설탕만 넣은 커피를 대접하겠다는 소리를 하며.... 젊은 남성은 배낭을 내린다.
그런데 무슨 금속성 물체가 들었는지 내려놓는 소리가 묵직하게 들린다. 중년남성이 커피포트를 가져와 잔에 따른다. 젊은 남성은 커피에 설탕을 잔뜩 집어넣고 냅다 숟갈로 저어 찻물이 탁자위로 튀어나오고 젊은 남성의 옷에까지 커피물이 튄다. 젊은 남성은 단숨에 커피를 마신다. 중년남성이 잔을 다시 채워주려고 커피포트를 집으러 가면, 젊은 남성은 설탕가루를 집어 객석에 있는 것으로 설정된 수족관에 다가가 “물고기야 나와라” 하며 설탕가루를 뿌려 넣는 동작을 취하는 모습이, 온전한 사람으로는 보이지가 않는다.
중년이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얹으며, 좋아하는 노래 곡목과 내력을 이야기하니, 젊은 남성은 한 걸음 뛰어넘는 작곡자나, 음반출판 날짜는 물론, 그와 연관된 이야기를 암기하듯 읊조려, 중년남성은 물론, 관객의 입을 벌어지도록 만든다.
탁자에 마주앉아 상담상대의 신뢰도를 믿는 젊은 남성의 질문이 던져지고, 중년의 답변이 시작되면서, 중년남성은 원래 오늘이 아내의 기일이라, 상담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를 상대에게 한다. 중년남성은 과거 경찰공무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것을 그만두고 아내가 하던 다방 대신, 그자리에서 인생 상담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 블록에 수많은 사람이 상담 접속을 한다는 사실을 젊은이도 안다며, 상담하게 된 동기를 털어놓는다.
젊은 남성은 주저주저하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상담내용을 꺼내놓는다. 자신은 소시 적부터 귀가 잘 들리지를 않았다며, 보청기까지도 자신에게는 별 소용이 없음을 밝힌다. 그리고 자신이 완전히 귀머거리가 된 사연을 털어놓는다. 어떤 방화사건 발발 시, 전혀 죄가 없는 자신을 용의자로 취급하고, 경찰이 취조 중, 한쪽귀가 잘 들리지 않는 자신에게, 자백을 강요하며, 담당 경찰이 주먹으로 자신의 들리던 귀까지 강타한 것이, 완전 귀머거리가 된 계기라며, 당시의 사건을 중년에게 상기시킨다. 그리고 무죄인 자신을 철창사리를 하도록 만든 까닭을 알고 싶어, 당시 바로 사건 담당 경찰관이었던 중년남성을 찾아온 사실을 털어놓으며, 배낭에서 신문지에 싼 날이 시퍼런 칼을 꺼내든다. 극장전체가 일순 공포와 적막에 쌓인다.
그 때 전화벨이 울린다. 젊은이는 중년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하며, 자신은 듣지를 못하니, 입의 움직임으로 통화내용을 알 수 있도록, 자신을 향해 입이 보이도록 통화를 하라며 다그친다. 중년의 통화의 내용에서, 젊은이가 이 다방으로 오기 전 중년을 살해하기로 결심을 하고, 경찰에 미리 살인사건 신고를 하고 왔기에, 경찰이 확인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중년은 여기는 다방이라, 차를 마시는 곳이지, 살인하는 곳이 아니라며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물론 신고한 사람이 여기에 와 있다는 사실도 전하며, 젊은이에게 수화기를 건네준다. 젊은이가 받지만, 상대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젊은이의 허둥대며 횡설수설하는 말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될 리 만무하다. 전화를 끊고 돌아와 다시 탁자에 마주앉은 두 사람...
젊은이는 배낭에서 유골단지를 꺼낸다, 오늘이 중년 부인의 기일임을 상기시고, 당신부인의 유골이라며, 유골분말을 집어 역시 수족관에 뿌린다. 이를 바라보는 중년....
