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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5-06 13: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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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무서운 사실은 이 작은 상자에 몸이 적응되어 쾐찮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네모난 상자의 모양을 본뜬 상태로 사회에서 정해 준 기준이 내 기준인 양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삶을 살아간다. 나이 드는 것이 나라를 잃는 듯한 두려움이 되고 어떠한 시도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절박함 속에 매번 찾는 곳은 서점의 아동 서적 코너다. 내 안에 점점 잊히는 소녀를 찾기 위해서,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는 그 소녀만이 이 거북한 상자에 갇힌 나를 구원해 주기 때문이다.(...)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며 설레어 했던 학교의 교정. 사랑에 온 마음을 던져 써 내려간 옛 편지들. 용기 있던 그 소녀를 가둬 둔 빗장이 풀리도록 다시금 꿈을 꾸게 한다면 결코 구겨지거나 접히지 않을 것이다. 네 안에 소녀를 꿈꾸게 하는 것은 멈추지 마라’-본문 中에서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소이가 산문집 ‘꿈.틀’을 출간했다. 일상의 소소한 일을 누구나 공감하도록 표현하는 게 꿈인 그녀는 그동안 연기, 음악, 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고 감성을 공유해 왔다.

‘꿈.틀’은 그런 그녀가 자신 만의 색깔을 담아 펴낸 감성 에세이로, 조금은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일상이 메모된 포스트잇처럼 이 책 안에 조각조각 담겨 있다.

이 책에는 그녀가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을 오롯이 담았다. 글과 사진이 화려하거나 극적이진 않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함을 전해 주고 있다. 여자라면 혹은 또래라면 한 번쯤은 겪어도 보고 느껴도 봤을 일상, 추억, 감동들, 언제나 힘이 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단상, 편안하게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가 놓치고 지나쳐 버렸던 삶의 보석같은 장면을 살며시 꺼내어 되돌아 보게 한다.

작가는 ‘난 누구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때늦은 사춘기를 보냈다. 또 사랑에 설레고 이별에 아파하며 뒤늦은 후회를 반복해왔다. 그녀가 털어놓는 이 찌질한 청춘의 이야기는 여는 친구의, 흔한 동네 언니의 맞장구처럼 아픈 청춘에게 위로를 건넨다. 진심어린 솔직한 고백이 여전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듯 상처입고 혼란스러워하는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부디 치유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라면서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살짝 보여 주는 일기장 같은 책이다.

또한 현실에 발목 잡히고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도 끝끝내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 그녀의 키워드는 언제나 ‘꿈’이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남들의 시선에 갇혀 지레 겁먹고 펼치지 못한 꿈도 있었다. 30대가 된 지금, 그녀는 모두에게 마음껏 꿈꿔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같이 버티 보자고, 같이 토닥여 보자고, 쓰러지지 않도록 서로 붙들어 주자고, 좌절을 딛고 평생토록 꿈꾸고 싶은 이들을 응원하면서 경험자로서 써 내려간 가이드북이다.

‘꿈,틀’을 읽노라면, 30대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직 소녀같이 웃음도 눈물도 많은 그녀의 이야기에는 친근감이 느껴진다. 꾸밈없이 써 내려간 경험과 고민에 사색을 즐기고 감성이 풍부한 2030세대는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지만, 때론 시큼하고, 때론 쌉싸래한 삶이지만 여전히 사랑하면서 꿈을 꾸고 있는 청춘. 주문처럼 적어 내려가는 ‘넌 괜챦아. 충분해. 잘 하고 있어. 넌 못나지 않았어’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자 당신의 이야기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책 발간에 맞춰 소이 1인 밴드인 라즈베리필드의 신곡앨범이 동명의 타이틀로 함께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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