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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31 06: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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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은 우리가 정의 내리는 연극의 형식을 모두 파괴한다. 극장에는 객석이 없는 전 좌석 스탠딩이고, 무대는 극장 전체의 벽면을 둘러싸는 기이한 형태를 띄고 있다.

관객들은 전시장에 온 것과 같이 관객들은 극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행위’를 지켜보기도, 참여하기도 한다.

▲ 변상문/ 변사또 역, 백재아/ 춘향 역 (사진=권애진 기자)

신 개념의 매력적인 연극, ‘춘향전 VOL 1. : Spring Is Coming(신재철 연출)’이 평점 10점대를 기록하며 연일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극단 이방인이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에 ‘연희예술극장’을 개관하여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19년의 첫 극단 작품, ‘춘향전 VOL 1. : Spring Is Coming’(이하 춘향전)이 새로운 표현 양식으로 재창조되어 1월 20일에 개막하여 2월 4일까지 공연 한다.


‘춘향전’은 우리가 정의 내리는 연극의 형식을 모두 파괴한다. 극장에는 객석이 없는 전 좌석 스탠딩이고, 무대는 극장 전체의 벽면을 둘러싸는 기이한 형태를 띄고 있다.

관객들은 전시장에 온 것과 같이 관객들은 극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행위’를 지켜보기도, 참여하기도 한다.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는 여타 극장과 달리, ‘춘향전’은 적극 권장한다. “즐기세요! 이 특별한 공연을!”


완성된 아름다움을 연극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신재철 연출의 도전적인 생각 아래, 서사를 배제하고 드라마를 재료로만 사용하는 형식주의적 기법을 통해 통상적인 연극의 정의를 깨뜨리는 ‘HAPPENING THEATER’ 을 만들어 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다’, ‘예기치 못하게 일어난다’라는 뜻을 가진 ‘HAPEENING’은 표현을 극대화 시키려는 신재철 연출의 의도와 같이 타블로나 이미지, 미술적 형태의 형식이 무대 위에서 무질서하게 일어나는 것을 뜻한다.


무대는 극장의 벽면을 모두 감싸고 무대 위에는 영상을 볼 수 있는 방이 있으며 계단, 쇼윈도, 오퍼석 등 무대 위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것까지 함께 있다. 5개의 구역으로 나눠진 무대는 각자의 상징적인 키워드와 함께 신전, 박스, 쇼케이스, 계단, 하우스의 이름이 붙어있다.

▲ 최원석/ 방자 역, 이유진/ 향단 역 (사진=권애진 기자)

관객들은 이 공간을 둘러보기도 하고 서서 보기도 하며, 공연 중 맥주나 와인을 한잔을 하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하고 오퍼석에서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다. 무대의 전 구역을 이리저리 이동하며 관객들은 무대 안으로 들어가 연극에 참여한다.


관객들은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춘향이가 탄 그네를 밀기도 하고 향단이와 함께 쇼케이스 안의 전시물이 되기도 한다. 무대 안에 앉아도 된다는 극장 내의 안내문은 배우와 관객들 사이의 간극을 더욱 더 좁혀주며 관객들도 공연의 일부 인 마냥 함께 녹아든다.


공간에서 배우들의 행위는 공연 날까지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른다. 그들의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표현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


연극은 이미지 적이고 비주얼적으로 반복된 행동과 과장된 연기, 그리고 더 화려해진 무브먼트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또한 힙합을 기반으로 한 음악에 라이브로 들리는 국악세션이 조화를 만들어 낸다.

▲ 김세영/ 월매 역 (사진=권애진 기자)

극 중 월매(김세영)는 힙합 비트에 맞추어 권주가와 사랑가를 부르는데 이 또한 참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국악, 일렉트로와 같은 음악과 더불어 스트릿댄스, 무용 등 무브먼트가 들어가기도 하고, 배우들의 만들어내는 장면이 들어가기도 한다)


원작 ‘춘향전’ 의 주제인 청춘사랑, 정열부인과 권선징악 등을 배제하고 그 시절 여성에 대한 시대정신을 차용하여 ‘이 시대의 여성을 과거의 여성으로부터 찾고 싶다’라는 말과 함께 작품을 각색하며, 춘향전에서 받은 모티베이션을 표현양식으로 극대화시켜 더 완벽한 예술을 목표로 창조하고 있다.