중년은 젊은이에게 자신의 잘못이라며 용서를 구하고, 자신은 더 삶을 영위할 자격이 없다며, 어서 칼로 자신을 죽여 달라고 젊은이에게 청한다. 청년은 찌를 듯 칼을 곧바로 겨눈다. 손이 떨리고, 증오에 가득 찬 눈 설미를 보이지만, 찌르지를 주저한다. 그러자 중년은 신문지를 가슴에 펼쳐 대고는, 어서 찌르라고 가슴을 내민다. 젊은이가 신문지를 칼로 긋지만, 찌르지를 못하니, 중년이 신문을 둥그렇게 말아들고 청년의 얼굴을 때린다. 한동안 때리기를 계속하다가 중년은 벽 모퉁이 옷걸이에 걸어놓은 수갑을 가져와 젊은이의 두 손을 수갑으로 채운다.
그리고 다시 포트를 가져다 따르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젊은이가 찻물을 중년에 얼굴에 끼얹는다. 중년도 똑 같이 상대에게 끼얹는다. 이번에는 젊은이가 다시 커피포트를 가져다 잔에 따른다. 중년은 청년의 수갑을 풀러주고, 젊은이의 비옷을 걸치고 유골함을 배낭에 넣고 들쳐 멘다. 젊은이가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니, 오늘이 아내의 기일인 걸 알지 않느냐고 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홀로 남은 젊은이가 차를 마시고, 그림을 들여다보고, 턴테이블에 그대로 돌아가는 레코드를 고정시킬 때, 다시 중년이 되돌아온다. 그러면서, 젊은이에게 묻는다. 네가 가져온 유골단지가 진정 내 아내의 것이냐며, 그게 사실이라면 네 놈은 사람이 아니라며, 죽일 듯싶은 표정으로 젊은이를 노려본다. 젊은이가 무표정하게 커피 잔을 중년 앞에 밀어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잔을 든다. 한동안 젊은이를 바라보던 중년도 표정을 풀고 차를 마시기 시작하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정성호가 중년남성, 윤상호가 젊은 남성으로 출연해,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관객을 완전히 극 속에 몰입시킨 후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임선빈의 드라마트루크, 조명 주성근, 무대미술 윤현식, 소품 분장 배은수, 조연출 허 진, 진행 정인지, 기획 후 플러스 등 제작진의 열정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연출의 ‘흑백다방’을 한 편의 명화 같은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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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성난발명가들과 극단 디딤돌 합작, 김시번 번역 /연출 ‘엘링’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극단 성난 발명가들과 극단 디딤돌 합작, 잉바르 암비에른센(Ingvar Ambjørnsen) 원작, 김시번 번역 연출의 ‘엘링(Elling)’을 관람했다.
잉바르 암비에른센(Ingvar Ambjørnsen)은 노르웨이 현대 문학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1956년 노르웨이 남부 라르빅에서 태어났다. 작가가 되기 전에 막노동을 비롯해서 식자공, 정원사, 정신병원의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삶의 소외된 면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자전적인 소설 ‘23번째 줄’(1981)로 데뷔한 이후 ‘인간쓰레기’(1986)라는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스무 권 가량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주로 작품 속에 아웃사이더들을 등장시켜 존재의 어두운 면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그리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연민과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고 있다.
‘엘링 연작소설’은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노르웨이에서만 총 25만부의 판매를 기록한 그의 대표작으로서 전 세계 14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엘링을 통해 ‘자폐된’ 현대 사회에서 소실되어버린 삶의 근원적인 가치에 관한 질문을 독특한 방식으로 던진다. 특히 연작소설의 세 번째 작품 ‘엘링, 천국을 바라보다’는 영화화되어 2002년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것을 비롯해서 토론토, 산세바스티안, 스톡홀름, 시애틀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인 엘링(Elling)은 전화 걸기나, 공중이 이용하는 장소에 발을 들여놓는 일상적 행동들도 실행하기 두려워하는 이른바 사회 부적응 자다. 대개 이런 인물이 등장하면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되기 일쑤지만 '엘링 '에서는 훨씬 더 소박한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엘링은 사회부적응자이지만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런 면이 나중에 그를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시인이 되게 만든다.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는 소금에 절인 양배추다. 왜 그가 양배추 시인이 되었는지는 연극을 통해 확인하면 게 훨씬 재미있다.
