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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23 22: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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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극장에서 극단 스튜디오 말리의 네쟈 젬니(Nejia Zemni) 원작, 잘릴라 바카르(Jalila baccar) 각색, 유효숙 번역, 최서은 연출의 <주눈(Junun)>을 관람했다.



물빛극장에서 극단 스튜디오 말리의 네쟈 젬니(Nejia Zemni) 원작, 잘릴라 바카르(Jalila baccar) 각색, 유효숙 번역, 최서은 연출의 <주눈(Junun)>을 관람했다.


번역을 한 유효숙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과룰 졸업하고 파리 3대학교에서 연극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우석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이다. 옮긴 책으로는 [고통], [로베르토 쥬코], [서쪽 부두], [펠레아스와 멜리쟝드], [주눈], [사막으로의 귀환] 등이 있고 [누보로망 연구], [우리 시대의 프랑스 연극], [한국연극과 기호학] 등의 공저가 있다. 기타 논문으로는 "베케트 극에서의 발화행위와 서술", "위니의 극중 이야기- 행복한 나날들을 중심으로", "독백의 극적 효과",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극 텍스트에 나타나는 voix의 기능", "감각적 구조의 추구-클로드 시몽의 문학 세계", "일상극의 연극적 공간", "독백의 무대화 -사뮤엘 베케트의 연극을 중심으로", "여성주의 연극의 전략-시몬 벤무사의 알베르 놉의 특이한 삶을 중심으로",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한국적 수용", "락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통하여 본 서울-무대 공간 연구" 등이 있다.


최서은 연출은 우석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극학과 연기, 연출 전공,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영화예술학과 연기예술학 연출전공,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공연예술학 연출전공 박사출신으로 現 극단 스튜디오 말리 대표다.


논문으로 “놀이형식을 활용한 장 쥬네 <하녀들>의 무대 형상화 연구”가 있다. 2011.-2015. 극단지구연극 연출, 2013.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 협력연출, 연극 `주눈` 연출, 2014. 서울연극제 자유 참가작 주눈 연출, 연극 보이체크 연출, 2015. 음악극 `남자는 남자다` PD,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선샤인 프로젝트` 연출, `사천의 착한 여자` 연출, 2016. 개판페스티벌 `고;백-돌아보다` 연출, 춘천연극제 `사천의 착한 여자` 연출 – 대상 수상, 스튜디오말리 창단 공연 `고;백-돌아보다` 연출, 2018 여성연출가전 ‘프로젝트 판도라’ 연출, 前 명지대학교 외래교수, 前 우석대학교 외래교수, 前 세종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고, 現 가천대학교 외래교수인 미녀연출가다.


<주눈(Junun)>은 튀니지의 여의사인 네쟈 젬니(Nejia Zemni) 원작의 ‘정신분열증 환자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으로 튀니지의 극작가이자, 드라마터지, 배우인 잘리아 바카르(Jalila baccar)의 작품이다. 튀니지의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한 잘릴라 바카르는 연출가인 남편 파델 쟈이비(Fadhel Jaibi)와 함께 극단  파밀리아에서 극작가, 드라마터지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눈>공연에서는 정신분석의인 ‘그녀’역할을 맡아 공연했다.


이 작품의 원작은 네쟈 쟘니(Nejia Zemni)가 자신이 치료한 환자의 이야기를 15년 동안 기록한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주인공인 조현병(調絃病) 환자는 튀니지의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란다.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 맏형을 편애하는 어머니, 폭력적인 맏형을 비롯한 11명의 형제들 사이에서 자라난 눈은 실어증 증세를 보이다가 정신분열증으로 진단 받아 병원에서 약물 치료와 분석과 상담 치료를 받게 된다.



의사인 그녀는 정신병 환자이며 비정상적이라 생각되던 환자 눈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가치 기준과 규범이 존재하는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주눈(Junun)>의 극작가인 잘릴라 바카르(Jalila baccar)는 문학적으로 뛰어난 희곡을 완성시키려는 목적이 아닌 정확하고 진실된 말, 등장인물들이 꼭 하고 싶은 말에 대해 고민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글에 집착하지 않는다. 남편 파델 쟈이비(Fadhel Jaibi)의 연출로 극단 단원들과 함께 즉흥을 통한 집단 창작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주눈(Junun)>은 도덕적 규범들, 인간을 억압하는 것들 가족으로 대표되는 모든 사회적 기제의 억압에 대한 몸부림이며 고통과 폭력에 대한 연극적 고찰이다. 튀니지에서 ‘자유의 연극, 저항의 연극’을 실현하는 연출가로 알려진 <주눈(Junun)>의 연출가 파델 쟈이비(Fadhel Jaibi)는 눈이라는 정신분열증 청년을 통하여 현대 사회의 정신분열증적 증상을 보여준다.


