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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04 20: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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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소월아트홀에서 극단 시선의 이승옥 예술감독, 홍란주 작 연출의 ‘독백의 합창’을 관람했다.



왕십리 소월아트홀에서 극단 시선의 이승옥 예술감독, 홍란주 작 연출의 ‘독백의 합창’을 관람했다.


예술감독 이승옥은 1943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해 대전 호수돈여고를 나와 동덕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21세 때인 1960년 광주 KBS 성우로 활동을 시작, 1961년 서울 KBS 성우로 일하다 1967년 동인극장의 연극 ‘악령’에 데뷔했다.


그 후 극단 신협과 여인극장에서 ‘탑’ ‘알바의 집’ 등에 출연해 ‘탑’으로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주연여우상을 받고 국립극단 배우가 되었다.그의 출연작으로는 ‘페드라’ ‘노부인의 방문’ ‘검찰관’ ‘산불’ ‘태’ ‘맹진사댁 경사’ ‘파우스트’, 그리고 ‘신의 아그네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외에 다수 작에 출연했다.


2016년 원로연극제 참가작인 천승세의 ‘신궁’에 출연하고, 2018년 늘푸른연극제에 권성덕 배우와 함께 ‘로물루스 대제’에 왕비 역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26세에 출연한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76세에 재공연해 기염을 토했다. 현재 서울연극협회 성동지부장, 생활연극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홍란주(1972~)는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출신으로 극단 시선의 대표인 극작가 겸 연출가다. 연극 ‘양반놀음’ ‘미롱’ ‘폐희’ ‘바보’ ‘청혼’, 무용극 ‘새’, 종합극 ‘술래야 술래야’ ‘나영이를 찾아주세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외의 작품을 발표 공연한 미녀 연출가다.


연극은 대동아 전쟁이 배경이다. 대동아는 당시 일본 정부의 공식 명칭이었다. 대동아 전쟁의 목적은 (동)아시아의 해방이었다. 서구의 압제로부터 독립과 안정을 꾀한 것이다. 당시 아시아는 온통 백인의 식민지였다. 결과적으로 졌지만, 결국은 모두 독립했다. 대동아 전쟁이 아시아 국가들의 독립 회복을 앞당겼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모든 책임을 일본에 돌리는 것은 점령 체제가 낳은 자학사관이다.20세기 초의 세계 질서야말로 문제적이다. 심지어 조선조차 ‘대한제국’이 되려 했다.


모두가 제국을 욕망했다. 제국(주의)이 글로벌  스탠더드였다. 일본 제국 또한 그 중 하나였던 것이다. 무도하고 무례한 근대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 한일병합도 불가피했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하여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본이 아니었다 해도, 한반도는 러시아제국의 치하 아래 떨어졌거나. 혹은 티베트, 내몽골, 신장처럼 중국의 한 성으로 복속되었을지도 모른다.


대동아의 논리와 심리가 완전히 파탄 난 것도 아니다. 복류하던 불만과 욕망이 간헐천처럼 분출한다. 비단 일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혹여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 일본을 달군 대동아의 정서와 논리가 중국에서 지펴질 공산이 없지 않다. 즉 대동아는 과거사만도 아니다. 미래를 점검하고 전망하는 데도 진지하고 투철하게 접수할 일이다.


배경은 후기인상주의(Post-Impressionism) 화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하늘 풍경’을 애니메이션 한 영상과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영상으로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인다. 무대에는 관 같은 조형물과 의자로 사용할 수 있는 조형물을 이동 배치해 장면전환에 대처한다. 천정에서 목을 맬 밧줄이 무대 좌우에 내려져 있고, 주인공이 자살할 결심을 할 때 사용된다. 무대전체를 출연자들의 동선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객석 통로도 동선으로 사용한다.


‘독백의 합창’은 1940년대 일제강점기 말, 독립군가를 작곡한 여성 작곡가 안 윤과 그의 가족의 수난을 음악극으로 그렸다. 주인공인 안 윤은 독립군가를 작곡했다는 명목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다. 수감생활을 하면서 ‘대동아 서사’를 작곡하라는 조선총독부 학무국 직원 토모코의 종용을 받는다.


여태껏 고향에 관한 노래, 아름다운 자연찬미 같이 이념과 상관없는 작곡을 해 온 윤에게 생각지도 않은 ‘조선인 징병 옹호가’인 대동아서사 작곡 종용으로 충격에 빠진다. 그녀의 고뇌가 배경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그려지고, 어머니와 동생 영이 등장해 그런 작곡을 해서는 아니 됨을 알린다. 어머니는 여느 어머니와는 다르게 조선의 독립을 열망하고, 동생은 독립군가의 가사의 작사자다. 어머니는 딸로 인해 병 져 눕게 되고, 일제는 동생 영까지 잡아가 고문을 가해 피투성이가 된다. 성악가인 남편은 권하는 대로 작곡할 것을 아내 윤에게 성심껏 당부한다.


윤은 목을 매어 자살을 결심하기도 하지만 가족에게 가해질 패악행위가 두려워 고뇌 끝에 결국 작곡을 한다. 드디어 합창단과 연주단의 발표 공연 날이 도래하고, 윤의 지휘로 합창이 시작된다. 웅장하고 매혹적인 선율에 도취해 공연장의 청중은 감상에 빠져든다. 가사도 그럴듯하게 이어져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에 빠졌을 때 마지막 가사는 전혀 뜻밖의 가사라 지휘자 윤은 일경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 쓰러진다. 절명한 윤을 어머니의 영혼이 다가와 함께 어디론가 퇴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승옥이 어머니, 이광희가 오장, 황정원이 토모코, 송희정이 주인공 안 윤, 위희순이 하선, 오일영이 장우문, 정선혜가 안 영, 박상욱이 백건, 송예리가 향민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열창과 율동은 극을 고품격 예술적 총체극으로 이끌어 간다.


총괄제작 기획 황정원, 기획 홍보 이정미, 액팅코치 황연희, 움직임 안무 박무영, 조명 강정희, 분장 박팔영, 사진 김명집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무대 위에 반영되어, 극단 시선의 이승옥 예술감독, 홍란주 작 연출의 ‘독백의 합창’을 작품성 연극성 예술성을 갖춘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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