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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6-23 09:32:42
  • 수정 2018-06-23 09: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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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로창고극장/자료사진

 

1970년대의 연극공연 장소는 명동국립극장이나 드라마센터, YMCA 강당, 동국대학교 소극장, 충무로 연극인회관 등이 공연장으로 사용되었다. 명동에는 엘칸토 소극장, 카페 떼아뜨르가 공연장 역할을 했고, 명륜동 대학로와 이화여대 부근에도 소극장이 생겨 공연활동을 벌였으나, 대부분 연극인들 자신만의 실험적 발표공간이었고,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관객의 수가 차츰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소극장은 문을 닫게 되었다. 이 무렵 명동성당 뒤 대로변 언덕길에 '삼일로 창고극장'이 개관을 했다.

 

이곳은 본래 1958년 건축된 가정집으로 1975년 '에저또 소극장'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실험적 작품을 무대에 올렸으나 역시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어 일 년 만에 폐관되고 말았다.

 

이후 연극을 활용한 치유에 관심이 있던 고(故) 유석진 정신과 의사가 극장을 인수하고 고(故) 이원경 연출가가 극장 운영을 맡으면서 1976년 '삼일로 창고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개관했다.

 

이 시기 고(故) 추송웅이 공연한 1인극 '빨간 피터의 고백'은 대중성이 있어 막을 올린 지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1983년 극장을 인수해 '떼아뜨르 추 삼일로'라는 이름으로 바꿨으나 1985년 12월 추송웅이 사망하면서 '떼아뜨르 추 삼일로'는 폐관되었고, 1986년 극단 로얄씨어터가 인수해 다시 '삼일로 창고극장'으로 이름을 바꿔 공연했으나 재정난에 시달려 1990년 12월에 네 번째 폐관을 하게 되었다.

 

이후 대학로가 연극인의 주 활동무대가 되면서 명동·을지로 일대의 소극장들은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삼일로 창고극장도 1998년까지 8년간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연극과는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러다가 1998년 김대현 극작가 겸 연출가가 대표로 있는 극단 '창작마을'이 '명동 창고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섯 번째 문을 열었으나 역시 재정난으로 2004년 다시 한 번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

 

연출가 정대경(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명동 창고극장'을 인수해 '삼일로 창고극장'으로 변경, 2015년 10월까지 13년간 극장을 운영했다. 여섯 번째 개관이었다. 정 이사장은 집과 차를 팔아가며 자체 제작 공연을 했으나, 한번 관객의 뇌리에 새겨진 대중과는 거리가 있는 연극인들만을 위한 공연장소라는 인식으로 해서 일반관객을 끌어들이기가 어려워 심각한 운영난에 빠지게 되고 공연을 중단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2015년까지 13년간 극장을 운영했던 정대경 극장장은 “운영난으로 문을 닫을 당시, 당시 서울시는 미래문화유산으로 지정만 해놓았지만 정작 극장에는 아무런 지원이 없었기에 건물주로부터 나가달라는 압박까지 받아야 했다”면서 “대학로에서 친구가 운영하는 극장에 ‘삼일로 창고극장’을 등록해놓고 중구청에 면허세도 꼬박꼬박 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이번 삼일로 재개관함에 있어 정대경 극장장과 일체 상의가 없이 독단으로 극장장과 이사진을 정했다.

 

6월 22일 재개관 행사를 하면서, 새로 단장한 갤러리, 세미나실, 공연장을 공개하고, 타악기와 전자건반악기 연주와 창 그리고 팬터마임 등을 선보이며 책임자는 재개관에서의 공연 역시 실험극을 할 예정임을 밝혀 가슴이 뜨끔했다.

 

하지만 필자는 삼일로 창고극장의 재개관을 축하하고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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