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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1-30 06: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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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민담화문 발표.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29일 제3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촛불로 나타난 국민의 성난 민심을 대통령이 받아들이길 간절히 기원하던 국민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또 다시 거부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자 정치권은 물론 각 언론과 국민들은 적지 않은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3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이번 일로 마음 아파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모습을 뵈면서 저 자신 백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다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린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며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 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국민의 뜻과는 동떨어지게 공을 국회에 넘기는 발표를 했다.

▲ 더민주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 장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김홍걸 국김통합위원장 등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 사진출처 : 더불어 민주당 홈페이지

이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 인사말을 통해 “이 뒤의 배경이 촛불이다. 전 국민의 여망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대통령 퇴진에 머물지는 않는 것 같다. 정말 사람이 정의롭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함께 하는 그런 기도와 소망과 열망이 담긴 촛불 마음”이라며 대통령 담화문에 대한 유감을 표현했다.

또한 “오늘 ‘도비순설(徒費脣舌)’이라는 사자성어가 인터넷 공간에 떠올랐다. 도비순실인 줄 알았다. 순실이 몽땅 나라를 탕진했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잘못 읽었다. 그게 아니고 도비순설, 대통령의 세 차례 걸친 담화가 있었지만 그 말씀 하나하나가 진정성이 없고 쓸데없다는 뜻”이라며 “이제 우리는 헌법 수호 기관으로서 헌법적 양심에 따라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사를 확실히 못 박았다.

더불어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는 탄핵을 모면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는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퇴진하지 않겠다’, 또한 ‘탄핵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는 대국민 선언이었다.”며 3차 대국민담화에는 진정한 반성도 없었고, 책임 있는 수습책도 없는 또 한 번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적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또한 “절대로 반성하지 않는 권력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는다. 끝까지 참회하지 않는 대통령을 민심은 결국 심판할 것이다.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라고 전가한 점은 무책임의 극치”라며 “촛불민심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다. 조건 없는 하야이고, 즉각 퇴진이다. 국회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정략적 의도만 가득한 대국민담화를 국민이 원한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의 담화에 강한 이의를 표현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정치 공학적 노림수로 국민의 심판을 피하려는 노골적인 행태만 가득 차있다.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의 제안은 친박 지도부를 앞세워 국회를 혼란에 빠뜨려 자신의 퇴로를 보장 받겠다는 다목적 포석”이라며 “개헌론을 앞세워 정치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며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보인다.”며 조건 없는 하야를 요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제3차 대국민담화에서 본인이 책임지고 물러난다고 하면 되는 것이지, 왜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촛불 민심과 탄핵 물결을 한마디로 잘라버리는 무서운 공작정치의 하나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3번째 무서운 함정을 우리 국회에 던졌다.”며 대통령의 담화문이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선언을 했으니까 잘된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 말고, 그 함정에 우리가 빠지지 말고 진지하게 논의해보자는 말씀을 드린다.”며 담화문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회가 정한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진퇴문제까지 사태가 이른 것에 대해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마음이 무겁고,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현직 대통령으로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이해한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항복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백지위임하면서 하야결심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의 오늘 담화에는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국정혼란 최소화에 대한 대통령의 깊은 고심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질서 있는 퇴진, 질서 있는 국정수습은 우리가 의견을 같이 해왔던 일관된 정국 수습책”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여야의 상반된 입장표명이 향후 정국에 더 큰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보여 지고 있어 진정한 국민의 촛불염원을 정치권과 대통령이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번지고 있다.

김현수 기자 / ksatan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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