엘링에게는 룸메이트인 쉘비욘이 있다. 섬세한 감수성의 초식남인 엘링과 달리, 쉘비욘은 성욕과 식욕이 굉장히 왕성한 육식남이다. 하지만 40이 넘도록 쉘미온은 총각딱지를 못 뗀 것으로 설정이 된다. 두 사람은 사소한 일들로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둘은 피를 나눈 형제처럼 끈끈한 우정을 보이기도 한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지만 같이 살아가야 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평범한 삶의 진리를 두 사람을 통해 희극적으로 그려지고, 가슴이 뭉클한 감동까지 맛보게 된다.
노르웨이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임을 증명하듯, 두 사람은 사회 부적응 자 수용시설에 수용되어 있다가, 감독관에 의해 아파트로 옮겨진다. 어느 날 이들의 집 앞에 어떤 여자가 술을 마신 채 쓰러져 있고, 임산부인 이 여인의 이름은 레이둔이다. 엘링과 쉘비욘은 바로 자기 위층 아파트에 사는 라이둔을 집에 잘 데려다준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쉘비욘과 라이둔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 둘의 사랑을 엘링이 도와주면서 연극은 점점 흥미를 더해 간다.
또 한 명의 등장인물로는 엘링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켜주고,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자신감을 불러 일으켜주는 은둔시인 알퐁소가 있다. 알퐁소는 부인과 사별한 뒤, 20년간 절필하고 홀로 지내고 있는 유명시인이다. 그와 엘링은 시낭송의 밤에서 만나서 나이를 떠난 친구가 된다.
이후 알퐁소는 엘링과 쉘비욘, 그리고 라이둔의 조력자 역을 맡아 하지만, 그보다도 엘빙의 일기장에 적힌 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결국 한 사람의 명 시인으로 탄생시키는 천사의 역할을 한다. 엘링과 쉘비욘을 담당하던 감독관도 시인의 탄생을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엘링’은 사회 부적응 자들의 생각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어떤 점에서는 우리가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문학적이나 예술적 위업을 이룩하는 사실을 감동으로 그려낸 연극이라 평하겠다.
무대는 커다란 사각형이나 마름모 형태의 무늬가 들어간 벽과 흰색의 옷장이 정면에 자리를 차지하고, 여러 개의 널판을 연결하고 다리를 달아, 침상처럼 만든 조형물 두 개를 나란히 배치해, 요양원 장면에 사용하고, 장면이 바뀌면 그 침상을 이리저리 이동해 변화에 대처한다. 옷장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동선처리로 주인공의 성격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정면 벽에 선으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으로 극적효과를 상승시키고, 조명의 강약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임산부의 배를 시간이 경과될수록 불룩하게 만들어 출산일이 임박했음을 알린다.
이채상이 엘링, 송준영이 쉘비욘, 이성원이 알퐁스, 박소리가 라이둔, 김민성이 감독관, 안지윤이 여자시인으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연극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PD 임덕희, 영상 금중호, 의상 김시정, 조명 유성희, 음악 김진호, 홍보 오보람, 사진 권 선, 그래픽디자인 김태균, 조명오퍼 송명주, 음향오퍼 양동근, 영상오퍼 한준호, 조연출 이주현 등 스텝 진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성난 발명가들과 극단 디딤돌 합작, 잉바르 암비에른센(Ingvar Ambjørnsen) 원작, 김시번 번역 연출의 ‘엘링(Elling)’을 명품 희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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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수필름과 극단 여행자 공동제작, 이준우 연출 ‘내 아내의 모든 것’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수 필름과 극단 여행자 공동제작, 양정웅 각색, 이준우 연출의 ‘내 여자의 모든 것’을 관람했다.
‘내 아내의 남자친구(Un novio para mi mujer)’는 2008년 공개된 아르헨티나의 코미디 영화이다. 2012년 대한민국의 감독 민규동이 리메이크하여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되었다. 이 영화를 2014년 양정웅 각색 연출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연극으로 만들었다.
