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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02 18: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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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은 지난달 30일 향교 유림,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유재란 당시 장수향교를 지킨 충복 정경손의 희생정신을 본받고 이를 기리기 위한 제례를 거행했다.

▲ 사진제공/장수군

 

[송진호 기자]전북 장수군은 지난달 30일 향교 유림,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유재란 당시 장수향교를 지킨 충복 정경손의 희생정신을 본받고 이를 기리기 위한 제례를 거행했다.

 

장수향교(전교 양기홍)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제례는 당시 노비의 신분이였으나 장수향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충복 정경손의 애국충절의 뜻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이날 제례에서는 한경훈 향교 유림이 초헌관을 장재선 유림이 아헌관, 박명규 유림이 종헌관을 맡아 제례식을 거행했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최경회 장군마저 진주성에서 순절한 후 장수가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을 때 전라도 관문인 남원성을 침공키 위해 진격하는 왜적은 거침없이 육십령을 넘어 싸움 한 번 없이 장수 땅을 통과 했다.

 

이때 향교지킴이 신분의 충복 정경손은 목숨을 돌보지 않고 홀로 성전에 남아 장수향교에 침입한 왜적이 대성전까지 이르자 문묘 앞에 꿇어앉아 경서를 외우면서 말하기를 “만약 문에 들려거든 나의 목을 베고 들라”고 말했다.

 

이를 본 왜군들도 그의 기개에 감복해 본성역물범(本聖域勿犯 : 이곳은 성스러운 곳이니 침범하지 말라)는 쪽지를 남기고 스스로 물러나 장수향교가 피해를 당하지 않고 현재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이에 1846년(헌종 12년) 당시 정주석 장수현감은 정경손의 거룩한 기개를 이어받기 위해 ‘성충복정경손수명비’를 세웠고 군에서는 그의 희생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매년 음력 3월 15일 제례봉행을 거행하고 있다.

 

안동환 부군수는 “향교지킴이로서 직위의 고하를 떠나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완수해 낸 정경손의 정신을 우리 모두 본받고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경손의 의로움으로 지켜낸 장수향교 대성전은 1407년 어명으로 지어져 현재 보존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다포형 구조로 정면3간, 측면4간 규모이다. 전면 1칸은 퇴 칸으로 구성돼 외부로 트여 있는 형태로 보존되고 있다.

 

장수향교의 외삼문을 들어서면 명륜당이 있고 명륜당 뒤로 동재와 서재가 뜰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명륜당 동재와 서재로 형성된 강학공간 북쪽에는 별도의 담으로 둘러싸인 제향공간이 있다.

 

대성전은 보물 제272호로 지정돼 있다. 공자를 비롯한 5성인과 송조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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