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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08 20:15:47
  • 수정 2018-04-08 2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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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집요하고 섬세하게 포착해내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 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연출가 한태숙이 LG아트센터와 함께 ‘엘렉트라’를 선보인다.

 

[강병준 기자]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집요하고 섬세하게 포착해내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 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연출가 한태숙이 LG아트센터와 함께 ‘엘렉트라’를 선보인다.

 

‘엘렉트라’는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이미 ‘오이디푸스’(2011년)와 ‘안티고네’(2013년)를 선보였던 한태숙 연출의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판인 셈이다.

 

한태숙 연출은 그동안 ‘맥베스’ ‘리처드 3세’ ‘세일즈맨의 죽음’ ‘유리동물원’ 등 영미 희곡의 정수와도 같은 작품들 그리고 ‘단테의 신곡’ ‘1984’와 같이 철학적 주제를 다루는 문학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세계를 보여왔다. 인간 본성을 꿰뚫는 심리 묘사와 분명한 캐릭터 구축, 상징적인 무대로 연극적 긴장감과 재미는 물론 주제적 본질을 놓치지 않는 연출력으로 작품마다 명성과 신뢰를 입증해 왔다.

 

그리스 시대의 ‘엘렉트라’를 동시대의 무대로 소환할 이번 공연의 대본은 고연옥 작가가 맡았다. 작가는 지난해 공연된 ‘손님들’(김정 연출)로 '동아연극상' 희곡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한국연극협회 선정 공연 베스트 7', '이데일리 문화대상' 등 온갖 연극상을 휩쓴 바 있다.

 

고연옥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범죄극의 연금술사” (동아일보)로 불리는 본인의 장점을 한껏 살려 벙커를 배경으로 게릴라 전사가된 엘렉트라의 복수극을 긴장감 있게 변주할 예정이다.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와 어머니의 정부를 살해하는 엘렉트라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소포클레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아이스킬로스나 에우리피데스뿐 아니라 유진 오닐과 같은 현대 극작가들 손에 의해 끊임없이 다시 쓰여졌고, 수많은 영화와 오페라로 변주돼온 고전 중의 고전이다. 딸이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해 반감을 갖는 경향을 가리키는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정신분석학 용어로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한태숙 연출의 ‘엘렉트라’는 그리스 시대의 인물이 아니라 동시대의 총을 든 게릴라 여전사로 묘사된다. 그녀는 정부군에 대항하는 게릴라들의 리더로,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인질로 붙잡아 벙커에 가둔다. 엘렉트라는 자신의 복수의 정당함을 주장하나 클리탐네스트라는 자신의 논리로 이를 반박한다. 또 엘렉트라의 남동생 오레스테스까지 등장하면서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새롭게 태어난 <엘렉트라>는 인류의 수 천년 역사와 함께해온 화두, ‘과연 복수는 정당한가?’ ‘개인의 정의가 전체의 정의가 될 수 있는가?’ 등 복수와 정의, 용서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장영남과 서이숙, 두 대형 여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탁월한 연기력을 입증해온 두 배우는 이 작품에서 갈등의 핵심인 ‘엘렉트라’와 ‘클리탐네스트라’ 역을 각각 맡아 불꽃 튀는 카리스마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중심으로 활약하던 배우 장영남은 이 작품을 통해 2011년 ‘산불’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이 외에도 박완규가 클리탐네스트라의 남편 ‘아이기스토스’ 역을 맡았고, 엘렉트라의 남동생 ‘오레스테스’는 배우 백성철이,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배우 박수진이 연기한다. 또한 2017년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자이자 최근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어머니 역할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전설적인 배우 예수정이 엘렉트라를 돕는 ‘게릴라’ 중 한 명으로 출연해 작품의 깊이를 더해줄 예정이다. 베테랑 연기자 이남희, 박종태, 민경은, 박수진, 류용수, 김원종이 게릴라로 함께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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