무대는 정면에 커다란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오른쪽에는 여러 서너 가지 색상의 네모난 색종이를 오려 붙여놓은 벽이 있다. 무대 오른쪽 배경 가까이에는 조그만 방송실을 마련해, 여주인공이 방송할 때 사용된다. 무대 중앙에는 정사각의 입체조형물 여러 개를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이동 배치해 의자와 탁자, 그리고 간이침상구실을 하도록 하고, 조명의 강약으로 분위기 상승과 하강을 주도한다. 무대 좌우와 커튼 친 부분이 등퇴장 로가 된다.
연극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아내와 헤어지고 싶어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답게 대단원에서 헤어지지 않고 다시 결합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기는 하지만, 요리, 외모, 성격까지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아내 정인과 결혼한 건실한 직장인 두현은 매일 수백 번도 더 이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히스테릭한 아내가 무서워 말도 꺼내지 못한다.
마침 강릉으로 발령이 난 그는 이제야말로 아내에게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좋아하지만, 정인은 하던 방송일도 그만두고, 그를 쫓아 낯선 도시인 강릉까지 내려온다. 두현은 강릉에서 막 은퇴를 준비 중인 희대의 카사노바 성기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내의 불륜을 꼬투리 삼아 이 기회에 이혼을 해보려는 심산이다.
유혹을 하려면, 먼저 상대가 뭔가 결핍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상대의 빈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그럴 때는 자신이 없다고, 타고난 전문가를 동원하면 게도 구럭도 잃기 마련이다. 그러나 흔히들 제 구실을 못 하거나 자신이 없으니까, 전문가의 조언을 듣거나 전문서적을 탐독하게 마련인데, 유혹자는 바로 이 점에 관해서는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카사노바를 능가할 정도의 기량이 출중한 인물이 있었는데, 그래서였는지 그만 요절하고 말았다.
연극에서의 카사노바 성기는 스페인어와 불어.영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소젖을 기가 막히게 잘 짜고, 노래는 물론, 요리와 운동에도 능한 인물이다. 하지만 결국 성기가 정인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성기의 비상한 카사노바적 표현력과 언어나 자신의 장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정인이라는 여인의 수다스러운 말을 잠자코 오래 동안 들어줄 수 있는 귀라는 것이 이 연극의 주제가 된다. 성기는, 유혹에 필수 불가결한 것은, 상대인 정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따뜻한 귀라는 사실을, 감지한다.
요즘 회자되는 소통이니, 불통이니 하는 단어도, 상대의 의사를 끝까지 듣지 않음으로 해서 생긴다는 것을 이 연극에서 웅변으로 보여준다. 부부간의 이혼이나, 별거 등의 사유도 의사불통과 오해, 그리고 진의 전달의 포기 등에서 파생한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두현이 대단원에서 정인과의 사랑을 되찾게 되고 7년 불임의 원인을 캐내려고, 함께 병원으로 가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김양지, 남승혜, 도광원, 한윤춘, 손승범, 김수정, 박신애, 정종현, 김호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이 2시간 가까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수 필름과 극단 여행자가 공동제작하고, 한 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한 양정웅 각색, 이준우 연출의 ‘내 여자의 모든 것’을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흥미롭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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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페라 걸그룹 ‘클라라’, 박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통일한마음축제’ 공연
팝페라 걸그룹 ‘클라라’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통일한마음문화축제에 서다
팝페라 걸그룹 클라라 가 장충체육관에서 오는 24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1부와 2부 행사로 개최되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통일한마음문화축제에 축하공연 가수로 참여한다.
대한민국의 화합과 아름다운 축제의 한마음 마당을 주제로 열리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통일한마음문화축제는 ‘행복한 국민, 일류국가 만들기, 성공한 대통령’을 위한 국민의 염원과 사회적 약자와 서민, 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족, 탈북자와 재외동포 등 전 국민의 일체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진행한다.
지구촌 한마음 대잔치로 꾸며지는 축하공연에는 팝페라 4인조 여성그룹 클라라(Clara) 뿐만 아니라, 국민가수 현철을 비롯해, 뮤지컬 가수 쥬에(Jouet), 전인혁 가수, 한영주 가수가 출연하고 지음 오페라단 소프라노 최정심 단장, 유풀잎 가수, 남보원 코미디언이 참여한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한일문화교류를 통해 한일관계 개선 및 소통의 장을 펼치기위해, 일본 대형연예기획사 라이징 프로덕션(www.rising-pro.jp) 소속의 3인조 남성 댄스그룹 윈즈[w-inds.](www.w-inds.tv)를 초청했다.
