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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12 1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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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은 오는18일부터 27일까지 연출가 이보 반 호프(Ivo van Hove)의 최신작 NT Live ‘강박관념(Obsession)’과 ‘헤다 가블러(Hedda Gabler)’를 달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 `강박관념`의 한 장면

 

[강병준 기자]국립극장은 오는18일부터 27일까지 연출가 이보 반 호프(Ivo van Hove)의 최신작 NT Live ‘강박관념(Obsession)’과 ‘헤다 가블러(Hedda Gabler)’를 달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NT Live(National Theatre Live의 약칭)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2,000여개 극장에서 5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국내에서는 국립극장이 2014년 3월 최초로 도입해, ‘워 호스’를 시작으로 총 13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상영 장소를 달오름극장으로 옮겨 밀도 높은 중극장 규모의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이번 상영은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을 석권한 연출가 이보 반 호프의 최신작 두 편을 만날 수 있다. 이보 반 호프는 2016년 영국 ‘가디언’지가 “어디를 가도 이보 반 호프가 있다”고 할 정도로, 세계 연극계가 주목하는 연출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미국 BAM극장, 영국 국립극장·바비칸 센터·영 빅, 프랑스 오데옹극장·아비뇽 페스티벌 등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극장과 페스티벌이 앞 다투어 그에게 작품을 의뢰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을 비롯해 아서 밀러의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과 같이 고전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많이 선보여 왔다. 이보 반 호프는 원작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와 소품을 과감히 생략하는 도전적인 연출이 특징이다. 고전 영화를 무대로 옮긴 ‘강박관념’과 고전 희곡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헤다 가블러’를 통해 이보 반 호프의 독보적인 연출력을 확인해볼 수 있다.

 

‘강박관념’은 1943년 개봉한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영국 바비칸 센터와 암스테르담 토닐그룹이 공동제작했다. 지난해 4월 바비칸 센터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영화배우 주드 로의 출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강박관념’은 우연히 사랑에 빠진 여행자와 유부녀의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답을 찾을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미스터리이며 그것이 인간의 비극이다”라고 말한 이보 반 호프는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의 줄거리 속에서 그리스 비극과 흡사한 인간의 본질을 찾았다. 통속적인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는 ‘강박관념’을 “정열에 대한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담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강박관념’의 무대는 상징적인 오브제의 일부만 노출시켰으며, 이보 반 호프는 배우의 대사를 최소화한 대신 움직임으로 감정 표현을 극대화 시켰다. 뿐만 아니라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한다. 주연을 맡은 주드 로의 강렬한 무대 연기가 달오름극장 스크린으로 생생히 전달될 것이다.  ‘강박관념’은 이달 18일부터 19일까지, 이어 23일부터 25일까지 총 5회 상영한다. 

 

▲ 앙코르 상영되는 `헤다 가블러`

 

앙코르 상영하는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의 1890년 작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2016년 12월 영국 국립극장 초연 당시 이보 반 호프의 연출력은 물론 헤다 가블러 역을 맡은 루스 윌슨의 연기력에 호평이 쏟아졌다.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규범을 따르며 살아가는 중산층의 삶을 배경으로 한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최선이라고 믿는 한편, 삶의 방식으로부터 느끼는 지루함을 견딜 수 없다면 죽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이 그려진다.

 

극작가 헨리크 입센은 “이 극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다. 특정한 상황과 사회에 속해 있는 인간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운명을 묘사하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연출가 이보 반 호프는 “‘헤다 가블러’는 19세기 중산층에 대한 연극도 아니고, 남성과 여성 사이의 갈등에 대한 연극도 아니다. 오히려 삶의 의미를 찾고, 동정을 구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고 있는 실존주의 연극”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영국 ‘타임즈’ 지가 “경이롭다”고 극찬한 루스 윌슨의 헤다 가블러 연기는 5월 20일과, 그리고 22일.26일.27일 총 4회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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