‘춘향전’은 총 3막 구조로 두 번의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90분간 공연된다.
공연 후에는 요일 별로 컨셉이 바뀌는 애프터파티도 준비되어 있어 공연만 즐기는 것이 아닌, 공연 후에도 컨셉 애프터파티를 즐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난 후 배우와 스탭들과 함께하는 파티에서는 당일 본 공연에 대한 평을 주고받기도 하고, 자신의 예술관이나 생각 더 나아가서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춘향전’의 기획자 윤영인은 “이러한 파티까지도 공연의 일부이고 연극이 무대 위의 배우들끼리 만드는 예술이 아닌, 참여하는 스탭들부터, 보러오는 관객들까지 함께 만드는 것이 공연이다”라고 말했다.이어 “무대 위에서만 만들어지는 예술이 아닌, 극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예술로 구성되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대를 디자인한 김경진 시노그라퍼는 “디자인 재차 하면서, 현재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이 ‘개념미술’과 많이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예술가(Artist)와 장인(Artisan)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를 고민하고 개념미술에 영감을 받아 기호와 문자 등 비물질적인 표현양식을 사용하며 공간에 의미와 개념을 담았다”고 밝혔다.


극단 이방인이 설립한 ‘연희예술극장’의 슬로건은 ‘우리 모두가 연극이고 예술이다.’이다.
선언문에도 나와 있듯이 모두가 함께 예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카페떼아뜨르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 몽룡, 춘향, 월매, 향단, 방자 (사진=권애진 기자)

이번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이하 패디과)와 협업은 우연하게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연희예술극장’을 자주 찾는 홍익대학교 패션디자인과 학과장인 ‘최철용’(홍익대학교 패디과 학과장 교수 및 남성복 BRAND ‘C.Y.CHOI’대표) 교수가 신재철 연출과 술자리를 가지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로 ‘이런 식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새로운 혁신이지 않을까?’ 하는 우스갯소리처럼 하던 말들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때 마침, 홍익대학교 패션디자인과 3학년 수업이 ‘한국적’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하였기에 우연이 겹치며 협업 작업이 더 수월하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홍익대 디자이너들의 의상은 기존 연극무대보다는 패션쇼에서 나올 법한 개성 강하고 현대적인 의상들이 주를 이루고 약 50명의 디자이너들의 의상 중 연극에 필요한 18개의 의상을 먼저 추려냈다.

최철용 교수의 미적 예술관 과 신재철 연출의 연극적 관점이 이루어낸 작품들이다. 18명의 디자이너들과 18벌의 의상들은 현대적으로 각색된, 다양한 표현양식을 원하는 ‘춘향전’을 한 층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홍익대 패션 디자인과 디자이너 대표 ‘장동매’ 는 자신이 접하지 못하는 분야에 우리의 예술(패션 디자인)이 사용되는 것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희예술극장’을 ‘꿈나라’라고 표현하는 장동매 디자이너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많은 타 장르의 예술과 융합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는 패션을 보기 보다는 패션이 어우러진 이 연극의 전체적인 조망을 원한다는 뜻도 전했다.

▲ 최문혁/ 몽룡 역 (사진= 권애진 기자)

춘향 역은 백재아, 이나원이 맡고, 월매 역은 김세영, 변사또 역에 변상문, 몽룡 역에 최문혁, 방자 역에 최원석, 향단 역에 이유진 등이 출연한다.


많은 예술인들과 연극 팬들의 시선을 강탈한 이 연극은, 2월 4일까지 연희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전석 스탠딩 2만 원, 평일 8시 , 토 7시, 일 3시 (화요일 쉼), 매주 금요일에는 관객과 대화 시간이 이어진다. 예약은 네이버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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