2005년 서울 국제공연예술제에서 <주눈의 눈>이란 제목으로 공연되었던 이 작품의 번역을 하며 유효숙 교수는 이 작품이 지닌 강렬한 연극적 힘에 매료되었다. 공연을 보며 아랍어권의 현대 연극이 우리에게도 희곡으로 소개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전체 텍스트를 번역하고 수정하여 출판했다. 서울에서의 공연은 아랍어로 진행되었지만, 한국어 번역을 위해서는 프랑스어 번역본을 사용했다. 프랑스어 판 <주눈>은 작가인 잘릴라 바카르(Jalila baccar)가 직접 썼으며,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였던 튀니지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작가는 모국어 수준으로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작가다.


주눈(Junun)은 아랍어로 정신착란 상태, 광기, 광란을 의미하는데 주인공의 이름이 눈(Nun)이기도 하며, 원작의 강렬한 의미를 제목으로 번역하지 않고 원작의 아랍어 <주눈(Junun)>으로 제목을 정하였다.


<주눈(Junun)>은 조현병(調絃病, Schizophrenia) 환자의 이야기다. 조현병(調絃病, Schizophrenia)은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식의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망상, 환각, 사고장애의 증상이 나타나며, 흔히 사회적 능력과 감정 반응의 저하 등이 동반된다. 본래 정신분열병(精神分裂病)으로도 불렸으나 어감상의 문제로 2010년부터 정신건강 의학회는 병명을 조현병(調絃病)으로 변경하였다.


일반적인 증상으로 외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부조화된 환각, 망상, 환영, 환청 등을 경험하고 대인 관계에서 지나친 긴장감 혹은 타인의 시각에 대한 무관심, 기이한 행동을 보이며, 언어 관련 장애나 기분장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사회활동과 가족관계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정신분열증이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에 백색의 긴 기둥들이 천정에서 내려온 줄에 매달려 두 줄로 세워져 있다. 장면전환에 따라 탁자의 의자 그리고 식탁이 배치되고, 연극의 도입과 마지막에는 두 개의 마이크를 사용해 대사를 읊조리고 에코(echo) 효과음을 내며 전달된다.


연극은 도입에 바퀴가 달린 높은 탁자에 누운 조현병(調絃病) 환자와 여의사가 마이크를 들고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배경에 환자의 가족이 등장하고, 자식을 전혀 사랑하지 않은 것으로 설정된 엄마, 폭력배처럼 환자인 동생을 다루는 형, 한쪽 다리를 저는 처녀, 살기위해 성매매를 하는 누이, 그리고 주인공인 조현병 환자를 친형제 이상으로 돌보는 친구가 등장해 연극을 이끌어 간다. 주인공은 자신이 여자를 죽이고 배를 가르고 강간을 하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생각한다.


치료하는 여의사의 성녀나 나이팅게일의 표상 같은 모습이 연출되고, 인생을 혐오와 저주로 살아온 듯싶은 모친, 그리고 생활전선에서 가장 비천한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는 누이와 하녀, 그리고 말보다 주먹을 앞세우는 잔인한 성격의 친형, 그리고 가족이상으로 이 집 식구를 대하는 청년 짐 등이 개개인, 또는 동시 다발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와중에서도 인내와 냉철한 지식과 환자를 반드시 치료하겠다는 봉사정신으로 환자를 대하는 여의사의 치료과정이 관객을 심취시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환자는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서, 과거를 뒤지고, 회상하며, 자신을 거부한 아버지에 대해, 그를 학대한 형에 대해, 그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사랑하지도 못한 어머니에 대해, 무관심한 국가에 대해 끝없는 원한을 나타낸다. 그러다가 어떤 때는 평온을 되찾고, 진정되어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며, 희망을 보일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종국에는 실신해 버린다. 허지만 나이팅게일인 여의사는 혼신의 열정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 포기하지 않는다. 대단원은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여의사와 탁자에 누운 환자는 마이크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중후가 조현병 환자, 이국희가 여의사, 임은연이 어머니, 이동준이 형, 장우정이 누이, 김욱래가 친구, 염정윤이 절룩거리는 처녀로 등장한다. 출연자 전원의 개성 있는 성격설정과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연기는 극 분위기 상승은 물론 연극을 수준급으로 이끌어 가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이희순, 조명디자인 박성희, 음악디자인 조선형, 분장디자인 이지연, 포스터디자인 최지원, 움직임 황혜수, 조명오퍼 김원기, 조명팀 문영현 한종엽, 진행 우진우 등 스텝 전원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스튜디오 말리의 네쟈 젬니(Nejia Zemni) 원작, 잘릴라 바카르(Jalila baccar) 각색, 유효숙 번역, 최서은 연출의 <주눈(Junun)>을 지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고수준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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