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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5-03 15: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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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의 출판자회사인 FKI미디어가 MBC, 방송문화진흥회, KDI가 공동으로 기획, 제작한 광복 7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 ‘대한민국’을 단행본으로 엮어 출간했다.

이 책은 가난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던 아버지들의 피와 땀, 가족을 위해 아낌없이 쏟았던 어머니들의 헌신과 눈물, 그리고 갈등을 넘어 성장과 화합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광복이후 대한민국은 천리마의 속도로 달린다. 그러는 사이 논밭뿐이던 서울은 빌딩숲으로 채워졌고, 황량한 갯벌뿐이던 만(灣)에는 조선소도 세워졌다. 70년을 질주하는 동안 초콜릿을 얻어먹기 위해 미군의 뒤꽁무니를 쫓던 누더기 옷의 꼬마는 오늘날 찾아 볼 수 없다.

1945년 광복 직후부터 2015년까지 대한민국은 경제규모 1,000배 성장, 국민소득 1인당 400배 성장,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 70년간 대한민국 경제는 거침없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한 그래프의 궤적에는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국민들이 흘린 땀방울과 핏방울들이 점점이 발자국처럼 찍혀있다. 오늘날의 풍요는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어깨에 묵묵히 지고 온 대다수의 평범한 영웅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제작팀은 이 때문에 박정희, 정주영, 이병철과 같이 범접할 수 없는 거인의 이야기보다 민초들의 삶과 목소리에 주목했다. 이 책에서는 영화 ‘국제시장’의 ‘덕수’와 ‘영자’를 꼭 빼닮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순간들을 몸으로 체험한 역사의 산증인들을 찾아가 생생한 증언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역사는 그들 개개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았기에, ‘대한민국’은 역사의 배경으로 스며든 숨은 주역들의 이름을 다시 호명하면서 그들의 피땀 어린 치열한 삶을 기억하고자 했다. 중요한 역사의 현장에 실제 인물뿐 아니라 광복 이후 국가경제의 밑바탕을 짜는데 일조한 경제전문가, 정책입안자들, 당시의 대한민국을 기억하는 해외 석학들, 격동의 한국사회와 경제사를 분석해온 국내 학자들을 만나 ‘한강의 기적’에 대한 객관적인 대답도 덧붙였다.

이 책은 국민배우 최불암의 묵직하면서도 진솔한 내레이션으로 가슴 울렁이는 한국사를 감동적으로 안방에 전달했던 광복 7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대한민국’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의 특성과 정서는 그대로 옮기면서, 방송으로는 채 담아내지 못했던 한국경제사의 다양한 이야기와 자료를 덧붙여 한층 풍성하게 재구성했다. 통계로 보는 한국 경제, 함께 읽으면 좋은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 등 70년의 한국경제사를 입체적이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스토리 한국 근현대사’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 ‘아버지가 만든 나라’에서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전쟁터도 불사하지 않았던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목돈을 쥐기 위해 베트남 전쟁터에 뛰어든 1945년 해방둥이들, 수천 미터 지하 광산에서 외화를 캤던 파독 광부들, 황무지에 고속도로와 제철소를 건설한 근로자들, 그늘막 없는 사막 한가운데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준 중동근로자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엮었다.

2부 ‘어머니가 지은 나라’에서는 자신은 돌봄 틈 없이 평생 가족을 뒷바라지 하고, 그것을 운명으로 여겼던 어머니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골집에 돈을 보내기 위해 시체 닦이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파독 간호사들, 동생의 학비를 대기 위해 가발을 만들고 쥐 가죽 밍크를 만들었던 구로공단의 여공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960-1970년대 수출산업을 선도한 경공업 일선에 뛰어들었던 여성근로자들의 활약에 주목했고, 1995년 수출 1천억 달러에 이어 2011년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온 국민이 수출산업에 힘썼던 시대상을 그려냈다. 또한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던 여성들이 어머니가 되어 자식들의 교육에 열 올리며 나라의 재원들을 키워낸 배경도 살폈다. 이와 함께 산업화와 함께 피어오른 민주화의 역사도 다시 되짚었다.

끝으로 3부 ‘자식이 만들어갈 나라’에서는 부모님 세대에 이은 자녀 세대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봤다. 압축성장의 후유증으로 갈등과 불신이 자리 잡은 근원을 살폈고, 진정성 있는 방법으로 사회갈등을 해결한 오스트리아의 빈 국제공항 사례, 정부와 민관기관이 나서 끊임없이 대화 창구를 만들었던 통일 독일의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찾아보았다.

이 책이 영화 ‘국제시장’과 다른 점은 단순히 여러 명의 ‘덕수’와 ‘영자’를 호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덕수와 영자에 이어 또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지식 세대에 대한 이야기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는 활자를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기록물이 아니라 미래를 개척하는 데 유용한 날카롭고 뜨거운 질문들을 묻고 구하고 남기는 과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대해 한 번이라도 자문해보지 않은 사람은 미래를 온전히 설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세대에게 더욱 권하고 싶다. 독자들은 이 책 ‘대한민국’을 통해 대한민국의 성공신화가 더 이상 고루한 옛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뜨거운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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