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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12 04:20:48
  • 수정 2018-01-18 21: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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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진 기자]야간조명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불면증·우울증 등 정신질환과 당뇨.비만 등 신체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큰 반면, 이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가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11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빛 공해, 생활리듬교란과 현대인의 건강’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제이미 제이저(Jamie Zeitzer)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 사답 라만(Shadab Rahman) 하버드의대 교수, 이헌정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빛 공해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전문가 단체들이 대국민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대인은 도시화 및 야간활동의 증가로 과도한 빛에 노출된 채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생체리듬 교란.수면 부족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아직 구체적인 연구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다.

제이미 교수는 “일부 천문학자들이 해당 용어를 오랫동안 사용해왔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빛 공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라면서, “소수의 사람만 건강에 악영향이 있다는 개념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학계에서는 과도한 야간조명은 암 발생률을 높이고, 당뇨병.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수면방해 등으로 정상적인 신체 리듬이 깨지면 면역력이 약화하고, 이는 결국 건강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포츠담 지구과학연구센터와 영국 엑서터대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복사계(輻射計·야간 조명도 측정 장치) 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야간에 인공조명으로 밝혀진 야외 공간의 면적이 매년 2%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답 교수는 “제일 큰 문제는 이처럼 부적절한 시간에 빛에 노출되는 사람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낮에 청광(Blue Light)에 쪼이는 것은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지만, 밤에는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간조명에 많이 사용되는 LED 조명이 방출하는 청광은 수면 유도 호르몬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해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수원.안산.용인.평택.가평 등에 거주하는 394명을 대상으로 빛 공해 영향 인식도를 한 결과, 응답자 38.5%가 인공조명으로 인해 수면방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47.2%는 평소 가로등, 광고조명 등으로 ‘눈부심’ 피해를 본 경험이 있고, 40.6%는 야간 운전 시 인공조명 때문에 순간적으로 앞이 안 보이는 현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미 교수는 “인공조명의 어떤 부분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빛 공해와 관련한 위험성에 대한 정부와 전문가 단체들의 대국민 홍보 활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다음은 Q&A 내용

Q. 인공조명과 과도한 블루파장이 건강에 미치는 대표적 폐해는?

A. Jamie Zeitzer-과도한 야간조명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선 두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하나는 신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고 다른 하나는 수면을 방해함으로 야기되는 간접적 영향이다. 두가지 영향 다 암 발생율 증가, 당뇨나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 야기, 면역력 약화 등의 원인이 된다.

A. Shadab Rahman-제일 큰 문제는 부적절한 시간에 빛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블루라이트건 레드라이트건 원래부터 해가 되는 빛이란 건 없다. 예를 들어, 낮동안의 블루라이트는 우리가 깨어있도록 신체리듬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하지만 같은 블루라이트를 밤시간 동안에는 쬔다면 숙면을 취할 수 없고, 신체리듬이 깨짐으로 인해서 야기되는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므로 해가 된다. 낮동안 자연광을 누릴 기회가 없다면, 적절한 스펙트럼과 적절한 조도를 가지는 조명을 잘 활용하는 것이 건강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A. 이헌정-적절한 인공조명의 문명의 혜택임에 분명하나, 적절하지 않은 시간대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빛이 문제가 된다. 새벽2시 넘어서까지 인공조명을 사용하고, 아침에는 빛을 적절히 쪼이지 못하는 상황이 몇일 반복되면, 이 경우에는 일찍 잠들지 못하는 상황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정신과적으로는 불면증과 우울증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야간에 블루라이트가 이런 현상을 많이 일으키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Q. 폐해를 알고도 인공조명을 쓰지 않을 수 없는 현 시대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최적의 솔루션은?

A. Jamie Zeitzer-야간조명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음의 두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낮동안 자연광을 많이 받는 것이다. 낮동안 자연광을 많이 누릴수록, 야간조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줄어든다. 둘째, 자신이 선택하는 조명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도록 일반 대중들을 잘 교육하는 것이다.

A. Shadab Rahman-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조명의 특성을 적절히 잘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빛의 조도, 스펙트럼, 빛을 쬐는 시간 등을 잘 조절하여 적절한 때에 깊은 잠을 자거나 또렷이 깨어있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A. 이헌정-야간에는 가능한 블루라이트 요소가 적은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오전에는 블루라이트 요소가 들어가있는 빛이 생체리듬을 건전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적절한 시간대에 적절한 빛을 쬐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사진

Q. 빛공해의 개념이 확립된 건 수년전이나, 한국에서 대중의 인식 수준이나 이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미국의 경우는 어떤지?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활동들이 있는지?

A. Jamie Zeitzer-미국에선 대중에게 생소한 개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부 천문학자들이 이 용어를 오랫동안 사용해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빛공해라는게 존재한다는 것 조차 모르는 상태이고, 소수의 사람들이 건강에 악영향이 있다는 개념 정도만 이해하는 상황이다.

A. Shadab Rahman-빛공해 관련 대중의 인식수준을 높이기 위해 여러 매체, 산업체, 정부 등이 교육, 기술개발 등을 통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Q. 인간중심조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Jamie Zeitzer-인간중심조명의 개념은 사물을 비추는 빛의 개념보단, 인간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조명인가로 정의된다.

A. Shadab Rahman-인간중심조명이란 올바른 신체리듬을 유지하는데 최적화된 조명을 의미한다.

A. 이헌정-원래 인류는 해가 뜨는 시점을 하루의 시작으로 여기면서 살아왔다. 시계의 개발과 인공조명의 개발이 인간으로 하여금 지구상 생명체중 유일하게 햇빛이 아닌 인공조명에 의존하여 인위적인 시간에 따라 활동하게 만들었다. 아직 우리는 인공조명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건강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하여 충분히 알지 못한다. 인간중심의 조명은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되는 방법을 구현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Q. 인간중심 조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당신의 견해는?

A. Jamie Zeitzer-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받는 빛에 대해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 어떤 부분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해야,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악영향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또한 여러가지 빛과 관련한 위험성에 대해 대중이 잘 인지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A. Shadab Rahman-조명선택에 있어 시각적 영향, 에너지 절약을 통한 비용 절감등도 중요하다. 하지만 또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적절한 때에 깨어있고, 신체리듬을 잘 지켜줄 수 있는 조명이어야 한다.

A. 이헌정-생체리듬의 건강한 유지와 신체 및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공조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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