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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6-01 20: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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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한일병탄을 시작으로 100여 년간 한반도에 드리웠던 오욕과 영광의 역사를 소재로 한 서사시집이 출간됐다.

북랩은 최근 일본의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태도가 도를 넘고 세계정세 또한 날로 험해져가는 현실을 100여 년 전 한일병탄의 시대상황과 맞물려 해석하면서, 민족적 경각심을 촉구한 시집 ‘백년의 잠 깨우다’(김영진 지음)을 펴냈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특히 2부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위안부 문제의 뿌리인 일제 강점기, 그리고 남북분단의 아픔과 통일에의 염원 등을 장엄하게 읊고 있어 공감의 울림이 크다.

‘제1부 숲이 숨쉬는 곳’에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았다. ‘자연의 결’, ‘시월의 잔상’, ‘첫눈’, ‘아지랑이 별’ 등으로 이어지는 시와 거기에 담긴 시어들은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안락과 쉼을 안겨준다.

불안을 잠재우는 모성애와 같은 자연의 결은 여행자에게 질주 본능을 마감하게 한다든지(자연의 결), 시월 한가운데 그리움이 영근 아릿한 잔상을 보고(시월의 잔상), 꽁꽁 얼어붙은 바람결에서 군고구마 단내(첫눈)를 맡아내는 시인의 감성이 맛깔스럽다.

‘제2부 백년의 잠’에서는 ‘통일의 염원’ 연작시와 ‘백년의 잠’ 연작시로 채워져 있다. 두 연작시 가운데에 ‘독도’라는 시를 배치했다. 앞에서 언급한 ‘백년의 잠’과 함께 실린 ‘통일의 염원’ 연작시는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의 열망을 이산가족 문제와 주변국 정세들도 함께 버무려 간절하게 외치는 노래 같다.

‘제3부 시인의 강’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제점들을 들추어내고 그 치유를 외친다. ‘중독의 세상’, ‘소통’, ‘반문’, ‘도시의 벽’, ‘우리는 지금‘ 등으로 이어지는 시들은 시인의 비판 의식이 강렬하게 발산된다.

특히 ‘공분(公憤)’이라는 세 개의 연작시를 통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그 치유의 세월이 요원하기만 한 ‘세월호’ 사건의 아픔을 가슴 쓰린 시어들로 표현한다.

‘제4부 정글의 세상’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 세상과 사람 사이, 세상과 세상 사이의 갈등을 파헤치는 시인의 시선이 예리하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면서도 화해와 희망을 모색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침이면 해가 뜬다’와 ‘날마다 희망인 게 삶’이라는 두 시를 배치해 희망을 열고자 하는 시인의 바람이 얼마나 큰지 짐작케 한다.

최상근 시인은 김영진의 시에 대해 “시인은 아름다움을 감성으로 표현하는 글의 달인이기도 하고 언어의 파수꾼이기도 하다. (그는) 마치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예수처럼 통렬하게 자신의 시심을 불태우고 있다. 그의 시는 주어진 운율에 따라 같이 슬퍼하고 같이 화를 내며 가슴으로 읽어야 한다. 젊은 사람도 읽고, 나이든 사람도 읽고, 남자도 읽고 여자도 읽을, 읽을거리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을 조절하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진 지음/135×210/138쪽/11,000원/2015년 4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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