지난 2001년 싱글 'Forever Memories'로 데뷔한 윈즈[w-inds.]는 2008년 제5회 아시아송페스티벌 아시아 최고가수상, 2009년 제51회 일본레코드대상 우수작품상(Rain is fallin'), 2010년 제52회 일본레코드대상 우수작품상(New world)을 수상했고, 2006년 11월 처음 내한 공연을 했다.
녹색시민예술단의 유유난타 & 진도북춤, 원미희 예술단의 경기민요, 유경혜 교수의 하프 독주, 국모 대통령에 대한 헌화식, 신 아리랑 공연도 마련했다.
한편, '통일한마음문화축제'는 (사)한국문화예술홍보원, 새누리 중앙당 문화관광분과위원회, 서울뉴스타임스 주최로 이벤트 서울이 기획했고 KMB 광복문화TV가 주관방송으로 참여해 녹화방송한다. 총연출은 KT olleh KMB광복문화TV 총괄 PD인 김상수 파스칼 감독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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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기, 뮤지컬 ‘영웅’ 안중근 역으로 캐스팅
광복 70주년을 맞아 더욱 뜻 깊은 무대가 될 뮤지컬 ‘영웅’에 민영기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정성화, 강태을과 함께 오는 4월 14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안중근’을 연기한다. ‘영웅’은 하얼빈시 안중근기념관 개관 1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를 맞아 지난 2월 초 하얼빈 환구극장에서 4,500여명의 관객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성공적인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력, 새로운 역사를 계속해서 다시 써나가고 있는 뮤지컬 ‘영웅’은 도마 안중근 의사의 거사 당시를 배경으로 한다. 초연된 2009년부터 주인공 역으로 한국 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연이어 출연하며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면을 담아내면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뮤지컬 ‘영웅’은 사실을 다룬 극에 긴박감을 불어 넣는 역동적인 안무와 하얼빈 역에 도착하는 기차 영상이 실물 세트로 변환되는 영상 효과 등 화려한 무대 예술로 관객을 사로 잡은 바 있다. 제작사인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뮤지컬 ‘영웅’에서 기둥 같은 역할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배우 정성화와 지난 해에 이어 이번 중국 하얼빈 공연에서 안중근을 열연한 강태을 배우 다음으로 새로운 캐스팅을 찾고 있던 중 그 동안 아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관중을 압도하는 목소리 힘으로 많은 고전 작품들에 출연하며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민영기를 적극 캐스팅하게됐다”고 말했다. 출연을 결정한 민영기는 “이 작품이 초연 됐던 2009년 같은 해 제작된 창작 뮤지컬 ‘이순신’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라이선스 작품의 시대극과는 또 다른 우리의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재해석 하고 뮤지컬을 통해 관객들에게 선보인 다는 점에서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느꼈다”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손꼽히는 ‘명성황후’처럼 ‘영웅’역시 너무나 의미있는 작품이기에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민영기 만의 ‘안중근’의사를 보여드리게 되어 설레며, 깊이 있는 인물 해석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노래와 연기로 관객들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민영기는 ‘마리 앙투아네트’,‘레베카’, ‘모차르트!’, ‘엘리자벳’,‘삼총사’, ‘잭더리퍼’등 국내 최고의 흥행작의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역할을 맡아오면서 최고의 뮤지컬 배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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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기, 뮤지컬 ‘영웅’ 안중근 역으로 캐스팅
광복 70주년을 맞아 더욱 뜻 깊은 무대가 될 뮤지컬 ‘영웅’에 민영기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정성화, 강태을과 함께 오는 4월 14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안중근’을 연기한다.
‘영웅’은 하얼빈시 안중근기념관 개관 1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를 맞아 지난 2월 초 하얼빈 환구극장에서 4,500여명의 관객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성공적인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력, 새로운 역사를 계속해서 다시 써나가고 있는 뮤지컬 ‘영웅’은 도마 안중근 의사의 거사 당시를 배경으로 한다.
