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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17 00:56:48
  • 수정 2019-03-03 20: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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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커피가 상륙한지 120여 년, 커피전문점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들어오고 있으며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인옥 기자] 한국에 커피가 상륙한지 120여 년, 커피전문점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들어오고 있으며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는 최초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관세청 및 커피업계의 발표에 의하면, 2017년 한 해 국내에서 소비한 커피는 약 265억 잔으로 국민 1인당 연간 512잔을 마셔, 전체 커피시장의 규모는 약 11조 7,397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처음 우리가 커피를 접한건 다방커피라 불리는 믹스커피였다. 구수한 풍미와 단맛과 쓴맛이 조화로운 음료로 시작해서 지금의 커피트랜드는 싱글오리진 커피라 칭하는 커피본연의 개성을 느낄수 있는 스폐셜티 커피의 등장으로 커피문화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싱글 오리진 커피 열풍의 시작을 블루보틀(Bluebottle) 커피에서 찾기도 한다. 블루보틀은 드립커피 기술, 최상위 원두인 스페셜티 커피, 원두가 황갈색이 되도록 가볍게 볶는 약배전, 원두를 섞지 않고 하나의 원두만으로 내리는 싱글 오리진 커피 등 4가지의 특징을 가졌는데, 이 4가지가 모두 커피 원두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쓴맛과 단맛이 지배적인 스타벅스에도 충분히 만족하던 사람들이 블루보틀 등장 이후 스페셜티와 싱글 오리진을 따지기 시작했고, 커피 업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도 리저브 매장을 통해 최상위 원두와 함께 사이폰, 케멕스, 콜드브루 등 다양한 핸드 드립 추출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건 스타벅스만이 아니다. 국내의 커피 전문점들도 기존 커피 브랜드들이 싱글 오리진, 핸드 드립을 적극 반영하고 있고, 심지어 병과 캔 커피 음료에서도 이런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요즘 커피전문점을 가서 메뉴하나 고르려면 적잖은 공부를 해야 커피한잔을 주문할 수 있다.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커피에선 커피향이라 각인된 향이 아닌, 꽃향기와 열대과일에서 느낄 수 있는 향과 맛 산미라고 하는 신맛을 가진 커피가 제공된다. 커피가 신기하다며 즐기는 사람들과, 믹스커피에 익숙한 누군가는 커피가 가진 본연의 맛이라는 커피가 불편해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커피는 기호식품인 음료이면서도 유난히 유행에 예민한 음료이다. 요즘 생기는 카페는 그 유행에 민감이 반응하고 추종자마냥 휩쓸려 가고 있는듯하다. 인스타 감성을 위한 컨셉의 카페가 뜨기 시작하면 우후죽순 어딜가도 비슷한 카페가 생기고 있다. 고객의 리즈를 맞춘 개성있는 카페라지만, 정체성을 잃어가는 카페가 되어가는 듯하다.


사람들이 블루보틀에 지지를 보낸 건 커피 본연의 맛을 잘 살려줘서라고 한다. 한국은 이제 그 출발선에 있다. 커피를 공부는 바리스타가 아닌 달달한 믹스로 커피를 입문한 우리들에게 그들이 말하는 산미가 높고 과일과 꽃향기난다며 제공되는 싱글오리진이라는 약배전된 커피가 나에게도 정말 맛있는 커피인가? 의문하고 싶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우린 우리의 기호를 내가 아닌, 그들이 점수를 매기고 그들이 정해준 스폐셜티커피라는 기준에 나를 맞추고 있진 않은지 커피 한잔에서도 나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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