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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21 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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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중요한 타이밍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인생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경우 의도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므로 부동산 관련 소송에 있어서 예외 없이 사건발생 초기에 사건진입을 잘 해야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중요한 타이밍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인생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경우 의도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므로 부동산 관련 소송에 있어서 예외 없이 사건발생 초기에 사건진입을 잘 해야 한다.


부동산 관련 소송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로서 필자가 2018년 초에 감명 깊게 읽었던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강민구 씨가 쓴 <인생의 밀도>라는 책을 통해서 판사가 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조언, 즉 ‘억울한 이들에게 필요한 7가지 조언’을 사자성어로 소개하고자 한다.


1. 호질기의(護疾忌醫)


호질기의는 ‘병을 숨기고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뜻이다.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도와주려는 이에게 진실을 숨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2. 둔필승총(鈍筆勝總)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아주 사소한 원인이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평소 축적하는 기록에서, 그리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짚어보는 진술에서 꾸미는 바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록은 진실해야 만이 비로소 그 효력을 인정받는다.


3. 지피지기(知彼知己)


재판에 임할 때 상대방의 주장을 확인하고 사실에 입각하여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자신의 주장을 다시 정리하고 적절한 반박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방 주장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고, 상대방이 그 주장을 통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4.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면 그간 보이지 않은 것들이나 생각 없이 넘겨왔던 것들이 새롭게 보일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는 논거가 갖춰졌다고 느꼈다면 그간 설정했던 방식을 바꿔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무작정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고 하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도 막게 될 수도 있다.


5. 변론주의(辯論主義)


재판장은 당사자 주장의 범위 내에서만 판단을 한다. 법관은 경기장 안에서 호각을 부는 심판이지 선수는 아니다. 경기(재판)를 이기기 위해서는 선수 스스로 노력해 진심을 다해야 한다.


6. 적선지가(積善之家)


화해하고 양보하면 언젠가 보답을 받게 된다. 법적 분쟁에서도 최선의 길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조기에 협상과 화해로 분쟁을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적인 분쟁은 어디까지나 법의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하며, 최악의 선택은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이야기 같지만 피해자로 시작했는데 가해자로 끝나는 상황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7. 사필귀정(事必歸正)


조금 돌아갈 수 있지만 모든 일은 결국 옳은 방향으로 끝나게 되어 있다. 즉 소송에 임할 때 진실한 측이 승리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소송을 진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참아내야 할 것이며, 소송에서 원하는 바를 얻더라도 만신창이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법정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억울한데 몸과 마음까지 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자.


빗길은 서로의 어깨를 적시며 함께 가는 것이다.


결국 재판에 임했을 때 가장 중요한 무기는 선한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소송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진행하는 ‘사람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법원은 판결만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조정이라는 이름의 결론이 만들어 지는 곳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지켜본 결론은 결국 이것이었다. 한 번 더 참고,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 분쟁에서 언제나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도서]
강민구, '인생의 밀도', 청림출판, 2018, 201~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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