초연된 2009년부터 주인공 역으로 한국 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연이어 출연하며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면을 담아내면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뮤지컬 ‘영웅’은 사실을 다룬 극에 긴박감을 불어 넣는 역동적인 안무와 하얼빈 역에 도착하는 기차 영상이 실물 세트로 변환되는 영상 효과 등 화려한 무대 예술로 관객을 사로 잡은 바 있다.
제작사인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뮤지컬 ‘영웅’에서 기둥 같은 역할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배우 정성화와 지난 해에 이어 이번 중국 하얼빈 공연에서 안중근을 열연한 강태을 배우 다음으로 새로운 캐스팅을 찾고 있던 중 그 동안 아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관중을 압도하는 목소리 힘으로 많은 고전 작품들에 출연하며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민영기를 적극 캐스팅하게됐다”고 말했다.
출연을 결정한 민영기는 “이 작품이 초연 됐던 2009년 같은 해 제작된 창작 뮤지컬 ‘이순신’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라이선스 작품의 시대극과는 또 다른 우리의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재해석 하고 뮤지컬을 통해 관객들에게 선보인 다는 점에서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느꼈다”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손꼽히는 ‘명성황후’처럼 ‘영웅’역시 너무나 의미있는 작품이기에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민영기 만의 ‘안중근’의사를 보여드리게 되어 설레며, 깊이 있는 인물 해석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노래와 연기로 관객들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민영기는 ‘마리 앙투아네트’,‘레베카’, ‘모차르트!’, ‘엘리자벳’,‘삼총사’, ‘잭더리퍼’등 국내 최고의 흥행작의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역할을 맡아오면서 최고의 뮤지컬 배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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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카이, 뮤지컬 ‘팬텀’ 주역 발탁
크로스오버 뮤지션 카이(정기열)가 2015년 최고의 기대작 뮤지컬 ‘팬텀’의 타이틀롤 ‘팬텀’ 역에 캐스팅됐다. 오는 4월 28일 개막하는 뮤지컬 ‘팬텀’은 한국 초연작으로 세계적인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추리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토니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극작가 아서 코핏이 각색하고 작곡가 모리 예스톤이 음악을 만들어 원작에 가장 충실한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카이가 맡은 ‘팬텀’ 역은 가면 뒤에 얼굴을 숨긴 채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캐릭터로, 목소리와 연기력만으로 관객들을 몰입시켜야 하는 역으로, 그 동안 여타의 작품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팬텀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기대가 되는 것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조승우, ‘모차르트!’의 박은태 배우가 자신에게 맞는 배역으로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가창력과 수려한 외모, 대형 작품들의 경험들까지 쌓인 배우 카이의 변신이 또 한번의 뮤지컬 스타 탄생의 기회가 될 것인지 귀추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드라큘라’ 등 여러 유명 뮤지컬 무대에서 특유의 미성과 섬세한 연기로 주목 받은 카이는 “공연계 초미의 관심사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작품 ‘팬텀’ 초연에 주인공을 맡게 되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영광이라고 생각 한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카이’라는 뮤지컬 배우로써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예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서울대 성악과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재학하면서 클래식 성악가 엘리트 코스를 거친 카이는 뮤지컬 ‘팬텀’의 오디션에서 중저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팬텀의 넘버들을 완벽하게 소화해 연출진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팬텀’ 역에는 카이에 이어 명불허전 최고의 뮤지컬 배우 류정한과 최고의 보컬리스트 박효신이 캐스팅돼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팬텀’은 오는 4월 28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무대에 오르면서 오는 26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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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김주원, 국내 초연 '뮤지컬 팬텀' 출연
국내 초연될 뮤지컬 ‘팬텀’의 2차 출연진이 공개됐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주인공 ‘팬텀’ 역에 류정한, 박효신, 카이가 캐스팅된 데 이어 팬텀의 사랑을 받는 크리스틴 다에 역으로 소프라노 임선혜와 김순영, 뮤지컬 배우 임혜영이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극중 크리스틴 다에는 팬텀과 운명적인 만남으로 음악적 재능을 키워가면서 애틋한 감정을 갖는 순수한 여인으로, 세계가 인정한 소프라노 임선혜와 최고 음역대를 넘나드는 가창력의 소유자인 뮤지컬 배우 임혜영, 서정적 음색의 소프라노 김순영이 연기한다.
뮤지컬 ‘팬텀’은 니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극작가 아서 코핏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추리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다. 가면 뒤 흉측한 얼굴을 감춘 채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주인공 팬텀의 유년기와 그 부모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다. 국내에서는 31년 만의 초연으로 올 한 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이외에도 오페라 극장의 새 극장장인 남편의 권력으로 디바 자리를 오른 마담 카를로타 역에는 신영숙이 캐스팅됐다. 또 팬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 제라드 카리에르 역에 박철호와 이정열이 맡는다. 특히 오페라 극장의 이전 극장장인 제라드 카리에르의 연인이자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발레리나 벨라도바 역은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지낸 발레리나 김주원과 함께 황혜민, 최예원이 맡는다. 젊은 카리에르는 발레리노 윤전일과 알렉스가 연기한다.
오는 4월 28일부터 7월26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오는 26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문의 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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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과 함께 Black&Gold 기획전
명품 오픈마켓 '머스트잇'은 다음 달 15일까지 한달 간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과 함께 기획전을 진행한다.
머스트잇은 쉽고 편한 명품쇼핑을 지향하면서 지난 2011년에 론칭했고, 전체 회원 중 80% 이상이 2030대 젊은 회원으로 구성돼 있는 트렌디한 명품 오픈마켓이다.
이번 기획전은 캣츠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Black & Gold를 콘셉트로 인기 아이템들을 모아 알차게 구성했다. 기획전이 진행되는 한달 동안 해당 기획전 상품 구매자는 이벤트에 자동 응모되고, 추첨을 통해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의 초대권(1인 2매)을 증정한다.
오는 4월 10일에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는 세계 4대 뮤지컬로서, 지난 해 국내에서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며 매회 매진 행렬을 이어갔던 오리지널 팀의 앙코르 내한 공연이다. 캣츠는 지난 1981년 영국에서 초연됐고, 세계 4대 뮤지컬 중 한 편으로 전세계 30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7천 3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빅 히트작이다.
㈜잇커뮤니케이션의 조용민 대표는 "이번 기획전은 명품 뮤지컬과 명품 오픈마켓이 만난 새로운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명품 오픈마켓으로써 다양한 상품과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문화 마케팅 활동을 펼쳐 소비자 만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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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환영과 환상’展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과 신념도 그러하거니와 예술에서도 극단이 통하는 지점이 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너무나 사실적인 그림인데 환상적인 세계의 이면을 펼쳐 보여주는 작품이 그렇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환영과 환상’전은 바로 사실적인 지점이 어떻게 환영(illusion)의 단계를 거쳐 환상(fantasy)의 세계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전시다.
강렬한 인물 초상을 그리는 강형구와 선인장과 극사실주의 풍경으로 유명한 이광호, 사진을 바탕으로 새로운 회화를 보여주는 유현미, 인체의 디테일까지 빚어내 불편한 기분까지 자아내는 최수앙 등 7명의 작품 25점이 전시장에 나와 있다. 강영민 고명근 천성명의 조각과 사진 설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회화의 기본인 사실의 재현이 어떻게 환상으로 이어지느냐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이광호의 선인장 그림이나 강형구의 반고흐 초상을 보면 너무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인데 낯설면서 새롭다. 이광호가 그린 선인장은 식물인데도 인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성(性)적인 느낌도 강하다. 화폭 속 선인장 가시가 손을 찌르기라도 하듯 촉감적인 느낌이 강하다. 강형구의 초상 역시 알루미늄이라는 독특한 재질을 긁어낸 기법 탓인지 강렬한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환영이 수동적이고 부분적인 느낌이라면 환상은 환영을 넘어 관객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개입해 벌어지는 상상력의 세계를 말한다. 사실이 환영이 되고 그것이 또 환상의 세계로 넘나드는 지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유현미의 작품 역시 연출한 공간과 인물을 사진으로 찍은 뒤 그것을 다시 회화로 바꿈으로써 현실 공간을 초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최수앙의 조각도 너무나 극사실적이어서 낯설면서 기괴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